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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의 뇌과학 - 더 나은 관계를 위한 4단계 뇌 최적화 전략 ㅣ 쓸모 많은 뇌과학 15
에이미 뱅크스.리 앤 허시먼 지음, 김현정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1월
평점 :
※ 이 서평은 디지털감성 e북카페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서 작성하였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관계를 떠나서 살 수 없습니다. 처음 만나는 부모와의 관계에서부터 시작해, 성장하면서 친구를 만나고, 더 자라 사회에 나가 수많은 사람들과 얽히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관계는 언제나 우리에게 기쁨만 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고, 갈등을 겪고, 배신과 오해로 인해 깊은 고통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관계에 지쳐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고, 혼자 있는 삶을 더 편안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사람에게 가장 위험한 감정 중 하나가 바로 외로움이라는 사실입니다. 외로움은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면역력 저하,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심지어 수명 단축과도 연결되는 생물학적 위험 요인이라고 합니다.
결국 인간은 힘들어도 관계 안에서 살아가도록 설계된 존재이며, 관계를 끊는 방식으로는 결코 건강해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삶에서 얻는 큰 기쁨과 만족 역시 타인과 맺는 관계 속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인간관계를 감정의 문제나 성격의 문제로 보지 않고, 뇌의 신경 구조와 작동 원리라는 과학적 관점에서 해석합니다. 이 책의 핵심 이론은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CARE 모델인데, CARE모델이란? 인간의 모든 관계가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 뇌가 필요로 하는 네 가지 정서 시스템, 곧 평온함(Calm), 수용감(Accepted), 공감(Resonant), 활력(Energetic)을 의미합니다.
저자들은 인간관계의 문제를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이 네 가지 신경 경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느냐의 문제로 바라봅니다.
먼저 Calm, 즉 평온함은 관계의 출발점으로, 뇌가 “지금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는 스마트 미주신경을 통해 조절되며, 이 경로가 활성화될 때 사람은 방어 반응이 줄어들고 대화와 소통이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많은 갈등은 사실 말의 내용 때문이 아니라, 신경계가 이미 흥분 상태에 들어간 채 대화를 시도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Accepted, 즉 수용감은 “나는 이 관계 안에서 받아들여졌다”는 감각으로, 배측 전대상피질과 연결된다고 합니다. 이 부위는 사회적 거절을 신체적 통증과 동일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인간은 거절과 무시에 실제 통증에 가까운 상처를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논리보다,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 다시 말해 신경학적 안정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Resonant,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능력으로, 거울신경계를 통해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상대의 감정을 자동으로 뇌 안에서 재현하게 하며, 공감이 깨진 관계는 정보는 오가지만 정서적 연결은 단절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말은 맞지만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 관계가 바로 이런 경우라는 것입니다.
Energetic, 활력은 관계 속에서 느끼는 생기와 에너지로, 도파민 보상 시스템과 연결되는 것입니다. 관계가 즐겁고 의미 있을 때 뇌는 그 관계를 지속할 가치가 있다고 학습하며, 반대로 활력이 사라진 관계는 큰 갈등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소멸된다고 합니다. 관계가 힘들어지는 이유는 싸움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에너지가 흐르지 않기 때문일 때도 많다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우리가 관계에서 예민해지고, 쉽게 상처받고, 방어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를 성격 탓이나 의지 부족으로 설명하기 보다 그것은 뇌가 위협을 감지했을 때 자동으로 작동하는 생존 반응이며,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신경학적 현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흔히 관계가 어려울 때 상대를 바꾸려 하거나, 말을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보다 먼저, 내가 지금 안전한 상태인지, 내 몸과 뇌가 긴장과 위협 속에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관계는 말이나 행동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의 상태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관계를 벗어나 고립된 채로 홀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현실이라면, 이 책에서 알려주는 신경과학적 관점을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 꾸준히 훈련해 나가는 것이 하나의 현실적이고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관계를 두려움이 아니라 회복과 성장의 공간으로 경험하며, 더 따뜻하고 건강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