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이야마 만화경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교토의 소설가’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은 유쾌하고 환상적이라는 평을 많이 듣는 작가여서 책을 읽기 전부터 기대감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이 책은 교토 기온마츠리의  정점인 요이야마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신비한 이야기를 6개의 연작으로 다룬 작품인데, 2개의 작품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만화경 바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면 또 다른 하나의 이야기는 만화경을 통해 이야기를 들여다보는 식으로 구성되어있어 독특한 느낌을 자아냈다.

<요이야마 자매>는 동생의 시점으로 요이야마 축제날 언니와 떨어져 지내는 동안 생긴 일을 다뤘는데, 조심성 많은 그녀가 새빨간 유카타를 입은 소녀들에 이끌려 요이야마 세계에 끌려갈 뻔한 이야기를 신비롭게 그려냈다. 

짤막한 한 편의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두번째 이야기로 넘어갔을 때 모두 다 다른 단편인 것처럼 보였는데 요이야마 자매 이야기에서 나왔던 새빨간 유카타와 빨간 풍선이 다른 5개의 작품에도 등장하고 전편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등장하는 걸 보고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라는 걸 알아챘다.

<요이야마 금붕어>는 후지타가 친구 오토카와의 요이야마 초대에 응하여 같이 축제를 구경하던 중 기온제 사령부라는 곳으로 끌려가 벌어지는 일을 다루었다. 후지타가 어떻게 이런 일에 말려들게 되었는지 이 이야기의 속사정이 <요이야마 극장>에 나타난다.
<요이야마 극장>은 후지타를 속이기 위해 오토카와가 요이야마의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모습을 제작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아무런 의미 없이 한 사람을 속이기 위해 영화 한편을 만들듯이 여러 세트들이 만들어지는데, 실제로 요이야마 금붕어라는 영화를 본 후 영화의 제작과정을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요이야마 회랑>은 그 다음 이야기인 <요이야마 미궁>과 짝을 이루는 이야기로 지즈루의 삼촌이 사라진 딸 교코를 만화경을 통해 만나게 되어 결국엔 딸과 함께 사라지게 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로 다음 편에서 의문들이 풀리게 된다. 

<요이야마 미궁>은 회랑의 야나기 시점으로 요이야마가 반복되는 신비한 일을 경험하게 되고 아버지의 죽음의 비밀과 지즈루의 삼촌의 모든 의문점들이 여기에서 풀리게 되지만, 새빨간 유카타를 입은 소녀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더 궁금해졌다.

<요이야마 만화경>은 <요이야마 자매>의 언니 시점인데 동생을 축제에서 잃어버린 후 요이야마 극장에 가서 경험하게 되는 일을 보여준다. 여기에서는 세트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인 것처럼 몽환적인 모습이 연출되는데 다 읽고난 후에야 요이야마님=새빨간 유카타를 입은 소녀? 그녀의 정체는? 풀리지 않는 여러 궁금증들이 머리 속을 떠돌아 다녀 조금 혼란스러웠다.

6개의 작품 모두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의 유쾌하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 글솜씨가 실제로 마츠리를 경험한 것처럼 읽는 내내 너무나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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