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인연 - 최인호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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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솔직히 그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여러 상도 받은 작가라는데 그의 작품은 한번도 접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갑자기 에세이집이 읽고 싶었고 표지의 사진이... 잔잔한 물가에 나홀로 떠있는 나룻배 하나가 나의 마음 속 무언가를 자극해서 집어들게 되었다.

인연의 사전적 의미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또는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을 말한다.
누구든지 이 한 세상 살아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와 연을 맺게 된다. 그 연이 눈치채지도 못할 만큼 짧을 수도 있고 나중에 자신의 삶에 크나큰 영향을 미칠 정도의 연을 맺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작가 최인호가 살아가면서 맺은 여러한 인연에 대해서 풀어놓고 있다. 사람 뿐만 아니라 사물까지도 그의 연은 여러 군데에 닿아 있다. 작가의 이야기와 함께 군데 군데 너무나 아름다운 사진들이 가득하다. 책의 내용과 좀 더 잘 어울렸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책을 읽는 중간중간 사진을 보면서 작가의 글을 다시 한번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지금까지 어떠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왔을까... 란 생각이 가득했다. 눈깜짝할 사이에 나의 인연이 될 수도 있었을 무언가가 나를 지나쳐 가버렸을 수도 있고 인식하지 못한 사이나 그 중요함을 깨닫지 못해 내가 그 인연을 놓아버렸을 수도 있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이 많이 남아 있는 20대 중반... 나는 앞으로 어떤 인연을 맺고 살아가게 될 것인가... 먼 훗날 중년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나도 작가처럼 나의 인연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러한 시간을 갖게되길 소망해본다.

   
 

 우리 모두 스스로 가진 것을 버리고, 스스로 낮은 곳으로 내려가며, 스스로의 몸을 헐벗게 하는 일로 다른 사람들의 눈물과 고통에 연연할 수 있다면 이 슬프고 고통스런 세상에서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몸을 지니고 있다. 당신이 지구 반대편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또 다른 지구의 반대편에서 그 누군가가 당신을 위하여 울고 있다.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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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즌 파이어 세트 - 전2권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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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의 대가 ’팀 보울러’의 신작. 
유일하게 접한 팀 보울러의 책 <리버보이>에서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동반된 성장성장소설이어서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번 작품도 역시 표지에서부터 왠지 모를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고민없이 작가의 작품 속으로 기꺼이 뛰어 들었다.  

어느 날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5살 소녀 더스티가 잘 따르던 오빠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오빠를 잃은 슬픔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엄마까지 더스티를 떠나 버린다. 더스티의 모든 상황과 속마음까지 꿰뚫는 의문의 소년과 조금씩 얽히면서 더스티는 그 동안 참아왔던 상처와 직면하게 되고 소년을 계기로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아름답게 잘 그려냈다. 

   
 

 혹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버린 적 있으세요?

 
  p.162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사랑했던 사람과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과 그로 인한 상처를 곪아 터질 때까지 그냥 놔두다가 터지기 직전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면서 치유해준다. 너무나 아름다운 설원의 배경과 눈처럼 투명한 소년... 약간 동화같기도 하고 판타지 같기도 해서 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와 같이 읽어도 너무나 좋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픔을 치유해주고자 하는 성장소설. 
팀 보울러의 따뜻한 성장소설에 차가운 현대사회에서 얼어버린 마음을 녹여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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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트 맨
존 그리샴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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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즉시 조지 클루니가 영화 판권을 사들였다는 화제의 작품이라는 타이틀에 흥미유발.
그리고 법정스릴러라는 얘기에 생소한 장르인 거 같기도 하고 지루하기만 할 것 같은 법정에서의 사건을 어떻게 담았을지 궁금하여 이 책을 선택해서 읽어보았다.
초반에는 여러 인물들의 이름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집중이 안되서 읽는게 좀 더디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재판이 시작되는 부분부터는 몰입이 되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너무나 재미나게 읽었다.
픽션인 줄 알았는데 이 모든 것이 실화였다는 게 정말 충격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논픽션이라는 것을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알았을 때 느낀 당혹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론이 받아야 했던 모든 부당한 것들이 사실이라는 걸 알았을 때 어쩌면 우리 나라에도 저렇게 부당하게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도 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무겁고 공정해야할 재판이 사실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촉망받던 야구선수 론. 그의 행실이 문란하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은 아무 이유없이 그저 사건을 빨리 종결시키고자하는 경찰에 의해 론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다. 정확한 증거도 없는 오로지 꿈의 자백만으로 그를 재판에까지 끌고 가 유죄판결을 내려버린다. 불충분한 증거에 자백도 아닌 자백으로 무고한 사람을 유죄로 만들어버리는 경찰. 감형을 받기 위해 거짓으로 증언하는 범죄자들 모두의 태도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 

   
  결백이 증명될 때까지 유죄인 겁니까, 아니면 유죄가 증명될 때까지 결백한 겁니까? p.176
 
   

유죄판결에 이어 사형판결까지 내려버리는 배심원들. 그들은 과연 무엇을 근거로 그런 판결을 내린 것일까? 그들은 조금의 의심도 없었던 걸까? 계속 무죄를 부르짖는 론을 어떻게 그리 쉽게 범죄자로 만들 수 있었던건지... 물론 경찰의 조작된 증거들 때문에 그들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불충분한 증거와 편견으로 인해 무고한 한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아갈 수 있는 것인지... 지금도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을 이러한 현실에 마음이 씁쓸해진다.
다행히도 사형집행 전 무사히 무죄로 풀려난 그들을 보고 답답했던 그리고 안타까웠던 마음을 쓸어내렸는데 실화이기에 가능한 결말로 인해 내려놓았던 답답함과 안타까움으로 마음이 다시 무거워졌다.
12년간의 재판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극적으로 잘 그려낸 존 그리샴. 그의 다른 작품들은 어떠한지 그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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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 속의 아이
오틸리 바이 지음, 진민정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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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동학대에 대해서 5살난 장의 눈을 통해 바라 본 이야기로 이불에 오줌을 쌌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새아빠로부터 벽장 속에 갇히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책을 읽기 전부터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아이의 이야기라는 걸 알고 접했는데 아이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읽다보니 벽장 속에 갇힌 장이 너무나 불쌍하고, 어떻게 자기 자식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를 어둠 속에 방치해 둘 수 있는지 아이의 부모에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실제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이야기는 객관적인 시점이 아닌 직접 겪는 아이의 시점이기에 아이의 생각이나 느낌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나에게 너무나 잘 전달되어져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200페이지 정도의 적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장의 벽장 속 9개월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다. 언제쯤이면 장이 벽장에서 나올 수 있을까... 장의 부모들이 언제쯤이면 그 아이를 인식하고 그에게 사과를 할까... 
어둠 속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장, 배고픔에 굷주리고 엄마의 품을 그리워하는 장을 마음속으로 위로해가며 그의 부모의 이해할 수 없는 태도에 좌절하면서 욕하면서 읽었다. 이야기의 끝까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서 미안해하지 않는 그들... 오로지 주변의 시선만 의식할 뿐인 그들... 벽장 속에 있는 장의 시선은 왜 모른채 한 것인가... 책을 읽는 동안 더 이상은 세상에 이러한 학대를 받는 아이들이 없길 간절히 소망하면서 어른들이 아이를 그저 자신의 소유물로만 여기지 않고 하나의 인격으로 당당하게 마주보며 그들을 대하길 간절히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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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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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조선의 마지막 황녀. 
비운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망국의 희생자.
고종의 막내딸이지만 일본의 식민지였던 당시 상황때문에 황족에 이름도 올리지 못한 채 지낼 수 밖에 없었던 그녀.
이름을 받은 후부터 일본의 뜻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덕혜옹주.
그녀에겐 이름이 없던 시절이 오히려 더 행복했을지도 모를 비운의 삶이 시작되었다.
고종 승하 후 유학이라는 말뿐인 명분아래 볼모로 일본으로 쫓겨나게 되고 힘이 없기에 그녀의 뜻과 상관없이 일본의 의지대로 일본인과 강제결혼을 하게 되지만 황녀로써의 위엄은 잃지 않고자 하는 그녀의 모습이 더 안타깝게 느껴졌다.
덕혜의 딸(정혜)은 정체성 혼란으로 인해 조선인인 덕혜에게 자신은 일본이이기에 조선인인 그녀가 싫다 하며 덕혜를 거부하고 딸의 이러한 행동 때문에 그녀는 점점 자신만의 세계속으로 빠져들어 현실을 피하려한다.
자유를 구속당하고 딸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덕혜의 존재. 그녀가 너무나 가엽게 여겨졌다. 자신의 뜻대로 하나도 할 수 없는 너무나 가여운 그녀의 처지때문에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고  일본의 치하에서 벗어난 후에도 조선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잊혀져 겨우겨우 조선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도 궁의 몇몇사람만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녀가 볼모로 일본에 갔을 때보다도 더 안타까웠다.
덕혜옹주의 존재는 이미 일본인에 의해 글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인에겐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는 잊혀진 존재였다. 이번 소설을 계기로 많은 이들에게 덕혜옹주의 삶이 어떠했는지... 사람들에게 잊혀져 고독하게 지낼 수밖에 없었던 그녀를 떠올리며 이제라도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그녀가 조금이라도 덜 외로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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