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니아 로이드 치의 『그린플루언서』는 오늘날 청소년들이 마주한 두 가지 거대한 흐름—기후 위기와 소셜 미디어—를 중심에 놓고, 이를 우정과 성장의 이야기로 엮어낸 작품이다. 이 책은 단순히 환경운동을 소재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세 명의 중학생 소녀들이 겪는 내적 갈등과 관계의 변화를 통해 ‘좋은 영향력’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주인공 에밀리, 아멜리, 시몬은 각자의 개성과 가치관을 지닌 인물로, 독자는 이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에밀리가 있다. 유튜브 채널 ‘시더뷰 톡톡’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그녀는 스스로를 ‘환경 인플루언서’라 여긴다. 학교에서 기후 행진을 기획하면서, 학교의 위선적인 태도와 기업 후원이라는 복잡한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영상으로 목소리를 내던 그녀는 뜻하지 않은 갈등 끝에 채널에서 배제되기도 하지만, 이 과정은 오히려 그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행동하게 되는 전환점이 된다. 전학생 아멜리는 급식에 채식 메뉴를 도입하자는 작은 실천을 통해 ‘불편한 목소리’가 어떻게 사회와 부딪히는지를 보여주며, 시몬은 직접 손으로 만든 옷을 통해 지속 가능성과
창의성을 실천으로 이끄는 인물로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