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주는 것들 - 프로이트도 놓친 꿈에 관한 15가지 진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전대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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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 적부터 꿈을 많이 꾸고 기억해서 항상 꿈에 대해 궁금했었다. 낮에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이야기를 볼 때도 있었고, 아주 무서운 상황에 처할 때도 있었고, 별 일이 아닌데도 엉엉 울었던 적도 있었다.

그때도 특이하고 인상적인 꿈을 꾸면 기록을 하곤 했는데 작년 봄부터 매일 꿈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스토리를 짤 때 영감을 받기도 하고, 평소 내 감정이 어떤가 살펴보기에도 좋았다.

꿈에 관심은 계속 있었지만, 꿈이 어떤 세계인지 꿈에서 보는 감정과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제대로 알아본 적은 없었다. 꿈의 세계가 워낙 이상하기도 해서, 꿈을 기록하면서도 이게 정말 쓸모있는 일일까 의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왜 꿈에서 그렇게 감정이 격해지는지
가위에는 왜 눌리는지
꿈의 세계는 칼라인지, 흑백인지
꿈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꿈은 모두 상징으로 이루어져있는지(프로이트의 이론)
왜 비슷한 형태의 꿈을 반복해서 꾸는지
자각몽은 어떤 과정으로 꾸게 되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꿈을 알아보고나니, 내가 꾸는 꿈을 계속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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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 하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윤정 옮김 / 손안의책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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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미스테리 장르가 너무 읽고 싶어서 찾아다니던 중 우연히 서점에서 사게 된 소설이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읽으며, 내가 학원 미스테리 장르를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빙과 시리즈, 소시민 시리즈, 문학소녀 시리즈...
이번에 읽게된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는 호러와 판타지가 좀 더 가미되었지만, 판타지 장르도 좋아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은 인물들이 겪는 일들을 보며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건, 나도 아직 어른이 된 것 같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이전에 겪었지만 언어로 내뱉지 못한 감정들을 소설로 선명하게 보게 되는 기분이었다.

미스테리 장르를 읽으면 항상 씁쓸함과 쓸쓸함을 느끼게 되곤한다. 또 새롭게 밝혀지는 진실로 인해 서로의 탓을 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소설 속에 나오는 사이가 좋은 여덟명의 아이들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계속 지켜보게되었다. 분명 그들의 이야기도 씁쓸하고, 또 쓸쓸했다. 하지만 여덟명의 아이들은 다정했다. 마음이 아픈 친구를 돌보고, 끝까지 그 손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이 따뜻했다. 눈이 쏟아지는 학교는 차가웠지만, 그 안의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계속 바라게 된 이유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츠지무라 미즈키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지.(그 전에 만화 버전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를 읽게 될 것 같다)

"내가 얼마나 너희들을 좋아하는지 다카노, 넌 모르지?"
"너야말로 우리들이 다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르잖아."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하)>, 3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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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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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았던 순서

석류<<<만원<야경<만등<문지기<사인숙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리 소설을 좀 더 읽어보고 싶어서(그전에 읽었던 시리즈는 청춘 미스터리 장르였기때문에 다른 작품 분위기가 궁금했다) 읽게된 소설이었다.

야경은 경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잔잔한 마음으로 읽었었는데, 거의 마지막에서야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씁쓸하게 남는 느낌이 여전히 좋았다. 설마 그런 이유로 사건이 일어났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다음 단편을 계속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사인숙은 과거에 연인에게 큰 상처를 준 적이 있는 남자가 사람이 죽어나가는 숙박에서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이야기였다.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이야기‘라서 좋았다. 고전부 시리즈를 읽으면서 종종 느꼈던 따스함이 있었다. 그리고 결말도 역시...씁쓸하면서도, ‘왜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마치 주인공의 생각처럼. 주인공이 눈에 띄게 정의를 추구하고, 선하기만 한 인물이 아니어서 더 그랬다. 분명 그곳에서 죽음을 완전히 막을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한몫 했다.

석류는.........사실 석류를 반정도까지만 읽고 책을 구매해버렸는데 석류의 결말을 읽고나서 좀 후회할 정도로 실망했다. 아름다운 어머니와 두 자매, 그리고 신비로운 목소리를 가진 아버지...까지는 좋았는데...어머니와 자매를 경쟁상대로 보는 중학생 소녀...그리고 상대는 아버지......ㅎㅎㅎ 예쁜 어머니<->예쁜 딸 경쟁 구도 너무 엘렉트라 콤플렉스 정도로 거슬러 올라가는 너무나 고전적이고 마음에 들지않는 설정이다...사실 엘렉트라 신화 이야기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아버지한테 어떻게든 복수하는 두 딸이 나을 뻔했다. ㅎㅎㅎㅎ
게다가 여동생의 상처도...아름다움을 깎아버리기 위한 복선이었다니ㅋㅋㅋㅋㅋ상처 생기면 그 순간 빛나던 아름다움이 사라지고 경쟁상대가 되지 않게 되는 걸까...?음 몰입이 되지않는다 역시. 아버지를 상대로 서로의 아름다움을 시기하는 자매라...도대체 어떤 욕망인가...이해되지않는 구도다.
촉촉한 입술 어쩌고 아버지 어쩌고 하는 부분은 아직도 소름이 끼친다 나쁜 의미에서...

만등은 도대체 어쩌다 두 사람을 죽이게 되었나 하는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했는데(석류에 대한 충격을 가시게 하기 위해 얼른 읽었다) 오...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세상에 주인공 이타미를 심판하는 존재가...전염병이라니. 그동안 했던 일들에 대한 심판으로 너무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이타미를 도망치게 묶어버리는 존재가 되다니. 첫번째 살인도 너무 일이 착착 진행되어서 싸늘하게 무섭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끝이 그렇게 될 줄 몰랐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 욕망이 특히 잘 드러났던 것 같다.(욕망의 끝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문지기 ㅋㅋㅋㅋㅋ읽으면서 소름이 돋아서 무서웠다. 역시 이런게 괴담보다 무섭다...제목이 문지기고 사고로 죽은 사람들 모두 가게 들렀다길래 ‘하하 혹시 할머니가 문지기 아니야?‘하고 생각했다가 할머니의 말씀이 점점 싸하게 흘러가는 걸 들으면서 나도 점점 싸늘해졌다.(병원도...복선이었니...색깔있는 음료수...ㅠㅠㅠㅠ) 주인공...엄청 무서웠을 것이다...괴담 조사는 역시 아무렇게나 해선 안된다...

마지막 만원을 읽으면서는 좀 아쉬웠는데, 주인공(다에코)의 욕망을 이해하기 어려워서였다. 그렇게까지해서 지켜야할 가보라는 게 이입이 되기 어려웠다. 야경의 욕망이 오히려 좀 더 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다.(석류는 빼고...)

야경, 잘못을 덮으려고 더 큰 죄를
사인숙,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하는 마음 혹은 편안한 방법으로 생을 스스로 끝내고자 하는 마음 혹은 죽게 놔두고 싶지 않은 마음
만등,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이를 이루기 위한 희생을 기억하며) 어쩔 수 없이 죄를
문지기, 잘못을 덮으려고 더 큰 죄를2, 그리고 동시에 지켜야할 존재를 위한다는 믿음(딸과 손녀...)

비록 석류의 여운이 아직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에 또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하다. 그리고 앞으로 나올 고전부 시리즈나 소시민 시리즈도 읽을 것이다. 죽음이 없는 미스테리를 읽다가 다시 죽음이 있는 미스테리를 읽게 되니 묘한 느낌이었으나, 역시 요네자와 호노부가 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앞으로도 이 씁쓸한 미스테리는 계속 읽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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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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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표지와 제목이 인상적이어서 집어들었다. 그러다가 초반의 이야기를 읽고서, 이전에 읽었던 일본소설 한 권을 떠올렸다. 이 아이는 어쩌면 스릴러의 주인공이 되는 게 아닐까, 하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아이, 윤재에게는 엄마와 할멈이 있었다. 셋이 함께 지내는 이야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슬펐다. 윤재에게 가르치고 싶었던 것들과, 윤재에게 쏟은 사랑이 너무 잘 느껴졌다.

그래서 그들에게 비극이 일어났을 때 더 가슴이 아팠다. 윤재의 질문에 그 누구도 쉽게 답을 줄 수 없었다.

그리고 윤재는 자란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감정을 안고서 남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는 곤이를 만난다. 또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오로지 달리고 싶어서 달리는 도라를 만난다.

심 박사, 그리고 두 아이와 만나면서 윤재는 괴물에서 인간으로 자란다. 사실 괴물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감정을 가지고 있어도, 아픔에 공감할 수 있어도 모두 괴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모두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믿고싶어지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흐릿한 감정 속에서 살아가는 윤재가 감정을 천천히 배워나갈 때마다, 그저 앞으로 걸어나갈 때마다 눈물이 났던 것 같다.

*

나중에 사람들은 내게 왜 그랬느냐고, 왜 끝까지 도망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나는 제일 쉬운 일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241-242p)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245p)

톡. 내 얼굴 위에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뜨겁다. 델 만큼. 그 순간 가슴 한가운데서 뭔가가 탁, 하고 터졌다. 이상한 기분이 밀려들었다. 아니, 밀려드는 게 아니라 밀려 나갔다. 몸속 어딘가에 존재하던 둑이 터졌다. 울컥. 내 안의 무언가가 영원히 부서졌다.

(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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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모던 컬렉션 시리즈 3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미화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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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의 삶이 존재하는 소설이었다.

댈러웨이 부인은 피터와 이별하고 리처드 댈러웨이와 결혼했지만 여전히 그것이 옳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파티를 열어서, 사람들을 모으고, 그 화려함 속에서 댈러웨이 부인은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에 대한 고민을 달래고 있었던 것 같다. 댈러웨이 부인이 된 클라리사, 여성은 타인에 의해 여러 방식으로 읽혀진다. 그 중 눈에 띄었던 것이 브루턴 공작부인이 언급한 내조라는 단어였다. 댈러웨이 부인, 아니 클라리사는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존재가 될 수 있었을까.

그 다음으로 인상깊었던 인물은 샙티머스와 샐리 시튼이었다. 두 사람 모두 클라리사 댈러웨이에게 어떤 의미를 준 사람처럼 느껴졌다. 샙티머스는 전쟁 후의 ptsd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친구의 망령과 찾아오는 죽음의 충동 사이에서 결국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게 된다. 그가 죽지 않기를 바랐던 나는 그의 죽음이 안타까웠고, 그 죽음에 대해 전해들은 클라리사의 반응을 보고 혹시 그도 죽음을 갑작스럽게 선택하지않을까 놀랐다.

하지만 클라리사 댈러웨이는 여전히 울리는 시계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파티장으로 돌아간다. 마지막에는 피터 앞에 서고, 피터는 클라리사로 채워진다.

나는 살고 싶어했던 샙티머스가 죽지 않기를 바랐다. 비록 그 삶 속에서 여전히 그를 고통스럽게 하는 이성과 망령이 있을지라도. 살아있다면 언젠가, 다시 모자 하나로 레치아와 행복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클라리사 역시 살아가기를 바랐다. 그가 향한 파티장에는 여전히 살아가면서 계속 하게될 후회와 고민같은 것이 존재할 테지만 그럼에도 그곳에 삶이 있기 때문이다.

샐리 시튼은 무척 반짝이는 인물 같았다. 클라리사 댈러웨이의 기억 속에서 존재하는 그는 분명 그랬다. 그러나 그 역시 이제는 결혼하여 로시터 남작부인이 되어있었고 다섯 아이의 엄마이기도 했다. 클라리사는 그에게서 이전의 반짝임이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웠지만, 그리고 어딘가 쓸쓸했지만 그것 역시 삶일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모두 과거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나의 존재는 어디에 있는가 생각하면서 살아가는게 아닐까.

그 외에도, 이탈리아에서 결혼을 위해 영국에 온 레치아와 엘리자베스와 킬먼 양의 관계에 대한 시선도 기억에 남는다. 세상에는 다양한 삶이 존재하고, 그들 모두가 존재하고 있다.

한 이야기에는 그곳에 등장하는 인물만큼의 또 다른 이야기들이 있다는, 어딘가에서 본 말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중심은 가까워질수록 멀어졌고, 황홀해질수록 바랬다. 결국 한 가지 결론만 남았다. 바로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말이다.

어찌 된 일인지 그녀는 자신이 마치 자살한 청년처럼 느껴졌다. 그가 그 일을 해냈다는 사실이 기뻤다. 다른 사람들이 계속 살아가는 동안 그는 모든 것을 내던져버리지 않았는가.

이 두려움은 뭘까? 이 황홀감은 또 뭐지?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예사롭지 않은 흥분으로 나를 채우는 이것은 뭐지?
클라리사로군. 그가 말했다.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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