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외 세계문학의 숲 5
다자이 오사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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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 남자의 세 장의 사진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사진에서 보여지는 외모인 겉모습만으로 그의 인격을 판단해보며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웃는 것도 이상하고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아이. 살아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기엔 좀 이상한 청년. 음산하고 불길하며 불쾌감이 드는 백발의 모습. 사진의 주인공인 요조의 삶이 어떠했을지 대강 짐작해볼 수 있는 머리말 부분이다. 이 부분은 작품을 다 읽고 다시 되돌아와 읽어볼 때 요조라는 남자에 대해 더 잘 느낄 수 있다. 

자신 이외의 모든 사람에게 가면을 쓴 채 거짓의 모습을 보여주며 살아온 요조. 그의 인생은 안타깝기만 하다. 
"인간에 대한 두려움에 항상 바들바들 떨면서, 또한 인간으로서의 나 자신의 말과 행동에 털끝만큼도 자신감을 갖지 못한 채, 그리고 나만의 깊은 고뇌는 가슴속 작은 상자에 감춰두고서, 그 우울과 긴장을 꼭꼭 감추며 오로지 천진한 낙천성만 있는 척 나는 장난꾸러기 별난 아이로 점차 완성되어갔습니다." p.19
주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자신을 허상의 모습으로 감싸고 내면은 꼭꼭 감추고 살아가는 그가 너무 가여웠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주위 여성들이 그를 품어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도 어렴풋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가 더 안쓰러웠다. 너무나 여린 마음을 갖고 있어 사람들과 진심으로 어울리지 못하고 그저 그들에게 광대짓을 하며 들통날까 맘 졸이며 살아가는 그가 참 불쌍하게 느껴졌으며 요조처럼 나도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술에 의지해서 약에 의지해서 힘겹게 살아나갔던 요조. 실제의 삶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인지 그는 여러 번의 자살시도 끝에 젊은 나이인 39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이런 그의 불행한 삶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그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에서 그의 생애가 어떠했을지 요조를 통해서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독자들이 요조를 통해 보여주는 청춘의 삶을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었기에 지금까지도 독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읽혀오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실격> 외에도 5편의 단편이 더 소개되어 있다. <인간실격>의 침울한 분위기와 달리 유머러스하거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기에 그와 또 다른 다자이 오사무를 만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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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가게 - 당신을 꽃피우는 10통의 편지
기타가와 야스시 지음, 나계영 옮김 / 살림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편지를 마지막으로 썼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만큼 편지보다는 이메일과 문자메시지에 익숙해져버린 현대인에게 편지는 과연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을까. 그저 추억 속의 단편일까? 아니면 나에게 힘이 되는 활력소였을까? 내 기억 속의 편지는 군대에 있던 남자친구와의 끈이었고, 생일축하나 감사의 마음을 담아보내는 그저 이메일과 같은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책 속의 료타에게 편지는 그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구원자같은 존재였다.

자신만의 서재인 공간 서락.
그 곳에서 료타는 편지가게의 광고지를 발견한다.
10통의 편지로 보다 멋진 인생을 살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편지가게.

"만남이란 인생에 있어서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인생을 아름답게 하지요." p.38

료타는 편지가게와 열 통의 편지를 주고 받게 된다. 매 편지마다 편지가게는 료타에게 적절한 조언과 교훈을 안겨준다.
구직활동 중이라면 가슴을 뜨끔하게 할 조언들이 편지 곳곳에 가득하다.
그 중에서 호칭에 관한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붙여지는 호칭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그렇기에 그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호칭을 붙여줘라. 나는 주변사람들에게 적절한 호칭을 붙여줬나하는 반성도 하게되고 이 호칭이 상대방을 바꿀 수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그들에게 어울리는 호칭을 붙여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료타는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라는 명분을 갖고 구직활동을 시작했다.
료타의 이런 상황은 대학 졸업을 앞둔 모든 청년들의 상황과 같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으니 말이다.
자신이 어떤 일을 잘하는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채로 그저 돈을 벌기 위해, 백수로 지내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알기에 자신보다는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며 구직활동을 해 나간다. 나도 그랬다. 졸업하면 회사에 다니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기에 회사가 필요로 할 스펙은 쌓지도 않고 그저 좋은 직장이 내 앞에 떡 나타나기만을 바랬다. 나의 능력은 생각지도 않고 그저 좋은 기회가 오기만을 바라면서 지내다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내가 노력해서 얻은 직장이 아니기에 지금 이곳에 항상 불만을 가진채로 그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내게 이 책은 조금 더 노력하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 

20대 초반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직장을 구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내가 원하는 일을 찾으려하지 않았을까. 이런 저런 후회로 내 머릿속은 가득차버렸다. 지금도 늦지 않은 것 같지만 조금 더 일찍 이러한 책을 만났다면 지금과는 좀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들었다. 지금부터라도 나의 열정을 다 바칠 수 있는 꿈을 찾아 노력해서 더 나은 인생을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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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 1
아오키 코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 영화를 너무나 재미있게 봤는데 이 만화가 원작이었다니...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인 타쿠마가 좀 어리숙하고 차갑게 느껴졌는데 만화에서는 어떨까 기대도 된다.
영화를 보기 전에 봤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영화보다 더 많은 에피소드가 들어있을 것 같아 이미 대강의 줄거리를 파악하고 있음에도 읽어보았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진부한 소재를 갖고 있음에도 둘 다 성격이 밝아 유쾌한 분위기를 풍긴다.
심장병을 앓고 있어 20살이라는 타임리미트가 정해져있는 타쿠마와 타쿠마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소녀 마유.
둘은 8살때 스무살이 되면 결혼하자는 약속을 한다. 
자신의 운명이 어찌될지 모른채 그저 행복하기만 했던 타쿠마와 그저 묵묵히 타쿠마를 지켜주는 마유.
어릴 적 이미 타쿠마의 삶이 스무살까지라는 걸 알게 된 마유의 슬픔과
시한부 선고를 받고나서도 밝게 행동하려는 타쿠마의 안쓰러움까지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1권에서는 어릴 적 그러니까 둘이 고등학생이 되기 전인 초등학생일 때의 얘기만으로 전개된다.
영화에서는 어릴 적 모습을 잠깐 보여주고 바로 고등학생 이야기로 진행되었는데...
역시 원작인 만화에서는 좀 더 많은 숨은 에피소드가 나와주어 기뻤다.
슬픔을 애써 개그로 숨기려하고 자신의 터무니없는 약속으로 인해 마유가 상처받을 걸 알기에 타쿠마는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둘의 사랑이 점점 더 깊어질 뒷편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진다.
영화에서는 새드엔딩이었는데 원작은 어떠할지.. 슬픔보다는 둘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그냥 즐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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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무라 린 2011-06-08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흐음 타쿠마의 죽음이라고 보기는 제생각에는 어려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 만화는 열린 결말이거든요 왜냐하면 바라건데 우리의 첫사랑이 이루어 지기를 이었던가? 라고 나오면서 수술에 들어가는 타쿠마의 상상인지 아니면 마유가 편지를 읽으면서 상상을 하는건지 또는 그 편지에서 나온 내용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미래의 내용일 수도 있거든요 흐음 너무나도 슬퍼서 울면서 본거 같아요 완두님이 말씀하신 영화에서는 만화책에서 많이 각색이 되었더라구요 그래서 제생각에는 매우 어렵게 끝났어요.

완두 2011-06-09 15:55   좋아요 0 | URL
영화에서는 타쿠마의 죽음으로 끝났는데 만화는 그렇지 않더군요... 이 리뷰를 쓸 당시에 1권만 보고 쓴거라.. 내용을 조금 첨가해야겠군요^^;

 
충사 1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굉장히 독특한 소재의 만화다.
거칠고 투박해 보이는 그림때문에 사실 그만 볼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벌레라는 소재가 굉장히 특이하고 각각의 이야기마다 차분함과 동시에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서 결국 끝까지 다 보고야말았다.
첫 에피인 <녹색의 연회> 에서는 벌레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설명해주며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기묘한 이형의 무리 벌레. 
생명에 가장 가까운 것들로 만물의 근원의 존재.
사람이 손 끝이라면 동물과 식물이 손가락이고 심장 부근이 바로 벌레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생김새도 다 다르고 인간과 소통이 가능한 것도 있고 그저 살아가기만 하는 것들도 있다.
벌레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을 치료해주는 충사 깅코.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떠돌아다니며 벌레를 연구하고 치료법을 모색한다. 
표지에서 느껴지듯이 무심해 보이는 표정과 다르게 따뜻한 마음을 갖고 사람들을 도와준다. 
그런 그에게서 풍겨나오는 훈훈함에 절로 마음이 푸근해져 벌레의 독특함보다 깅코라는 인물에 조금 더 눈길이 간다.
<침소로> 에는 몽마 라는 벌레로 인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1권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였다.
꿈 속에까지 벌레가 드나들며 결국 모든 것을 앗아가버린 불행을 기묘하게 담아냈다.
<부드러운 뿔> 에서는 어미와 아들간의 모성애를 느낄 수 있었고 <눈꺼풀 속의 빛> 은 깅코의 따뜻함이 잘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1권에서 보여지는 벌레들은 대개 인간의 몸에 기생하며 목숨을 위태롭게 하거나 인간의 길을 벗어나게 만들어버린다.
벌레는 해로운 존재만 있는 것일까? 란 의문이 들었다. 아직 초반이기에 많은 벌레를 만나보지 못해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인간에게도 유익을 주는 벌레 이야기도 나왔으면 하고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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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닿기를 1
시이나 카루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도 좋고 그림체도 너무나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첫 장면부터 으스스한 공포영화의 처녀귀신을 연상시키는 쿠로누마 사와코의 등장은 호러만화같았다.
사와코는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 그리고 음침한 아우라 때문에 아이들 사이에서 사다코라 불린다. 
영능력이 있다는 둥 그러한 쪽으로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사와코를 어려워하고 무서워한다.
학교가 배경이면 자주 등장하는 이지매와는 다르게 그저 사와코를 꺼려하는 분위기를 보인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 다르게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으며 다른 아이들이 귀찮아하거나 곤란할 것 같은 일들을 모두 스스로 나서서 도맡아하는 등 타인을 많이 배려할 줄 아는 아이다. 
남주인 카제하야는 항상 아이들에 둘러싸여 인기있고 상큼함 100%의 밝은 미소가 너무나 이쁜 아이다.
사와코가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에 카제하야의 마음은 거의 드러나지 않지만 잠깐동안 카제하야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부분이 있어 본마음을 알 수 있었다. 입학식날 사와코의 웃는 모습을 본 이후 점점 그녀에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뒷이야기에서 둘의 러브스토리가 등장할 것 같아 너무나 기대가 된다.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않고 피하기만 하는 사와코에게 인사를 건네주는 카제하야는 사와코의 동경의 대상이어서 사와코는 그저 카제하야의 친절이 고맙기만 하다.
누구에게나 벽없이 친근하게 대해주는 카제하야의 태도에 사와코는 조금씩 반에 스며들게되고 변해가기 시작한다. 
다른 친구들 앞에서와 달리 사와코 앞에서는 긴장을 하는지 좀 수줍어하기도 하는 카제하야는 너무나 귀여웠다.
다른 이들에게 비치는 사와코의 모습이 너무나 섬뜩하게 그려져 흠칫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웃는 사와코의 모습이 너무 이쁘고 단순하게 그려질 때는 귀여움도 느낄 수 있었다. 개그적인 요소도 많이 들어있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만화였고 둘의 마음이 어서 서로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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