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신도시 유메노의 다섯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지만 실상은 그들을 통해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며 비판의 목소리를 담고있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다. 그의 작품은 유쾌하면서도 사회비판적인 모습을 담고있어 웃음과 함께 씁쓸함을 안겨주는 작가로 유명하다. 꿈의 도시인 유메노 시에에 살고 있지만 정작 그 도시엔 ’꿈’하면 느껴지는 밝음이 없다. 밝은 미래는 보이지 않고 그저 쇠퇴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죽은 도시와 같은 유메노 시.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겉으로 내세우는 꿈만 있지 실상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듯 하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조차 생각할 수 없으며, 그저 현실에 안주하며 하루 하루 살아나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겹쳐지기에 읽는 내내 우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시청 공무원 아이하라 도모노리, 고교생 구보 후미에, 사기 판매원 가토 유야, 드림 타운 보안 요원 호리베 다에코, 시의원 야마모토 준이치. 이들 다섯 명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아이하라는 점점 늘어나는 생활수급자들을 줄이기위해 파칭코에서 감시하며 성과를 올리기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유부녀 매춘행각을 보게되고 거기에 빠져들게 된다. 날라리 공무원의 분위기를 피우는 그는 수급자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것뿐이 없는데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된다. 그 범인은 자신이 수급생활자로 올려주지 않아서 추위로 죽은 노모의 아들이다. 뒤늦은 후회는 그의 생활을 위태롭게 만들어버렸다. 도쿄의 대학을 목표삼아 유메노를 벗어나려는 구보. 그녀는 게임에 빠진 히키코모리 남성에게 납치되어 감금된다. 점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결국엔 체념을 하며 그 상황을 버텨보려는 심리가 잘 쓰여져있다. 전 폭주족 출신으로 홀로있는 노인의 집을 방문하여 누전차단기를 팔며 살아가는 청년 가토. 사기 판매라는 것만 빼면 그래도 꽤 성실하게 살아가는 청년이다. 하지만 그의 동료 시바타가 저지른 사건에 휘말리면서 그의 미래는 어찌될지 종잡을 수 없게 된다. 드림 타운의 소매치기범을 현장에서 잡아내는 일을 하는 중년의 여성 호리베. 그녀는 신흥종교에 빠져 현세의 행복이 아닌 내세의 행복을 바라며 살아간다. 교주의 하는 짓을 보면 딱봐도 사기인 것 같던데 그녀는 그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종교에 의지해서라도 살아가려는 사람의 심리를 너무나 잘 반영하는 인물이다. 유메노 시의원 야마모토. 명색이 한 시를 이끌어가는 인물이면서 그는 시의 미래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더 큰 권력을 위해서만 노력하는 인물이다. 가족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사회적 지위만 신경쓰는 이기적인 인물의 대표라 할 수 있다.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그들은 클라이맥스로 치달으면서 하나의 장소에서 부딪치게 된다. 각 사건들에 어떠한 해결도 짓지 않고 그냥 끝내버린 오쿠다 히데오. 그다지 특별하지도 않은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로 600여 페이지의 거대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그가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책을 덮으며 곰곰히 생각에 잠겨본다. 직업을 가져보겠다는 노력도 하지 않고 그저 국가에서 지급해주는 돈을 위해 거짓말과 과장을 보태며 쉽게만 살아가려하는 젊은 세대들. 매춘으로 용돈벌이를 하는 젊은 주부들. 종교에 의지해서 현재의 생에서의 행복이 아닌 다음 생의 행복을 위해 삶을 살아가는 안타까운 이들. 이 책에서 그려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어둠 뿐이다. 어둠의 끝에서 그들은 과연 새로운 희망과 빛을 찾았을까. 우리는 과연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