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모가와 호루모

가모가와 호루모
마키메 마나부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10월

 
교토를 배경으로 정체불명의 "호루모" 라는 경기를 치르는 교토 대학생들의 청춘이야기와 그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가 담겨있는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다. 판타지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표지와는 다르게 로맨스에 좀 더 비중을 둔 책이었다. 
작년에 먼저 출판된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루모>와 같은 시리즈물이기에 함께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판타스틱 호루모가 국내에는 먼저 출판되었지만 실제로는 가모가와 호루모가 먼저 쓰여진 작품이다. 그렇기에 원래 순서대로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이 책 먼저 읽어보게 되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교토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라 사실 호루모라는 묘한 소재보다는 배경에 끌려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마키메 마나부와 함께 교토 작가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작품들을 여러 개 읽어보아서 그런지 사실 판타지적인 부분은 조금 약하게 느껴졌다. 
책의 주인공인 아베가 교토대 청룡회의 전단지를 받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환영회에 참석하게 된다. 그 자리에서 한 여자의 코에 반해 그녀를 사랑하기 시작하고 별관심도 없던 약간 수상하기까지 한 그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다. 어찌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청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그 모습은 대학 캠퍼스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지만, 그들의 삼각관계의 로맨스는 참 통속적이게 느껴졌다. 
호루모 경기의 사역마인 그들의 존재 자체와 계약을 통해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요괴들이 그저 경기에만 이용되고 실질적으로 학생들과 교감하는 부분이 적어서 그런지 호루모 자체는 신기할뿐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뭐... 건포도로 그들을 목숨을 구하는 부분과 전멸하면 "호루모~~~"라고 외치는 부분은 솔직히 재미있긴 했다. 로맨스 소설이어서 작가가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지만, 판타지 부분이 조금 더 강했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 더 호루모를 극적으로 긴장감있게 진행했으면 이런 아쉬움은 조금 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판타지 로맨스임에도 불구하고 청춘들의 사랑과 그들 사이에서 피어나는 믿음, 그리고 치열한 경쟁을 통한 성장이야기까지 녹아있어 몇몇 아쉬웠던 부분을 빼면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알기전에 이미 일본에서 영화로 개봉되었다는 걸 알고있었기에 호루모에 대해 떠올리기가 훨씬 편했다. 이미 영화의 몇몇 장면을 보았기에 나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순 없었지만 너무나 귀여운 그들의 모습이 떠올라 책을 읽으며 참 재미있었다. 이제 원작을 읽었으니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곱씹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