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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평점 :
강남몽(夢)이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소재는 강남이다.
우리나라의 부의 상징인 강남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모두 풀어놓았다.
숨가쁘게 진행된 광복 후의 50년의 근대사를 380페이지의 책에 집어넣은 황석영의 솜씨가 대단하다.
급격한 경제성장을 맞이하면서 땅값이 수십배로 뛰어오르고 투기를 통해 막대한 돈을 챙긴 자들. 하지만 모든 것이 꿈처럼 하루 아침에 재로 변해버리는 현실. 이것을 인물들을 통해 강남형성사의 역사를 이야기하려한다.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섯 남녀(박선녀, 김 진, 심남수, 홍양태, 임정아)의 파란만장한 삶이 각 장마다 자세히 그려져있다.
1995년 강남의 백화점이 무너지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비록 백화점의 이름은 바꿔져나왔지만 이 백화점이 삼풍백화점이란 사실은 누구나가 다 짐작할 듯 하다. 이 대참사와 강남형성사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이 있기에 백화점 붕괴사건으로 시작되는지 흥미를 유발시키는 전개를 보여준다.
타고난 얼굴로 모델일부터 시작하여 김회장의 후처로 들어간 박선녀, 일본군 밀정부터 미군 CIC요원 등을 거치며 부를 축적한 김 진, 부동산 투기로 막대한 돈을 번 심남수, 조폭 홍양태, 가난한 서민 임정아 이 다섯명의 삶이 급격한 변화를 겪은 근대사와 버무러져 그려지는데, 역사에 관심이 없어서 사실 중간중간 지루하긴 했지만 50년의 역사를 한 권에 그려낸 작가의 능력이 놀라웠고, 그 혼란스러운 역사 속에서의 다섯명의 삶을 조화롭게 그려낸 황석영이란 작가에게 흥미가 일었다.
강남몽을 통해 처음 만나본 황석영. 그의 작품의 여운의 맛을 알아버렸기에 다른 작품들은 어떤 느낌들을 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