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 비어드의 산문집 『축제의 날들』은 ‘삶의 끝에서 다시 삶을 바라보는 문장들’로 가득 차 있다. 생과 사, 병과 사랑, 끝과 시작이 기묘하게 맞물리는 이 작품은 자전적 에세이이자 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학적 산문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인간 존재의 가장 내밀한 순간을 포착하며, 우리가 흔히 외면하려 하는 것들을 섬세하고 정직하게 응시한다.
그 중 「워너」는 재난에 맞닥들인 인간의 모습을 비춘다. 가장 소중한 고양이를 구하려고 하지만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비어드는 죽음을 피하거나 낭만화하지 않는다. 그녀는 죽음이 ‘특별한 사건’이 아닌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그 안에 스민 유머와 고요한 슬픔을 함께 길어 올린다. 무력감과 사랑, 유대와 상실의 감정이 얽히며 독자는 어떤 절대적인 정서로 빠지기보다는, 다양한 복합 감정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조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