오후 3시의 도쿄
황보은 지음 / 하다(HadA)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혼을 하고 특별한 신혼여행으로 일본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는 당찬 주부가 있다.
일본어도 전혀 할 줄 모르고 일본에서의 직장도 구한 상태가 아닌 그저 집만 겨우 구해서 일본에서 신혼살림을 차린 이 부부의 모습은 부럽기도하고 한편으로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저 한 번의 도쿄 여행으로 여행이 아닌 일상으로의 도쿄를 느껴보고 싶어 다시 도쿄를 찾은 그녀는 첫 장보기부터 모험을 하면서 그렇게 새로운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다.
기행에세이지만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 본 것이 아닌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기에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유명한 관광명소를 찾아가는 틀에박힌 에세이가 아닌 그저 마을을 산책하며 우연히 발견한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그녀의 짧은 소풍같은 이야기들이 들어있어 나도 그녀와 같이 산책하는 것처럼 도쿄를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사실 여행의 기대와 실제는 매우 달라서, 가기 전 책에서 보았던 사진이 전부이기도 하고, 심지어 그보다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내가 직접 가야 하는 이유는 똑같은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것들에 대한 넘쳐나는 수백 가지의 다른 생각들이
그곳을 새로운 곳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리라. p.50

기대했던 곳에서 실망하기도 하고 전혀 의외의 곳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며 기뻐하듯이 그녀도 무언가 정해놓고 즐기려는 마음을 버리고 그냥 마음껏 즐기기 시작한다.
일본에서 살고 있다해도 이들 부부는 외국인 이기에 새로운 집을 구하는 것부터 많은 시련을 겪는다. 타지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곳에서의 일상을 포기하지 않고 2년간의 특별한 신혼생활을 보낸다. 한국에서의 안정된 삶을 버리고 선택한 일본생활은 그들에게도 모험이고 분명 후회할 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간을 통해 그들은 많은 것을 배우고 추억에 새기지 않았을까. 그들이 보낼 인생에 있어서 조금 특별한 모험에 지나지 않을 이 2년간의 시간이 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는 모든 것에 사지선다처럼 100점짜리 정답이 있는 줄 알았다. 적어도 고를 수 있는 네 가지 옵션은 있었다.
시험이 끝나면 하루 안에 뭐가 정답이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살아보니 100점짜리를 고르기는 커녕 시간이 지난 뒤에도 뭐가 정답인지 알 수가 없는 거다. p.14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