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스의 산 1
다카무라 가오루 지음, 정다유 옮김 / 손안의책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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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읽고 싶었지만 절판이 되어 구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재출판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칭송되는 다카무라 가오루 그녀의 작품을 이제야 만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기뻤다.
사건을 전개시켜나가는 그녀의 솜씨는 너무나 대단했다. 커다란 반전이 있는 추리소설도 아니고 이미 범인이 밝혀져 있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작가의 실력은 정말 놀라웠다. 

산에서 2가지 사건이 연속으로 일어나며 시작된다. 건설회사 인부에게 등산객이 살해된 채 발견되고, 이 사건이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동반자살사건이 발생하는데 부부는 죽고 아이만 극적으로 살아남게 된다. 아이는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을 앓게 되고 이 아이가 연속 살인을 벌이고 경찰들이 이를 쫓는 사건들을 2권의 책에 풀어내고 있다.

경찰 조직 내에서의 불신, 감출 수 없는 비밀 그리고 인간의 추악함 등 이 소설에서는 생각할 것들을 많이 안겨준다.
겉에서 보는 산의 아름다움과 내부의 깊고 어두운 양면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계기를 안겨주었다. 거대한 산 속에 숨겨진 비밀이 하나하나 벗겨지는 순간 인간이란 참으로도 무서운 존재라는 걸 새삼 다시 느꼈다.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는 아니지만 사건을 추리해나가고 증거를 수집하고 범인을 몰아가는 수사상황은 꽤 재미있었다.
읽는 동안의 재미보다는 다 읽은 후의 여운으로 인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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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그림 (리커버)
타샤 튜더.해리 데이비스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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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타샤 튜더의 그림들은 어렸을 때 몇 번 보았던 기억이 있지만, 이렇게 20대의 나이에 다시보게되니 그 느낌이 참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그녀의 그림을 보고 수수하다, 촌스럽다 이런 생각만 들었는데 나이를 먹고 다시 접해보니 따뜻하고 무언가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 타샤 튜더의 여러 그림들을 이렇게 한 권에서 모두 볼 수 있는 책이어서 책을 보는 내내 행복했다.
그녀의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따뜻함은 나의 차가운 마음까지 데워주는 것 같았다. 그림을 보고있으면 자상한 할머니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라 얼어있던 나의 마음이 조금씩 녹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화가인 어머니를 보면서 화가를 꿈꾸던 작은 소녀에서부터 자식들을 위해 남편의 도움없이 동화작가로써, 삽화가로써 당당하게 살아나가는 모습 등 다른 책에서는 보지 못한 그녀의 다양한 모습을 알게 되어서 기뻤다. 여성이 남편의 경제적인 도움없이 4명의 자식들을 공부시켰다는 것도 대단하고, 비록 생계수단을 위한 그림이었지만 즐겁게 일하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워보였다.

"스케치는 즐거운 작업이지요. 눈으로 바라본 것을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 오롯이 담겨 있는 공간이랍니다. 마치 신이 된 것 같지요. 세상을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p.62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상상해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대상을 앞에두고 그려나가는 그녀의 작품. 그래서 다른 그림들보다 더 생동감넘치고 따뜻했었나보다.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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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230 Days of Diary in America
김동영 지음 / 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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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방송국에서 해고를 통보받은 후, 미국으로 훌쩍 떠난 230일간의 여행기록.
생선이라는 그의 닉네임도 특이하고, 30의 적지 않은 나이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탈탈 털어 무작정 미국으로 떠난 그도 특이하다.
의사소통이 만족스럽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저자의 글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생각보다 이 에세이는 많이 무거운 편이라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읽어나갔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설레임보다는 여행이 끝난 후 다시 한번 힘차게 살아보기 위한 자신을 위한 자아찾기 여행이란 느낌이 들었다.

살아가면서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지금처럼 혼란스럽거나 불안하지 않겠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그걸 모른 채 여기저기 헤매고 있다 p.94

저자는 과연 여행을 마친 후 자신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게되었을까...
230일간의 여행기간동안 미국에서 그는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여행은 꼭 어디론가 떠나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어쩌면 여행이 좋은 건 다시 돌아올 자리가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p.303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세상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었다.
오랜 시간 혼자 떠돌아다니면서 외로움도 사무치게 겪어보고 싶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나가야할 길의 입구만이라도 조금이나마 엿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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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의 기술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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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이야마 만화경>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서 고민없이 이 작품을 집어들었다.
모리타의 ’서신왕래 무사수행’ 기록에 관한 것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글로 전개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없었고, 작가의 유쾌한 유머로 인해 중간 중간 피식거리며 유쾌하게 읽어나갔다. 편지글이라는 자유로운 형식덕분에 작가의 유머가 한층 더 도드라져보였던 것 같다.  

모리타는 교수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아 한적한 노토의 연구소로 발령된 후부터 연애편지 대필 벤처사업의 허황된 꿈을 안고 서신왕래 수행에 들어간다.
마시멜로 고마쓰자키의 연애상담을 시작으로 끔찍한 선배인 오쓰카누님, 과외했던 아이인 마미야군, 답답한 작가 모리미 도미히코, 미래의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여동생 가오루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글솜씨를 늘려나간다.
모리타의 수행상대로 작가가 직접 등장하면서 자신을 비하시키는 것도 재미있고, 마시멜로군과의 젖사건도 꽤 재미있긴했지만 단어가 반복적으로 계속 나와 조금은 껄끄러웠다.
오쓰카 선배의 계략으로 인해 짝사랑 상대인 이부키씨에게 9통의 연애편지를 쓰지만 모두 연애편지의 느낌이 나지 않아 보내지 못하는데 편지를 보내지 못하는 이유를 덧붙여 적어놓아서 연애편지의 기술을 갈고닦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꽤 재미있었다. 연애편지의 느낌이 나지 않는 편지... 갈수록 이상한 부분으로 빠지게 되는 편지 등 모리타의 연애편지가 언제쯤 완성될지 기대하는 재미도 있었다.
이 책의 99%는 모리타의 편지만 나오는데 끝부분에는 등장인물들의 편지가 나와 모리타가 몰랐던 부분까지 알게되어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끝부분에는 시간적으로 일어났던 일들이 간략하게 나와 솔직히 이 부분만 읽어도 이 한편의 소설을 다 읽은 듯한 기분이 들어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에는 이부키씨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라 하기도 모한 한편의 편지로 마무리된다. 
모리타는 연애편지의 기술을 닦기 위해 편지를 썼다기 보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8개월동안 서신왕래 무사수행에 들어갔었다고 느껴졌고, 그의 사랑이 편지라는 글을 통해서가 아니라 마음으로 전달되었으면 한다. 과연 모리타는 그녀에게 마음을 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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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이야마 만화경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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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교토의 소설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은 유쾌하고 환상적이라는 평을 많이 듣는 작가여서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감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이 책은 교토 기온마츠리의  정점인 요이야마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신비한 이야기를 6개의 연작으로 다룬 작품인데, 2개의 작품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만화경 바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면 또 다른 하나의 이야기는 만화경을 통해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식으로 구성되어있어 독특한 느낌을 자아냈다.

<요이야마 자매>는 동생의 시점으로 요이야마 축제날 언니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생긴 일을 다뤘는데, 조심성 많은 그녀가 새빨간 유카타를 입은 소녀들에 이끌려 요이야마 세계에 끌려갈 뻔한 이야기를 신비롭게 그려냈다. 

짤막한 한 편의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두번째 이야기로 넘어갔을 때 모두 다 다른 단편인 것처럼 보였는데 요이야마 자매 이야기에서 나왔던 새빨간 유카타와 빨간 풍선이 다른 5개의 작품에도 등장하고 전편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등장하는 걸 보고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라는 걸 알아챘다.

<요이야마 금붕어>는 후지타가 친구 오토카와의 요이야마 초대에 응하여 같이 축제를 구경하던 중 기온제 사령부라는 곳으로 끌려가 벌어지는 일을 다루었다. 후지타가 어떻게 이런 일에 말려들게 되었는지 이 이야기의 속사정이 <요이야마 극장>에 나타난다.
<요이야마 극장>은 후지타를 속이기 위해 오토카와가 요이야마의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모습을 제작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아무런 의미 없이 한 사람을 속이기 위해 영화 한편을 만들듯이 여러 세트들이 만들어지는데, 실제로 요이야마 금붕어라는 영화를 본 후 영화의 제작과정을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요이야마 회랑>은 그 다음 이야기인 <요이야마 미궁>과 짝을 이루는 이야기로 지즈루의 삼촌이 사라진 딸 교코를 만화경을 통해 만나게 되어 결국엔 딸과 함께 사라지게 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로 다음 편에서 의문들이 풀리게 된다. 

<요이야마 미궁>은 회랑의 야나기 시점으로 요이야마가 반복되는 신비한 일을 경험하게 되고 아버지의 죽음의 비밀과 지즈루의 삼촌의 모든 의문점들이 여기에서 풀리게 되지만, 새빨간 유카타를 입은 소녀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더 궁금해졌다.

<요이야마 만화경>은 <요이야마 자매>의 언니 시점인데 동생을 축제에서 잃어버린 후 요이야마 극장에 가서 경험하게 되는 일을 보여준다. 여기에서는 세트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인 것처럼 몽환적인 모습이 연출되는데 다 읽고난 후에야 요이야마님=새빨간 유카타를 입은 소녀? 그녀의 정체는? 풀리지 않는 여러 궁금증들이 머리 속을 떠돌아 다녀 조금 혼란스러웠다.

6개의 작품 모두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의 유쾌하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 글솜씨가 실제로 마츠리를 경험한 것처럼 읽는 내내 너무나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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