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
최성일 지음 / 연암서가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인의 아내가 쓴 이 책의 서문을 꼭 읽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1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읽은 책 6 우리는 맹신자가 아니라 비판적 지지자가 되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팽이 안단테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 지음, 김병순 옮김 / 돌베개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와 친구는 도대체 무슨 권리로 달팽이의 삶에 끼어들었단 말인가?’    

유럽여행 중에 얻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병으로 병상에 누워 지내던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는 친구가 제비꽃 화분과 함께 가져온 달팽이를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 평생 건강하게 살았지만 원인불명의 병으로 전신 마비가 왔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누워서 숨 쉬는 것밖에 없었던 그녀였다. 원인 모를 병이 베일리의 신체를 구속한 것처럼, 달팽이 역시 영문도 모른 채 전혀 다른 환경에 던져졌다. 그녀는 달팽이집에 꽁꽁 숨어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던 달팽이의 모습이 자신과 겹쳐져 영 마뜩잖았던 것이다. 

그런데 며칠 뒤,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던 달팽이가 더듬이를 부드럽게 흔들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화분에서 화분 밑 접시로, 화분 옆 전기스탠드로, 그리고 마루바닥에 까지. 달팽이는 느리고 우아한 움직임으로 산책하고 관찰하듯 끊임없이 돌아다녔고, 광고지며 편지지를 파먹기 시작했다. 베일리는 대신 꽃잎 하나를 건넸다. 달팽이는 먹는 건지 안 먹는 건지 모르는 속도로 꽃잎을 먹었다. “귀를 바싹 기울였다. 달팽이가 먹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나는 달팽이가 보라색 꽃잎 하나를 저녁밥으로 꼼꼼히 다 먹어 치우는 한 시간 동안 잠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았다.” 숨 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던 베일리는 달팽이 덕분에 새로운 할 일이 생겼다. 달팽이를 관찰하고 먹이를 챙겨주고, 이 친구에 대해서 더 잘 알아보는 것. 

『달팽이 안단테』는 투병 생활 중에 달팽이를 키우게 된 저자가 달팽이를 관찰하면서 쓴 일종의 관찰일지이자, 에세이다. 그렇다고 ‘관찰’이라는 행위에 집중하여 쓴 것도 아니고, 달팽이에 관해 생물학적으로 깊이 들어가지도 않는다. 병으로 일그러진 자신의 일상을 절망적으로, 또 덤덤하게 써내려간 부분은 투병 에세이 같기도 하다. 달팽이와 저자 자신의 이야기는 책 속에 절묘하게 맞물려 있다. 절망 속에 우연히 찾아온 달팽이, 달팽이 특유의 느리지만 부지런한 움직임은 베일리에게 큰 위로이자 감동을 주었다. 베일리는 그 감동을 이렇게 설명한다. “달팽이의 타고난 느린 걸음걸이와 고독한 삶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어둠의 시간 속에서 헤매던 나를 인간세계를 넘어선 더 큰 세계로 이끌어주었다. (…) 그 아주 작은 존재가 내 삶을 지탱해주었다.” 

원인 불명의 병, 전신 마비, 달팽이라는 작은 친구. 베일리가 처한 상황은 상투적인 감동으로 이어질 법도 한데, 오히려 베일리는 달팽이를 통해서 깨달은 생명의 감동을 담담하게 써내려갔다. 그 관조의 태도에선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투병과 달팽이 관찰을 통해 생명의 존귀함에 도달하는 이 책에 대해 사회 생물학자인 에드워드 O. 윌슨은 딱 한 문장으로 평가했다. “아름답다”고. 이 책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프트 서부해안 연대기 3부작 1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능력'에 대한 대가의 해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확신의 함정 - 금태섭 변호사의 딜레마에 빠진 법과 정의 이야기
금태섭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금태섭 변호사의 전작인 『디케의 눈』이 실화를 바탕으로 법과 사회의 이면을 살펴봤다면, 신작인 『확신의 함정』은 사회를 문제 삼되, 그 수단으로 현실이 아닌 문학작품을 내세웠다.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의 글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날것 그대로의 실화가 아닐까. 하지만 저자는 현실의 문제를 구태여 소설에서 빌려 오기로 작정한 듯 하다. 문학이 현실을 보는 창이라는 생각이 타당하긴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부류에 속할 법조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좀 이채롭긴 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법조인은 현실적이고 냉정하기만 할 거라고 믿는 것이, 우리가 가진 '확신의 함정'이 아닐까?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틀릴 수 있다. (...) 누구나 틀릴 수 있다는 전제에서, 다양한 문제를 여러 가지 방향에서 바라보고' 이 글을 썼다고. 

따라서 이 책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다양한 선입견에 시비를 건다.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마땅한 범죄, 이를테면 어린이 성폭행범을 떠올려 보자. 우리는 차라리 그들을 거세하자는 과격한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그런 과격한 처벌이 과연 옳은가 되묻는다. 그리고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억압과 고통을 살인이라는 최후의 수단으로 구원받는 살인자들, 그들에 대한 통념과 법의 잣대가 얼마나 쓸모없는지 보여준다. 

확신은 우리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특히 법과 도덕에서 출발한 확신은 그걸 가진 사람이 일종의 우월감마저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런 확신조차 상황에 따라서 딜레마에 처하게 된다는 것으 저자의 생각이다. 그가 소개하는 대부분의 소설은 그런 논쟁적인 상황을 문제 삼고 있다. 개중엔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 글자』, 월리엄 골당의 『파리대왕』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도 있지만, 존 그리샴의 『고백』, 조디 피콜트의 『마이 시스터즈 키퍼』처럼 우리가 한 번도 진지하게 다뤄보지 않은 작품들도 많다. 

어떤 작품을 다루고 있던, 저자가 딜레마를 보여주는 이유가 우리의 확신이 틀렸다고 말하는 데 있지는 않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방점 찍는 것은 누구나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과 모든 것에 양면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가능성과 양면성을 인정할 때 비로소 논리와 통찰로써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대면할 수 있지 않을까. 

 - 11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