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산다
가쿠타 미츠요 지음, 김현화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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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제일 쉽고, 간단하게 얻을 수 있는게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은 바로, '나이'다.

다른건 죽도록 노력을 하던, 열심히 하던 무언가 내가 행동하고, 생각해야지만 얻을 수 있었다면, 나이만큼은 예외이지 않나.

그저 1년만 지나면 원치않아도 자동적으로 한살을 먹게되고, 내 나이는 한살 위로 업그레이드 된다. 그저 숫자만.

나이는 계속 변화하는데, 내 삶이나 인생은 별로 변화가 없으니 자꾸 한살씩 늘어나는게 속이 상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건 그다지 유쾌한 일이 아니다. 한창 젊다못해, 파릇파릇한 나이대였을때는 나이를 먹는게 아깝지도, 안타깝지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이를 확 먹고나서야 내 나이를 뒤돌아봤을때, 그때를 잊지를 못한다.

어느새 내가 이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지?하는 놀라움과 슬픔, 씁쓸함, 안타까움 등등 여러 감정들이 한꺼번에 몰아쳐서 나를 휘감았었다.

나이를 잊고 살았던 순간들이 눈과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면서, 현재의 나이로 나를 되돌려놓았다.

한참동안, 내 나이의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었다. 그러고나서부터, 나이에 민감하고,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새해가 되면 옛날에는 그런가보다하고 무심코 넘겼다면, 이제는 무심코 넘기고 싶지 않아졌으며, 연말이되면 마음이 아릴정도로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또 뒷자리 숫자가 바뀐다는게 미치도록 싫었다.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건 더 싫지만 말이다.


그러던 나한테 '무심하게 산다'라는 책은 나이에 대해 민감하면서, 예민하게 반응하던 나를 차분하게 만들어주면서, 부정적인 감정들로 가득한

내 머릿속을 깨끗하게 청소해주었고, 불편하고, 아팠던 마음을 한결 숨쉬기 편하게 만들어준 책이다.

뿐만 아니라, 나이를 잊고 살았던 그때로 나를 다시 돌려보내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무심하게 산다'의 저자인 가쿠타 미쓰요저자는 이 책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시원하면서 솔직하게 풀어내 담았다.

읽다보면, 같은 나이대는 아니지만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으로써,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같이 웃기도하고, 찡그리기도하며 읽었다.

가쿠타 미쓰요 저자는 중년의 소설가로 실제로 마흔다섯살의 중년을 보내고 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알게 된 세상살이의 참맛을 아주 맛깔나게

글로써 담아내었다. 나이가 마흔다섯살이면 어떻고, 그 이상이면 어떠랴.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를 제대로 몸소 보여준다.

'나이듦'에 관한 에세이로, 저자가 마흔이 넘은 나이대에 들어가면서, 겪는 몸의 변화, 마음의 변화를 재치있으며, 담백하게 풀어낸 에세이형식의 책이다.


나이듦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하지만 책 속의 저자는 나이듦에 절망하지도, 비관하지도 않으며, 또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그 점이 너무도 좋았다. 충분히 부정적이고 안 좋게 받아들이고 있는 나한테 만약 이 책까지도 그런 내용이었다면, 공감을 했을지라도,

더욱 나를 예민하고 민감하며, 구렁텅이로 몰아넣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원하든, 원치않든 나이는 자연스레 먹는다. 그런것처럼 몸도 마음도 자연스레 변화하게 된다. 그 변화는 겪어보지 못한 변화이기에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낯설음도 무심한듯, 어쩌면 시크하게, 담백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멋져보이면서, 쿨해보이기까지 했다.


가쿠타 미쓰요저자는 20대때, 자신보다 나이가 위인 어른들의 말하는 몸의 변화를 듣고, 자신의 몸에 그런 변화가 언제생길지 조마조마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30대가 되고, 서른다섯이 넘어가면서 변화가 찾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젊었을때 하지 않았던 운동을 하자, 몸이 더 젊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40대가 되고, 사십대가 넘어가자 변화가 찾아왔다. 두부가 맛있다고 느껴지게된것이다.

이런것처럼 저자는 허리도 삐끗하기도하고, 건강검진을 처음 받아보기도하며, 노안이 오는지 안경도 맞추기도 하는 등 자신의 나이듦에 적응을 하고있다.


뭐 이런게 변화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옛날에 별로 안 좋아했던 음식이나, 놀이, 게임 등을 갑자기 나이를 꽤 먹어 좋아하게 되는것만큼

신기하면서 놀라운 변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나이의 변화만큼 몸도 마음의 변화도 조금씩, 서서히 일어나고있었다.

암기나, 기억력이 좋았는데 이제는 깜빡도 자주하고, 몸도 예전치 못하게 밤새는건 일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밤새는것도 힘에 부쳐, 늦게라도 꼭 잠을 자야되는

그런 변화말이다. 아침밥을 안먹던 사람도 나이앞에서는 속수무책인지, 아침밥을 꼭 챙겨먹게 되는 습관이 생기는것처럼.


나도 이제는 예전 몸상태가 아니다. 밤새는걸 좋아했고, 밤에 활동하는 올빼미족이었는데, 이제는 밤에 오래 버티는게 힘이 들어졌다.

그래서 친구들하고 만나서 수다를 떨면, 밤샌 이야기는 잘 하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밤을 새면 안주거리가 되서, 학생때 어떻게 밤새서 시험공부를 했는지

신기하다고 진짜 그때 대단했다고 말하는 친구들과 나를 보며, 저자의 말처럼 예전이었다면 전혀 하지 않았을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제일 무서운게 식탐. 식탐이 전혀 없었다. 없으면 없는대로 안먹고, 있으면 있는대로 조금만 먹었는데 어느순간 식탐이 강해져

별로 배도 안고프면서 마구 흡입하고, 누가 내껄 건드리는게 싫어 확실하게 구분짓는걸 좋아하게 되었다.

거기에 요리하는것도 관심과 흥미가 생기게 되는걸 보니까 확실히 나이를 먹긴 먹고있는것 같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사니, 부모님하고 내 건강을 우선시하게 되어 좀더 건강하고 좋은음식을 먹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무심하게 산다' 책의 저자는 나이에 신경쓰지 않으며,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살려고 하는 모습이 좋게 보였다.

그리고 솔직하게 꼭 좋은점만 있는것도 아니고, 안 좋은점도 있다고 말한다. 안 좋은 단점을 없앨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매력적인 단점으로 승화시키는게 좋다라고

말하는 문장에 생각하는것부터가 다르다라는걸 깨달을 수 있었고, 나도 세상살이의 맛을 조금은 배운것같다. 너무 신경을 안쓸려고 한다.

훌훌 털어버리고,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어떤 변화를 겪고있는지에 대해 알아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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