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원 1 - 이기원 장편소설
이기원 지음 / 삼성출판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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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 이기원은 드라마<하얀거탑>을 각색한 분인데, 이번에 SBS 드라마 <제중원>의 원작소설을 집필하였다 하여 글로 먼저 제중원을 접해보고자 읽어보았다.
사실 제목만 보고 의학관련 드라마일 거라 생각해서 소설을 먼저 읽어 보고 재미없으면 책만 읽고 말아야겠단 생각을 갖고 읽어나갔고, 역사를 바탕으로 한 픽션이라해서 한문이 마구 섞인 조금 딱딱한 문체일 거라 생각했는데 쉬운 문체여서 술술 읽혔고 드라마처럼 질질 끄는 것 없이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어서 두 권 모두 이틀만에 독파했다. 그리고 드라마작가라 그런지 적절한 묘사와 극적인 전개를 통해 꼭 영상을 보는 것 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책에 빠져들 수 있었다. 
조선 최초 서양병원인 제중원이 제목이어서 의학에 관한 메디컬 소설일 거라 생각했는데 백정 출신 의사와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병원에 관한 소설이어서 더 편하게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다. 
소설 <제중원>은 실제 인물인 박서양을 토대로 한 픽션이다. 인간 취급도 못 받는 백정의 아들인 소근개(황정)가 조선 최초의 의사가 되고, 나중에는 만주로 가서 독립운동가로 활약하는 그를 중심으로, 황정을 라이벌로 생각하고 황정보다 뛰어난 의사가 되기위해서 노력하지만 그를 뛰어넘을 수 없는 도양과 신여성 석란 이 셋이 의사가 되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낸 소설이다.
책으로 빠른 전개의 속도감을 맛보았다면, 드라마로 느긋하게 책과 비교하면서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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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쪽지 - 여섯 살 소녀 엘레나가 남기고 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키스 & 브룩 데저리크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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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에 어린 소녀가 환하게 웃고 있다. 큰 눈망울이 너무나 귀여운 엘레나. 핑크색을 좋아하고 엄마,아빠를 좋아하고 미술가 고흐를 좋아하고 유치원 선생님과 친구들을 좋아하는 평범한 작은 소녀.
어느 날 갑자기 뇌간 신경교종이란 수술도 할 수 없는 불치병으로 135일의 시한부를 선고받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책은 엘레나의 부모가 주로 아빠의 글로 엘레나의 동생인 그레이시에게 훗날 언니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적기 시작한 일기를 엮은 책으로 엘레나가 그들의 품에서 떠난 후의 일기까지 260일간의 일기가 적혀있다.

페이지 곳곳에 엘레나와 가족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보여주는데 엘레나의 병이 진행될수록 미소가 사라지고 스테로이드 때문에 퉁퉁 붓는 엘레나의 모습에 가슴이 아려왔다. 초반에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밝게 웃고 희망을 잃지 않는 엘레나의 가족에 같이 웃을 수 있었고 방사선 치료 후 종양이 다시 커졌다는 일기에 같이 슬퍼했으며 엘레나가 남기고 간 사랑에 희미하게나마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아직은 미혼이고 아이가 없어서 내리사랑이라는 걸 마음 깊이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일기를 통해 엘레나의 부모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했는지 그레이시에게 똑같은 관심과 사랑을 나눠주지 못한 거에 얼마나 미안해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하루하루 시간에 쫓겨 살면서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나눠주지 못하고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엘레나가 우리에게 깨닫게 해주려는 사랑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진심으로 바라고 노력한다면, 이 소중한 날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기적이 일어날 때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마 모를 것이다. 다만 나는 부모로서 내 딸아이의 졸업식, 결혼식, 그 아이가 낳은 아이들까지 볼 수 있으리라는 평화로운 확신을 느끼고 싶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매일 일어나는 수 많은 기적에 집중해야 하리라. 1분에 60개의 기적, 한 시간에 3,600개, 하루에 86,400개의 기적들. 1초에 하나의 기적.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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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쥐뿔 좀 있어 보려고요 - 이제 막 연애와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여성들이 꼭 읽어야 할 "경제 개념 바이블"!
송지연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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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들이 꼭 읽어야 할 경제개념바이블>
내 나이 20대 중반. 직장생활한지 이제 1년 4개월. 
나이는 점점 계란 한판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모아놓은 돈은 한숨이 저절로 나올뿐. 비정규직으로 1년간 일하면서 정규직이란 소리에 혹해서 들어온 회사에 쥐꼬리만한 연봉. 이직은 아직 꿈도 꿀 수 없는 어중간한 경력. 우울한 현실에 나이를 더 먹기 전 나중에 더 후회하기 전에 꼭 한번은 경제관련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만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제목과 표지가 특이해서 (쥐뿔 좀 있어보려고요가 제목이라니.. 표지도 제목에 딱 맞게 표현되어 있어서 북디자인하신 분의 센스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고자 맘을 먹었고 일러스트까지 들어있다기에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냉큼 읽어보았다. 솔직히 경제나 재테크에 관련된 책은 어려울 것 같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어서 읽을까 말까 솔직히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처음 한장 읽는 순간 작가의 유쾌한 글솜씨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이렇게 유쾌한 경제책이라니 왜 이제서야 읽게되었는지.. 조금 더 빨리 만났었다면 나의 재정상태가 조금은 달라져 있었을텐데.. 조금은 후회가 들면서 이제라도 만나게 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사회에 처음 나가 첫 월급을 받는 순간부터 누구나 돈을 어떻게 해야 잘 모으고 잘 쓸수 있을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어떻게해야 나의 재정상태가 더 나아질까 고민만하면서 지내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노력도 하지 않고 더 나아진 상황을 바라는 내 자신이 뜨끔하기도 하고 아 저렇게 재테크를 해야되는 거였구나 고개가 저절로 끄덕거려지는 부분도 있었다. 재테크에 관해서 아무것도 몰랐으면서 알아볼 노력조차 하지 않았으니 얻는 게 없었던 건 당연한 결과였다. 이제부터라도 나의 재정상태를 확실히 파악하고 목표를 잡아 그대로 실천하여 쥐뿔있는 여자가 되고자 다짐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 중 우선시해야 할 것은 결혼자금 준비였다. 여성은 평균적으로 결혼자금을 3~4천 정도는 준비해놔야 한다고 한다. 결혼자금은 언제든지 쓸 수 있게 묶어놓지 않아야 왕자님이 나타났을 때 냉큼 달려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 노후 연금준비는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게 좋다는 거였다. 지금 당장은 여유가 없어서 힘들지만 내년부터라도 당장 시작해야겠다 다짐하였다. 여러 여성들의 상담사례에 대해서 사회초년생부터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노후자금 준비 등에 대해 조언해주고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알려준다. 읽다보니 나와 비슷한 사례도 몇가지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앞으로 일어날 여러 상황들에 대해서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쥐뿔있는 당당한 여성이 되고 싶다면 20대 여성이여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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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나 마타타 우리 같이 춤출래? - 마음의 길을 잃었다면 아프리카로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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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나 마타타 아프리카 동부 언어로 걱정하지마 문제없어 라는 뜻으로 긍정적이고 항상 밝은 그들의 모습을 잘 표현해 주는 단어로 아프리카 여행기인 이 책의 제목으로 너무나 잘 어울렸다. 다른 여행에세이들과는 달리 이 책의 저자 오소희는 현지인 로컬과 어울리며 여행지의 모습과 그곳에서 느낀점뿐만아니라 로컬의 모습과 그들에게서 느낀 점들을 다른 여행에세이들보다 자세히 담아냈다. 대부분의 여행에세이들은 로컬과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는 적고 여행지에서 어디가 좋고 어디가 맛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들만 가득한데, 이 책에서는 그들과 어울리면서 그들의 생활방식과 문화적 차이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7살짜리 아들 중빈과 함께 아프리카 곳곳을 돌아다니며 쓴 이야기로 잘 발달되고 교통이 편한 선진국이 아닌 말라리아의 위험도 있고 교통편도 좋지 않은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 그녀가 조금은 무모해보이지만 같은 여성의 입장으로 부러웠다. 그저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로 아프리카로 떠난 그녀의 여행. 나는 이제까지 3번의 여행을 다녔는데 로컬과 어울리는 여행이 아닌 그저 다른 나라의 관광명소나 맛집들 위주로 관광을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언젠가 관광객이 아닌 진정한 여행자의 모습으로 여행을 하고 싶단 생각이 간절하였다. 
내가 만약 7살짜리 어린 아이가 있다면 아프리카가 아닌 가까운 나라로 여행을 갔을텐데 그녀는 어떻게 아프리카까지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갈 생각을 했을까.. 책을 처음 접했을 때 그녀의 사고방식이 참 독특하다는 걸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부뇨니의 고아원에 관한 이야기였다. 고아원을 운영하면서 들어온 기금으로 아이들에게 베푸는 게 아니라 자신의 배를 불린다는 것을 저자가 알게 된 상황에 관한 이야기였다. 가난과 거짓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프리카인의 일부분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게 될까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내가 만약 아프리카에 갈 일이 생긴다면 난 과연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들의 친절을 과연 의심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다. 너무나 어려운 생활때문에 먹고살기 위해서 거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그들.. 기분이 나쁘면서도 가슴 한편이 아려왔다. 친절을 베푼 그들의 의도를 아는 순간 가슴이 탁 막히고 어쩔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상황에 마음이 아파왔다. 그들을 이렇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아름다운 아프리카의 자연보다는 가난하면서도 밝게 웃으며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으로 나는 얼마나 행복한지 새삼 깨닫게 되었고, 거짓으로라도 자신의 생계를 이어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현실이 나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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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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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회 나오키상 수상작인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사무실에서 일에 지쳐갈 때쯤이나 지루할 때 단편 한 편씩 천천히 읽어나갔다. 너무나 유쾌한 이라부의 행동과 말에 혼자 키득거리면서 읽었다. 집에서 읽었다면 박장대소하면서 읽을 수 있었을텐데.. 나중에 내용이 잊혀질 때쯤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다짐하였다.

이라부 종합병원 신경과의 이라부 이치로. 뚱뚱한 중년의사로 흰 바다표범같은 용모를 지녔으며 환자에게 비타민 주사를 놓을 때마다 바늘 끝을 빤히 쳐다보는 이상한 의사다. 왜 빤히 쳐다보는지 끝까지 그 이유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일에 무심한 듯한 F컵의 간호사 마유미. 5편의 단편 모두 이라부 정신과에 찾아오는 환자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고슴도치]에서는 선단공포증을 겪는 야쿠자 [공중그네]에서는 캐처가 바뀌면서 종이 장막 찢기 비행에 매번 실패하는 곡예단원 [장인의 가발]에서는 파괴충동에 빠져있는 한 남성이 장인어른의 가발을 볼 때마다 벗겨버리고 싶은 충동때문에 이라부를 찾아온다.
[3루수]에서는 베테랑 3루수인 스즈키가 구단에 꽃미남 신이치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입스에 빠진다. [여류 작가]에서는 연애소설 작가가 글을 쓸때마다 전에 썼던 소재인지 생각하게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구토증에 걸려 이라부를 찾게된다. 

아이와 같은 이라부의 천진난만함에 웃음이 지어지기도 하고 환자 스스로 이겨나갈 수 있게 계기만을 제공하는 그가 대단하기도 하고 이라부의 내면은 어떤지 궁금해졌다. 이라부 시리즈로 면장선거와 인더폴에는 그의 내면이 나와있을까? 오쿠다 히데오의 다른 작품들은 느낌이 어떨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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