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도 상처가 있더라
박재훈 지음 / 지식과감성#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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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도 상처가 있더라' 제목을 보는 순간 길에 어떻게 상처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란 생각보다, 먼저 든 생각은 내가 무심코 지나쳐 온, 무심코 밟아 온

길에도 많은 사연들이 숨겨져있고, 길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겠구나였다.

길이 없다면 어떨까?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현재도 계속해서 길들이 생겨나고있다. 그 길을 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자가용으로, 또는 자신의 건강한

두 발과 두 다리고 걸어가고있다. 어쩔때는 힘없이, 다른때는 힘차게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재훈저자는 세상을 따뜻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따뜻한 인성'을 글과 강의로 가르치고 계신 분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심상치 않았던것이고, 읽다보면 괜스리 마음에 단비가 내린것처럼 촉촉해짐을 느낄 수 있다.

산책을 하면서, 길을 걷다가 마주친 길 위의 모습들을 사진과 글로 담아내셨다. 그래서 사진이 많이는 아니지만, 깔끔하고 정갈하게 들어가있고,

글과 매치가 잘 되어있다. 읽기에 부담이 되는 내용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짧다고 느껴질정도로 가볍게 읽기좋은 책이다.

저자가 길을 걸으면서 실제로 생각하고, 보고, 겪었던 일상들이 담겨져있는 일상에세이자 수필의 형식이라 부담감없이, 편하게 그리고 저자의 따뜻한 마음이

책 한권에 모두 들어가있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깨달음도, 배움도 많이 얻어가는 책이었다.

저자가 쓴 이 책의 주제와 내가 읽고 느낀 느낀 점등이 서로 잘 어울리며 조화가 이뤄진다는걸 알 수 있었다.

상처없는 사람 없듯이, 상처난 삶을 사는 사람, 아파하는 사람 등을 위한 작은 위로가 담긴 책이다.


모든 책들은 챕터가 숫자로 나뉘어져있는데 이 책도 그렇긴 하지만 시작부분이 약간 다르다.

'시작'으로 시작해서, 하나, 둘, 그리고 예상하던 마지막이나 끝이 아닌, 다섯으로 마무리가 된다.

길은 그냥 걷기위한, 교통의 수단으로만 이용되는것이 아니다. 길은 소통의 존재다.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스쳐지나간다. 거기서 오랜만에 친구를 만날 수도있고, 아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단절되었던 관계를 우연히 연결지어주는 것도 바로 길인것같다. 그래서 길은 소통의 존재가 되기도 하는것이다.


저자는 길은 자신에게 기다림의 존재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다.

우리가 공사한다고, 건물짓는다고 파괴만 하지않는다면, 길은 항상 그 자리에 눈이오나, 비가오나, 바람이 부나, 변치않고 그자리에 존재한다.

학교다니면서 다녔던 길을 걷게되면 그때의 기억이 길을 따라 새록새록 떠올라 나를 추억의 그 시간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여전히 나를 기달려주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며, 길이 변하지 않고 기달려줬기에 추억도 같이 생각났던게 아닐까 싶다.


먹구름 속의 한 줄기 빛- 먹구름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반면에 빛 없는 인생도 없습니다. 

아래로 내려다보면 길도 있고, 물도 있습니다. 먹구름만 보지 말아야 합니다. p16-17

길과 함께 먹구름과 빛이 같이 있는 사진과 함께 글이 적혀져있다. 내 머릿속에 보았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비가 엄청 왔을때, 서서히 비가 그치더니, 새까만 구름 사이에서 환한 한 줄기의 빛들이 지상으로, 땅으로, 길로 내려오는걸 본적이 있다.

그때의 그 모습은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잊혀지지가 않고 여전히 뇌리에 남아있다.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은 뭔가 벅차오름, 신기함, 놀라움 등 한꺼번에 여러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인생도 그렇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항상 상승곡선만 있는 인생은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하강곡선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가 올때는 먹구름이 잔뜩 생겨, 어둡고, 침침하지만 결국 비는 그친다. 그리고 먹구름은 사라지고 빛이 쏟아져내려온다.

인생도 먹구름이 조금 오래 갈뿐, 그 먹구름도 곧 없어져 눈부신 빛이 쏟아져 내려올것이다.

왜 내 인생만 이러는지 스트레스 받거나, 고민하고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저자가 말하지 않는가, 먹구름만 보지 말라고.


삶의 손수레- 손수레에 가득 실려 있는 짐들은 분명 나의 무거운 삶의 짐이지만

그 손수레조차 포기하는 날에는 내 삶의 의미가 사라져 버릴것이기 때문입니다. p58-59

걷다보면 짐이 가득실려져있는 덩그러니 남아있는 손수레를 본적이 있거나, 그 가득 짐이 실어진 손수레를 끌고가는 사람들을 본적이 있을것이다.

그걸보고 그냥 무심코 지나쳤다면 다시 보게 된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자.

손수레에 실린 짐은 겉보기에는 고물이고 그래보여도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들의 몸에 매달린 삶의 짐과도 같다.

그 짐이 너무 버거울때도있고, 특히 그날따라 무거울때도 있다. 그럴때 에잇 모르겠다하고 벗어버리거나, 던져버린다면 포기하는게 되는것이다.

나만 가지고 있는게 아니다.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 인생의 짐이기도하고, 우리들의 삶이기도 하다. 더이상 그 짐을 든 손수레를 옮기지 않는다면,

보이지 않는 몸에 매달린 짐을 던져버린다면, 그건 내 삶을 포기하고 던져버리는것과 같다.


실제로 끌고가는 분들은 언덕위에서도 절대 손을 놓치 않으신다. 아무리 손이 아프고, 힘들어도말이다.

나도 그렇지만, 우리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싶다. 그저 묵묵히, 아프면 아프구나하면서 걸어가다보면 어느새 그 짐이 사라져버릴 수도 있지 않나하고 생각해본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무심코 넘어갈 수 있는 길 위의 모든것들을 다 캐치해서 어떻게 이러한 생각까지 하실 수 있었는지

정말 읽으면서 감탄하고, 신기하면서 놀라움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리고 길이란 무엇인지, 길은 그냥 한줄로만 되어있는 곳이 아니라,

그 곳곳에 숨겨져있는 보물을 찾는것처럼 많은것들이 숨겨져있다는걸 깨달았다.

우리가 어쩌면 자주 보고, 무심코 밝고 지나갔던 물이 지나가는걸 볼 수 있는 구멍이 난 덮개로 덮힌 수로를 보면 수로 아래는 콘크리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 콘크리트 아래에서 잡초가 생기고, 자라나 그 위로 올라온걸 간혹 발견할때가 있다.

신기하지 않은가. 어떻게 풀 한포기 자라기 힘든곳에서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 수로위의 덮개를 가릴 수 있는가.

이러한 것까지 저자는 놓치지 않고 담아내었고, 그 속에서 배움과 깨달음, 그리고 따뜻한 인생의 위로와 공감을 전해준다.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되고, 위로도 잔뜩 받았다. 누군가 나를 위해 해줄 수 없는 말과 삶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길과 길 위를

나한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알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나도 저자처럼 길이 좋아질꺼같고, 파편을 줍는다는 표현을 쓰는것처럼, 하나씩 파편을 모아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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