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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데비 - 눈물의 원정
존 로스켈리 지음, 조성민 옮김 / 토파즈 / 2010년 12월
평점 :
히말라야의 난다데비는 해발 7,817미터로 인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축복을 내려주는 여신"을 뜻하는 이 산을 오르는 원정단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책의 초반부터 산 이름과 같은 이름의 여성 데비의 죽음을 알려주고, 이 원정이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걸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이 원정단은 난다데비의 새로운 등반 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그리고 난다데비 초등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팀을 만들고 원정을 위한 계획들을 하나씩 세워나간다. 계획 단계에서부터 두 명의 리더로 인해 그들은 하나의 팀이 되지 못하고, 그저 자기 자신만 생각하며 자신의 입장만 고수하며 이기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하나의 원정을 위해서는 몇달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그리고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선 스폰서도 필요하다.
" 원정이란 10퍼센트만 육체적인 운동이고, 나머지 90퍼센트는 비즈니스라는 점을 깨달았다." p.37-38
그리고 그들이 먹을 음식과 원정에 필요한 각종 장비들까지 2톤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물품들을 포장하고 원정지에 보내는 수고스러운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인도에 도착해 원정에 필요한 실질적인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도 팀은 여전히 하나가 되지 못한다.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누구하나 나서는 이가 없어 식사와 잠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이동하게 된다. 이끌어나가는 대장이 없어서 그런건지 모두 다 남이 할 거라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인지 원정대의 불안한 모습은 등정을 하는 중에도 계속 된다.
난다데비에 오르면서 그들은 짐꾼들과 소소한 마찰들이 생기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눈사태에 두려워하며, 갖은 질병으로 힘들어한다. 갑작스레 생긴 병으로 인해 하산하는 이도 있고, 심경의 변화로 등정을 포기하는 이도 있었다.
데비는 초반부터 탈장과 잦은 기침으로 힘들어하면서도 팀원들에게는 밝은 모습과 일이 생기면 중재하는 역할을 맡아 팀이 더이상 와해되지않게 해주었다. 팀원 중 두 명이 정상에 오르는 기쁨도 잠시 그녀에게 갑자기 찾아온 비극은 그녀가 잠시 찾아온 여신이어 산으로 다시 돌아갔다는 풍문을 남기며 그렇게 팀원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된다.
한 편의 거대한 다큐영화를 보는 것 같은 이 책은 실제 원정대의 팀원이었던 존이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어 하나의 산을 오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다. 티비에서나마 가끔 볼 수 있었던 이야기를 글로 만나니 색다르게 느껴졌고, 경험하기 힘든 종류의 이야기라 그런지 그들의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지만 등정을 위한 그들의 노력과 도전 정신 그리고 갖은 두려움 앞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그들의 열정이 나의 가슴을 울려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