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너무 소중해서 - 동생에게 해 주는 46가지 이야기
전지민 지음 / 작가의집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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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몽글몽글 해져서 눈물흘림..내가 동생이 된 듯한 느낌..동생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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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해도 안 죽어요 -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사람입니다
김정희 지음 / 설렘(SEOLREM)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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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김정희의 에세이 『이혼해도 안 죽어요』는 결혼과 이혼,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을 솔직하게 풀어낸 자전적 이야기이다. 제목부터가 도발적이지만 동시에 단호하고 따뜻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혼이 삶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담담하고도 유쾌하게 증명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정직함이다. 저자는 20년 가까이 지속된 결혼 생활의 균열을 이야기하며, 이혼이라는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복잡한 감정과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결혼 생활이 파국에 이르는 과정은 드라마틱한 사건이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한 균열들이 쌓인 결과였음을,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무너지고 다시 일어섰는지를 진솔하게 고백한다.


별거는 이혼의 리허설이다. 두어 달 따로 지내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살림과 재정을 분리해 한두 해 살아보는 것이다. 그러면 분명해진다. 내가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온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인지.

본문 43페이지


이혼 후의 삶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이혼 직후 겪은 경제적 불안, 사회적 시선, 자존감의 붕괴, 그리고 육아에 대한 부담까지 낱낱이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고통의 시간을 지나며 ‘나’라는 존재를 다시 중심에 놓게 되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재정비하게 되었다. 아이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며, 결국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작가의 모습은, 이혼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강력한 사례다.


이 책은 단지 개인적인 회고록에 머무르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이혼, 특히 여성의 이혼은 무언의 낙인을 동반한다. 작가는 이 사회적 편견에 맞서며 “이혼은 죄도, 실패도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녀는 ‘독한 여자’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고,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묵직한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말을 하는 사람은 그만큼의 저급한 감정과 하찮은 인격을 지녔다. 그것은 학벌이나 사회적 지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나이 들면서 추해지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일 것이다.

본문 99페이지


문장들은 간결하고 직설적이다. “죽긴 왜 죽어요. 이혼하고 더 잘 살면 되죠.”라는 문장은 유쾌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삶을 향한 치열한 태도가 담겨 있다.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혹은 이미 이혼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마치 언니 혹은 친구처럼 옆에서 다정하게 말 걸어주는 느낌을 준다. “괜찮아, 너는 잘하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어.”


『이혼해도 안 죽어요』는 이혼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무겁거나 우울하게 흐르지 않는다. 오히려 삶의 다층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진짜 인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독자로 하여금 ‘나도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하고 안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돌이켜보면 참 암울했다. 내 인생은 빛도 들지 않는 긴 터널 같았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겨우 방향만을 잡아 걷고 있는 기분이었다.

본문 150페이지


이 책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용기와 희망을 준다.

결국 이 책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서는 법. 그것이 결혼 안에서든, 이혼 이후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삶의 자세임을 작가는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말한다. 『이혼해도 안 죽어요』는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지금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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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몽실 몽상구름 - 백 번 자살 시도 끝에 살아난 여자의 찬란한 생의 기록
최애니 지음 / 아빠토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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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책의 제목은 <몽실몽실 몽상구름>이지만, 책의 내용은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부제는 '백 번 자살 시도 끝에 살아난 여자의 찬란한 생의 기록'이다. 이 책의 저자는 오랫동안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앓아왔다. 자신에게 '착한 년 콤플렉스'를 지닌 여자라고 말하는 부분은 누구나 공감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불안, 우울장애 환자들은 평균보다 착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 인생 안에서 자신에 대한 검열 기준이 엄격하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이 바르고 착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인간이라면 제멋대로 정해놓은 기준에 자신이 대충 맞춰 살겠지만, 바르고 착한 사람은 그럴 수가 없다. 만인에게 착하고 예뻐 보이고 싶어하는 착한년이자 호구는 자신의 마음을 갉아먹고 나중에는 불안과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게 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결국 사람은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혼자 우뚝 설 수 있어야 나 자신으로 완성된다. 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규정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남들의 보편적인 시선 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본문 28페이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을 내어주고도 더 내어주고 싶어하는 마음, 사랑받기 위해서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곤 했는데, 그것이 내 눈에 처절하게 보이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 더 많이 들었다.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보는 것 자체가 고통인 적도 있었고, 그래서 콤플렉스가 생겨 대인기피증이 생기기도 했다. 콤플렉스는 부서지기 쉬운 병든 영혼이 웅크리고 숨죽인 채 곪아가는 상태라고 말하는 작가. 그 병든 영혼은 자신이 보기에 세상에서 가장 기괴하고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영원이라는 단어만큼 헛헛한 표현이 또 있을까. 현실 세계에 영원이란 없다. 이전 세대는 소멸하고 새로운 세대가 탄생한다. 이는 지구 순환의 법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능을 믿는 사람만큼 숭고한 것이 있을까.

본문 164페이지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괴로웠다. 나는 조울증을 앓고 있고 1년째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서 그런지 작가의 마음이나 상태가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상상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나처럼 병이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울감은 누구나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공감이 가능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안에서 나를 보고, 당신을 보고, 그 사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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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속물근성에 대하여 - SBS PD가 들여다본 사물 속 인문학
임찬묵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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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물건을 사랑한다는 건 때로 속물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그러나 임찬묵의 책 《그 남자의 속물근성에 대하여》는 그 ‘속물근성’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정면으로 끌어안는다. 이 책은 단순한 물욕의 고백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욕망이 어떤 의미를 띠고, 어떻게 한 사람의 철학이 되는지를 차분히 보여주는 사유의 기록이다.


임찬묵은 “사물완상(事物玩賞)”이라는 개념을 꺼내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물건을 가지고 노는 동시에 감상하는 이 태도는 얼핏 허영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 안에 시간의 축적과 감정의 결이 담긴다고 말한다. 홍차 한 잔, 클래식 시계 하나, 오래된 가구나 책장을 바라보는 시간이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는 이유다. 그렇게 그는 ‘정신적 사치’라는 낯선 개념을 자연스럽게 펼쳐 보

인다.


직업을 얻어 돈을 벌고, 다양한 술이 쏟아져 나오니 내 세상이 열린 것 같았다. 제일 먼저 파고든 것은 와인이었다. 열심히 책들을 읽고 궁금한 와인을 마셨다. (중략) 그렇게 몇 년을 지냈을까, 문득 허무함이 찾아왔다. 내가 정말 맛을 중심으로 와인을 고르고 있는 게 맞나 싶은 의문이 생겼다. 비싸고 유명하다고 나에게 맞는 것은 아니었다.

본문 81페이지


저자의 시선은 단지 취향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공자의 ‘문질빈빈(文質彬彬)’에서 균형감 있는 품격을 배우고, 부르디외의 아비투스 이론과 베블런의 과시소비 개념을 통해 우리가 왜 어떤 취향을 갖게 되는지 탐구한다. 이론은 이론대로, 하지만 그것이 그의 개인적인 경험과 맞닿아 있는 방식이 흥미롭다. 작가는 과거 이스라엘 특파원 시절 겪은 일이나, 중고 부로바 시계를 사게 된 계기, 마리아쥬 프레르 홍차에 빠진 이야기 등을 통해 소비의 뒷면에 자리한 진심을 꺼내놓는다. 그 모든 물건은 결국 그가 살았던 어떤 ‘시간’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책을 읽다 보면 ‘속물근성’이라는 말이 점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자신을 꾸미기 위한 허영이 아니라, 나를 정성껏 가꾸고 싶다는 조용한 마음이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가장 사랑스러운 것이 가장 아름답다.” 어떤 물건을, 혹은 어떤 취향을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 준다는 작가의 믿음이 글 전반에 담겨 있다.


선생님은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아느냐며 30분 넘게 일장 연설을 하셨다. "니가 오락실에서 시간을 낭비할 때 우리 황영조 선수는 이를 악물고 운동을 했다"고 했다. "너처럼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본믄 144페이지


《그 남자의 속물근성에 대하여》는 단순한 취향 자랑도, 철학 강의도 아니다. 삶을 관통하는 일상의 사소한 물건들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를 천천히 묻는다. 그리고 말없이 알려준다. 허영이라 치부하던 그 애착들 안에,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의 흔적이 있다고. 누군가는 '속물'이라 비웃을지 모르지만, 작가는 그 속에서 자기를 만든 시간과 감정과 철학을 발견한다. 이 책은 그런 ‘속물’들에게 보내는 다정한 연서다.


임찬묵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좋아하고, 왜 그것을 좋아하게 되었는가. 또, 그 애정은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책장을 덮고 나면, 내 책상 위에 놓인 오래된 머그잔 하나조차 조금은 다르게 보이게 된다. 사물과 취향, 관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 《그 남자의 속물근성에 대하여》는 그렇게 조용한 울림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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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너무 어려운 스몰토크 - 나의 특별하고도 평범한 자폐 스펙트럼의 세계
피트 웜비 지음, 임슬애 옮김 / 윌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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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피트 웜비의 『나에겐 너무 어려운 스몰토크』는 단순한 대화 기술서가 아니다. 이 책은 사회적 어색함에 시달려온 저자의 고백이자,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조언이다. 대화를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그냥 말 걸면 되지”라는 조언은 얼마나 무심한가. 피트 웜비는 이 흔한 충고의 무책임함을 날카롭게 짚어내고, 그 속에 숨은 사회적 불안과 자기 혐오, 고립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끌어올린다.


저자는 자폐 스펙트럼과 사회 불안 장애를 갖고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대화가 단순히 말의 교환이 아니라 ‘심리적 거리 좁히기’라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모두 말 한마디를 건네기 전, 수많은 내적 검열을 거친다. '이 타이밍이 맞을까?', '내 말이 너무 이상하진 않을까?', '괜히 거절당하면 어쩌지?' 저자는 이 모든 두려움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대화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닌, 각자의 배경과 기질, 상처 때문임을 공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의 스마트폰이 가장 쉬운 대안을 제공한다. 북잡한 은행거래가 온라인 채팅으로 이루어지고 병원 진료가 온라인 양식 작성으로 처리될 수 있다면 자폐인에게 더 적합한 세상이 도래할 것이다.

본문 63페이지


책은 다양한 사례와 연구, 저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컨대, 영국의 파티 문화 속에서 느낀 고립감, 잡담이 주는 압박, 전화 통화의 공포 등은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장면들을 재조명하게 만든다. 그가 묘사하는 '사교적 피로감'은 많은 현대인들이 겪는 감정이며, 특히 내향적이거나 사회적 신경증을 겪는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변화'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트 웜비는 독자에게 사교적인 사람이 되라고 재촉하지 않는다. 대신, 조금은 덜 불편하게, 조금은 덜 외롭게 살아가기 위한 작고 실질적인 방법들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대화의 시작점이 되는 '공통점 찾기', 질문에 대한 준비, 침묵을 받아들이는 연습 등이 그렇다. 이 실천들은 거창하지 않지만, 반복될수록 강력해진다.


자폐의 특별한 관심사에 관한 고정관념이라면, 바로 기차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 특별한 운송수단은 최악의 클리셰가 되었다.

본문 142페이


『나에겐 너무 어려운 스몰토크』는 ‘대화를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화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책이다. 스몰토크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이야기’가 아닌 ‘큰 용기’임을 이해하게 해준다. 그리고 그 용기를 조금이라도 덜 외롭게 낼 수 있도록, 작가는 손을 내민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침묵이 무조건 불편하지 않다는 사실, 그리고 말 한마디에 세상이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된다.


이 책은 내성적이거나, 사회적 자리에 서는 것이 버거운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동시에, 타인의 말 없음이 ‘무례함’이 아니라 ‘두려움’일 수 있음을 일깨우는 통찰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서툰 인사에 조금 더 다정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책.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말'이 아니라 '이해'에 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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