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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카토 라디오
정현주 지음 / 소모(SOMO)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라디오 작가 정현주님의 다섯번째 책.. 라디오 작가의 에세이집이라고 해서 기대를 안고 첫 페이지를 넘겼다. 넘기자마자 나오는 건 어떤 날짜의 라디오 오프닝 멘트.. 설레이는 여행지의 아침에 관한 멘트였다. 4년전 뉴질랜드에서 맞았던 아침이 떠오르면서 이 멘트처럼 설레임을 가득 안고 한 페이지씩 넘기면서 책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한 페이지씩 넘길 때마다 사진과 함께 작가님의 일상과 사랑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그림수업과 사진수업을 받으며 일에 지쳐갈 때쯤 여행을 떠나는 일상이 너무나 부러웠고 나도 작가님처럼 저렇게 열성적으로 살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 중독에 빠질 정도로 나도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그런 생각이 들자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 난 저렇게 열성적으로 빠져있을 일이 없다는 생각도 들어 조금 슬퍼졌다.
짤막 짤막한 에피소드들과 중간에 들어있는 다섯 편의 Daily novel..
나는 다섯 편의 데일리 노벨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이별 후 찾아오는 외로움, 파리에서 로마로 가는 밤기차 안에서 만난 어떤 할머니로 인해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게 되고, 10년 만에 다시 남자를 만나서 가슴의 빈자리가 사라지게 된 것, 매일 한강을 따라 출근하는 그녀, 차가운 가슴으로 홀로 춥던 남자를 안으려 했다는 그녀..
이 다섯 편의 이야기로 인해 그녀의 삶에 어떠한 변화들이 찾아왔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쌓아올린 벽으로 인해 힘들어했던 것, 사랑했었던 사람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 아픔이 사라졌다는 것, 사랑에서 도망쳐 간 곳에서 얻은 깨달음..
나에게도 어떤 계기들로 인해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날이 언제쯤이면 오게 될까.. 왠지 모르게 조금은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