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두 시 나의 도시 - 지금 혼자라 해도 짙은 외로움은 없다
조기준 지음 / 책들의정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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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그냥 바라만 봐도 묘한 기분이 들면서, 너무 이쁘고 새까만 하늘에 다채로운 색깔을 뿜어내고 있는 모습이

이 책을 읽다가 문뜩 표지를 보면 참 이 책하고 잘 어울리며, 너무도 잘 맞는다는 느낌과 분위기를 준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 혼자서 곰곰이 생각이란 걸 해 보았다.

밤 열두 시와 나의 도시. 땡 하고 종은 울리지 않지만 11시 59분에서 딱 1분만 넘어가면 정말 땡 소리가 울린듯한 착각이 들면서

순간 12시가 딱 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요일의 숫자가 바뀌고 앞의 오후에서 오전으로 바뀌게 된다.

참 의식하고 볼 때나, 무의식적으로 볼 때나 마음이 묘하게 쿵쿵 거리듯이 두근대며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곤 한다.


바깥과 하늘은 칠흑같이 어둡지만 밤이지만 일단 열두시가 되어버리면 내일이었던 날이 오늘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세상은 언제 시끄러웠냐는 듯이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기 그지없다.

제목처럼 그때는 진짜 나의 도시가 되어버리는 것 같다. 내 목소리가 제일 크게 들리고, 내 마음속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오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을 주면서 들게 한다.


제목처럼 12시가 되고 나서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 책은 밤에 읽으면 더욱 좋고, 낮에 읽으면 더 좋다이다.

어느 순간이든, 어느 시간대든 읽어도 좋다. 다만 좀 더 어둠이 내려앉은 밤 시간에 읽거나, 새벽에 읽는걸 추천한다.

좀 더 마음을 촉촉이 젖셔주기도 하고, 같이 공감도 하게 되며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낮이나 밤이나 새벽에 보게 되면 생각이 나 감성적인 부분이 똑같은 부분을 읽어도 다르게 다가오고, 다르게 느껴진다.


저자의 솔직하면서 꾸밈없는 담백하면서 진솔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도서이다.

우리가 생각지 못한 부분들을 콕, 콕 짚어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저자의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과 의견도 나오기에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겠구나, 이럴 수도 있겠구나 와 같은 나만의 감정을 앞세우거나, 생각을 주장하지 않게 만들어주며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게 되고, 여러 가지 생각이란 걸 하게 만들어준다.

책 속에는 너무 잘 그리지도, 그렇다고 못 그리지도 않은 최선을 다해 표현하고, 그려내고 색칠한 그림들이 등장을 하곤 한다.

오히려 정감이 가고 이야기와 잘 매치가 돼서 나쁘지 않고 좋았다.


저자의 반려묘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름이 처음에는 뭐야 했지만 뭔가 어울리면서 개성 있으면서, 의미가 너무 좋다.

손발이 예뻐서 손발이라고 지은 고양이와의 동거 이야기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정선에서 들려준다.

저자의 명치를 가격한 말을 담은 문장이 있다. 동물은 기르는 게 아니라, 함께 생활하는 것.

와하면서 입을 벌리면서 맞는 말이라고 공감을 했다. 저자의 이야기와 이 문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든다.

동물 앞에서 자신이 강자가 되고, 주인이 된다는 의식을 버리고 동물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또 다른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같이 동반자로 생활을 해나간다고 생각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과 생각이 들었다.


총 6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하나같이 제목들이 예사롭지 않으며 다 마음에 쏙쏙 하고 와닿는다.

보다 보면 살다가 누구나 겪어봤거나, 실제로 자신이 해봤거나, 당해봤거나 하는 참 많은 주제와 이야기들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에서 옛날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다음에 보자라고

말해놓고 다음에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상대방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그저 예의상, 그냥 할 말이 없거나 빈말로 툭툭 내뱉는

이 말이 참 무서우면서 다음에 보자는 진짜로 가지고 있는 뜻을 없앤다는 기분과 생각이 들었다.

원래 난 빈말이 아니었다. 진짜로 다음에 보고 싶었고, 또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그 말을 믿고 기다린 적도 있다.

그런데 연락이 없었고, 나중에 하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먼저 연락하기에도 뭔가 애매하게 되어 그렇게 흐지부지 없어진 적도 있다.

그렇게 몇 번을 당하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내뱉게 되고, 빈말이겠지라는 생각과 기대도 하지 않게 되었다.

진짜 저자의 말처럼, 저자의 행동처럼 아예 빈말이 안되게 약속을 그 자리에서 잡아버려야 한다는 걸 배웠다.

상대방은 아니어도 난 진심이고 말을 내뱉었으니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해서 다시 정도 쌓고, 우정도 쌓는거고 말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외로움은 멀리 사라져버리고, 혼자라는 생각도 자리도 사라져버리게 만들어준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되짚어지게 해주며 물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말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고, 나라는 자신은 틀린 게 아닌, 그저 다른 것뿐이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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