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나요, 내 인생
최갑수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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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과 마흔 사이, 당신의 인생을 위로하다"
이 책의 소개글을 보고 읽을까 말까 참 많이 망설여졌었다.
최갑수 님의 포토에세이 책을 2권정도 보았는데 모두 느낌이 괜찮았기에 출판사 서평따윈 무시하고 그냥 집어들었다.
여행을 많이 하는 작가님답게 책의 사진들은 모두 마음에 들었고
더러 공감가는 글들도 있어 읽을 땐 괜찮았다.
하지만 책을 덮고나니 내 마음에 남는 것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만큼 이 책과 내가 많은 공감을 하지 못했기에 그런 것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아직 서른을 향해 조심스럽게 한발씩 내딛고 있는 이십대이기에
많은 삶을 살아보지 못한 청춘이기에 이 책은 내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듯 하다.
책의 소개글처럼 인생을 어느정도 살아본 마흔의 나이쯤 되면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을까?
그 때가서 이 책을 다시 한번 보게되면 지금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사진은 참 좋았는데 정작 글에서 많은 느낌을 받지 못했기에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잘 지내나요, 내인생 
제목 그대로 아직 인생을 논할 만한 인생을 살아오지 못했기에
앞으로의 인생은 어떨까.... 상상하며 궁금해하고 
저자처럼 많은 여행을 하며 많은 이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만남을 추억하고 후회하며
내인생에게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여유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나 자신에게 물어볼 그 날이 언제쯤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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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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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일종인 아편의 체험기를 당당하게 글로 옮긴 이 책의 소개글을 보는 순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환상이 가득한 마약의 세계가 너무나 궁금해졌다. 아편에 대한 저자의 당당한 고백과 예찬론이 재미있을 것 같아 고전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읽어보게 되었다.
고전 작품들은 우선 작품이 쓰여진 시대가 틀리기에 그 배경상황도 짐작하기 힘들고 무엇보다 어려운 말들이 많아 이해하기 힘들어 주저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지루하지도 않고 고루하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세계 문학의 숲 1,2번 작품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이 좀 어려운 작품이어서 세번째로 선보이는 이 작품을 선택하기가 조심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어서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아편의 이야기만 담은 것이 아니라 아편을 복용하게 된 원인이되는 학생시절의 추억부터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제1부에서는 아편을 본격적으로 복용하게되어 그 쾌락에 대해 이야기하고 제2부에서는 아편에 중독되자 아편으로부터 벗어나기위해 복용량을 줄이자 고통을 겪게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술보다 더 값이 저렴하며 약종상에게 쉽게 구할 수 있던 아편팅크를 저자는 치통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복용하기 시작한다. 
1800년대 초기엔 아직 아편이 마약으로 정해지기 전이었기에 당당하게 자신이 아편중독자였으며 아편이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며 쾌락에 대해 아편의 놀라운 효능에 대해 들려준다. 
하지만 쾌락도 잠시 저자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습관적으로 복용했던 아편을 끊을 결심을 한다. 그리고 그는 그 고통속에서 성공을 이뤄낸 것처럼 끝을 맺는다.
역자의 해설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 곳인 부록에 저자는 아편을 끊는 게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지 토로한다. 본문의 내용에서보다 더 직설적으로 자신이 느낀 고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저자의 고백은 아편의 지배력이 얼마나 강한지 여실히 잘 보여준다.  
그 시대엔 그저 진통제일 뿐인 아편에 대한 한 영국인의 고백은 무엇보다도 여러 작품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어서 더 의미가 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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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3반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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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 불만족>의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이번에는 교사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 한 편을 들고왔다.
자신의 모습과 성격 그대로를 반영한 아카오 선생님은 사지가 부자유한 중증 장애인이다. 
손발이 없고 휠체어로만 이동가능한 교사.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 교사가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 생각 역시 편견이고 부자유한 몸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큰 지장없이 그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아카오 선생님은 시라이시의 특별기획으로 5학년 3반 담임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기회를 얻게 된다.
교사로서 일반적인 자유로운 몸이 아니기에 친구 시라이시는 보조 교사로 함께 하게 된다.
아카오는 무슨 일에서든지 당당하고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항상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아카오 선생의 이러한 성격은 3반 아이들에게도 전해져서 그들은 금방 한마음이 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일반적이지 않은 아카오 선생으로 인해 아이들은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주저하지 않으며 배려심도 기르게 된다.
다른 반에 비해 자유롭지만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는 것도 알고 있는 3반 아이들.
그 아이들이 소풍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아카오를 생각하는 마음이 어찌나 가슴을 찡하게 울리던지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저 우리와 몸이 조금 다른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한 1년여의 기록을 담은 어찌보면 별다른 특이점이 없는 내용이지만 작가의 유쾌한 성격이 문체에 그대로 녹아져있어 읽는 내내 즐거웠고 많은 감동을 느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배울 점도 들어있고 교사가 알면 좋을만한 사실들도 들어있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학교의 교사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으면 좋겠고
소설의 아이들처럼 초등학생 아이들도 배울 것이 많기에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고 이해하며, 배려할 줄 아는 아이들로 성장하길 바라기에 특히 교사와 아이들 그리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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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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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신도시 유메노의 다섯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지만 실상은 그들을 통해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며 비판의 목소리를 담고있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다. 그의 작품은 유쾌하면서도 사회비판적인 모습을 담고있어 웃음과 함께 씁쓸함을 안겨주는 작가로 유명하다. 꿈의 도시인 유메노 시에에 살고 있지만 정작 그 도시엔 ’꿈’하면 느껴지는 밝음이 없다. 밝은 미래는 보이지 않고 그저 쇠퇴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죽은 도시와 같은 유메노 시.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겉으로 내세우는 꿈만 있지 실상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듯 하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조차 생각할 수 없으며, 그저 현실에 안주하며 하루 하루 살아나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겹쳐지기에 읽는 내내 우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시청 공무원 아이하라 도모노리, 고교생 구보 후미에, 사기 판매원 가토 유야, 드림 타운 보안 요원 호리베 다에코, 시의원 야마모토 준이치.
이들 다섯 명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아이하라는 점점 늘어나는 생활수급자들을 줄이기위해 파칭코에서 감시하며 성과를 올리기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유부녀 매춘행각을 보게되고 거기에 빠져들게 된다. 날라리 공무원의 분위기를 피우는 그는 수급자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뿐이 없는데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된다. 그 범인은 자신이 수급생활자로 올려주지 않아서 추위로 죽은 노모의 아들이다. 뒤늦은 후회는 그의 생활을 위태롭게 만들어버렸다.

도쿄의 대학을 목표삼아 유메노를 벗어나려는 구보. 그녀는 게임에 빠진 히키코모리 남성에게 납치되어 감금된다. 점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결국엔 체념을 하며 그 상황을 버텨보려는 심리가 잘 쓰여져있다. 

전 폭주족 출신으로 홀로있는 노인의 집을 방문하여 누전차단기를 팔며 살아가는 청년 가토. 사기 판매라는 것만 빼면 그래도 꽤 성실하게 살아가는 청년이다. 하지만 그의 동료 시바타가 저지른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의 미래는 어찌될지 종잡을 수 없게 된다.  

드림 타운의 소매치기범을 현장에서 잡아내는 일을 하는 중년의 여성 호리베. 그녀는 신흥종교에 빠져 현세의 행복이 아닌 내세의 행복을 바라며 살아간다. 교주의 하는 짓을 보면 딱봐도 사기인 것 같던데 그녀는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종교에 의지해서라도 살아가려는 사람의 심리를 너무나 잘 반영하는 인물이다.

유메노 시의원 야마모토. 명색이 한 시를 이끌어가는 인물이면서 그는 시의 미래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더 큰 권력을 위해서만 노력하는 인물이다. 가족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사회적 지위만 신경쓰는 이기적인 인물의 대표라 할 수 있다.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그들은 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면서 하나의 장소에서 부딪치게 된다. 각 사건들에 어떠한 해결도 짓지 않고 그냥 끝내버린 오쿠다 히데오. 그다지 특별하지도 않은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로 600여 페이지의 거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가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책을 덮으며 곰곰히 생각에 잠겨본다.

직업을 가져보겠다는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국가에서 지급해주는 돈을 위해 거짓말과 과장을 보태며 쉽게만 살아가려하는 젊은 세대들. 매춘으로 용돈벌이를 하는 젊은 주부들. 종교에 의지해서 현재의 생에서의 행복이 아닌 다음 생의 행복을 위해 삶을 살아가는 안타까운 이들. 이 책에서 그려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어둠 뿐이다. 어둠의 끝에서 그들은 과연 새로운 희망과 빛을 찾았을까. 우리는 과연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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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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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기에 관심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되었는데 읽으면서 <벽장 속의 아이>가 계속 겹쳐져서 사실 조금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 저 작품을 접했을 때 충격 그 자체였고, 아이의 시점으로 쓰여진 작품이라 아이가 겪은 상황 자체에 더 몰입이 되어 아픔을 많이 느꼈었다. 하지만 비슷한 소재의 작품을 그것도 적은 분량이 아닌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으로 접하다보니 사실 아픔, 충격, 공포 등등의 감정은 점점 누그러들고 그저 모자의 탈출과 바깥 세상에서의 결말만을 보기 위해 계속 읽어나갔다. 저 작품을 읽지 않았다면 충분히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좋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겐 그저 중복된 내용의 책을 한 권 더 읽은 느낌만 강했다.

잭은 그의 엄마가 올드 닉이란 한 남자에게 납치되어 감금된 채로 낳게된 아이이다. 잭은 엄마와 함께 자그마한 공간에서 살게 된다. 그 곳에서 한번도 밖에 나가본 적이 없기에 티비 속의 세상은 모두 꾸며진 것이라 여기고 세상 밖에 대한 건 하나도 모른채 다섯 살 생일을 맞이하고 잭의 엄마는 그제서야 잭과 함께 자유를 꿈꾸며 바깥 세상을 알려주기로 결심한다. 우여곡절 끝에 탈출에 성공하고 새로운 세상에 대해 알아가며 하나씩 세상과 마주하기 시작한다. 잭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고 두렵기만 하다. 잭에게 방은 모든 것이었다. 안전한 곳이었고 엄마와 함께 24시간 있을 수 있기에 그저 행복하기만 한 곳이었다. 새로운 바깥 세상은 잭에게 그저 티비 속의 세상처럼 느껴질 뿐이다. 조금씩 적응해가면서 방에게 안녕을 고하며 그들은 세상에서 살아가기 시작한다.
이 책은 납치, 감금, 성폭행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택해 쓰여졌지만 순진한 아이의 눈을 빌려 쓰여졌기에 격한 감정보다는 아픔만이 느껴졌다. 아이의 심리가 너무나 잘 표현된 작품이어서 실제로 내가 잭이 된것처럼 이야기를 잘 느낄 수 있었다. 충격적인 사건보다 그 실화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고자 한 작품이었기에 충격과 같은 격한 느낌이 아닌 조금 씁쓸하면서 아프지만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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