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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
장자자 지음, 정세경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깊은 바닷속의 남자와 여자가 단 둘뿐 서로를 바라보는 표지가 인상적이면서 조용하고 깔끔한 느낌을 전해준다.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란 제목의 이 책은 가깝고도 먼 나라인 중국. 놀랍게도 중국인이 쓴 책으로 한국사람이 번역하여 출간한 따끈한 신간이다.
왜 놀랍다라는 표현을 썼냐면,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을 할것이다. 정말 말도 안되게 물론 번역을 한것이라도 다른나라 사람이 쓴 책이라
생각하지 못하게 공감도 많이 되고,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그리고 심장을 울리는 글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할때도 있었고, 눈물이 맺힌적도 있고, 나라는 사람은 슬픈걸 잘 느끼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할정도로
잘 감정표현이 극적이거나, 파도처럼 위아래로 출렁거리지 않은 그저 잔잔한 물결같은 사람이며, 슬픈영화를 봐도 그저그런 사막같은 메마른 내 감정선을
계속 툭 툭 치는것처럼 건들이는데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때마다 깊은 생각에 잠기곤하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중국드라마나, 영화는 많이 보고 들어봤어도 책은 접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번역되서 잘 출간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한테 이 책은 쉽게 구하기도 힘든,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책이라서 더욱 뜻깊고 놀라웠다.
이 책의 저자이신 장자자님은 중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젊은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이시다.
저자이신 장자자님이 쓰신 이번에 새롭게 출간한 '너의 세계를 지나칠 때'란 이 책은
놀랍게도 나도 전혀 몰랐던 사실인데, 중국에서 무려 4년 연속 베스트셀러이며, 700만 부 판매를 기록한 엄청난 책이다.
베스트셀러가 되는것도 어려운 시대에 무려 4년 연속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거기다 150만 리트윗을 기록한 이 책을 안 읽어볼 수가 없었다.
이 책 속에는 47편이 수록되어있는데 그 중에서 10편의 이야기가 영화로 개봉했거나, 영화화 확정이 나서 진행중이라고 한다.
세상에.. 한권의 책속에 47편의 얘기가 녹아있는것도 대단한데, 한 권의 책속에서 10편의 영화가 만들어진다는것은 상상도 못한 일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왜 영화로 개봉했는지, 영화화가 정해졌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요소들이 전체적으로 책에 쫙 깔려져있다.
단순한 사랑이야기, 연애담을 담은 그저 흔한 연애담소설책이 아니다. 내가 몰랐던 감정과 감성을 일깨워주고 알려주는 뭐라 설명하기에
내 어휘수준이 부족하다라는 기분이 들정도이다.
대륙의 이야기꾼이라는 칭호가 붙은 장자자 작가는 47편의 연애담을 담은 이 한 권의 책속에 하나의 단어인 '사랑'가지고는 부족한 모든것들이 담겨져있다.
읽다보니, 문뜩 내 핸드폰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핸드폰이 점점 좋아질수록 내 생활도 물론 좋아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시리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정말 옛날 학생때는 생각지도 못한 SNS의 탄생과 발전으로 인해 지금 너도나도 다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치지 않고 있으며, 모두들 SNS를 하고 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얘기하던 그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두들 아래로 고개를 숙이거나, 만나면 사진찍고 자판 누르기에 여념이 없다.
친구사이에도, 애인사이에도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왜 다들 그러는건지...
과거에는 사랑하는 사람 혹은 친구 부모님에게 편지지를 사서 편지를 쓰곤했다. 처음을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고민을 하고 여러번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던게
아직도 또렷이 기억나는데 지금은 그저 쉽고 간편하게 이모티콘을 달아서 문자로 띡보내면 끝. 정성도 사랑도 우정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거기에 서로 살기 바쁘다며, 낭만은 무슨, 삼포시대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점점 각박해지고 나밖에 모르는 세상이 되어가고있는 청춘도 낭만도 모두
포기하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 하는 이 현실속에서 이 책은 깜깜해서 보이지 않던, 너무 오래 닫혀버린 문에 조심히 노크를 한다.
즉, 청춘과 낭만,사랑,이별, 추억. 고백 등과 같은 이야기들을 재잘거리며 담담하게 써내려가져있다.
차례는 첫째날밤, 둘째날밤 처럼 총 8번째로 크게 나뉘어져있다.
그 중에서도 모든 이야기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하나같이 놓치고싶지 않은, 기억속에서 이미 저장되어있을정도로 다 값지다.
하지만 내가 딱 펼쳤을때 무심코 읽어내려갔던 그 첫장이 그 얘기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다.
왜냐하면 나한테 너무나 크게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p375 추억-청춘이란 여행에는 돌아오는 여정이 없다.
'시간에는 돌아오는 여정의 궤도가 없어.'
다 말할 수는 없어도 한참을 읽고 또 읽고, 계속 읽었던 처음에는 이해가 안되서 두번째는 이해가 되었지만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반복해서 읽었던것 같다. 계속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고 가슴이 아려오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었다.
너무도 담담한듯한 글자들이 모여 담담한 문장을 이루고 써내려간 그 느낌이 훅하고 와닿아버려서 나도 모르게 울어버렸던 것 같다.
여행을 떠난다면 다시 돌아올 자신의 자리가 있고, 집이 있다. 하지만 청춘은 그렇지 않다라는걸 청춘이 지나가면서 느끼고 있다보니
더욱 공감이 많이 된다. 청춘. 떠나는 기차는 있어도 돌아오는 기차는 없다.
시간도 역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시간이 가는것을 누구나 공평하게 다 아까워하는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