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정치적·종교적 갈등, 기술의 발달, 예술 시장의 구조, 심지어 스폰서의 취향까지도 작품의 방향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한다. 예술가들은 그 틈에서 싸우고, 타협하고, 도전하며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낸다. 그러한 과정을 하나하나 짚어가는 서술은 독자로 하여금 단순히 그림을 ‘보는 것’을 넘어, 예술을 ‘읽고 사유하는’ 단계로 이끌어준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설명의 균형감이다. 미술사를 전공한 학자의 깊이는 유지하면서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과 비유를 통해 어렵지 않게 전달된다. 그는 난해한 철학이나 예술이론 대신, 인물 중심의 이야기와 구체적 상황을 통해 명작의 탄생 과정을 풀어간다. 때문에 미술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도, 작품을 보는 감각이 점점 깨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단지 예술 감상의 향상을 넘어서, 역사와 인간에 대한 통찰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