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김선영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인적으로 좋았던 순서

석류<<<만원<야경<만등<문지기<사인숙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리 소설을 좀 더 읽어보고 싶어서(그전에 읽었던 시리즈는 청춘 미스터리 장르였기때문에 다른 작품 분위기가 궁금했다) 읽게된 소설이었다.

야경은 경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잔잔한 마음으로 읽었었는데, 거의 마지막에서야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씁쓸하게 남는 느낌이 여전히 좋았다. 설마 그런 이유로 사건이 일어났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다음 단편을 계속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사인숙은 과거에 연인에게 큰 상처를 준 적이 있는 남자가 사람이 죽어나가는 숙박에서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이야기였다. ‘사람을 살리려고 하는 이야기‘라서 좋았다. 고전부 시리즈를 읽으면서 종종 느꼈던 따스함이 있었다. 그리고 결말도 역시...씁쓸하면서도, ‘왜 그걸 알아차리지 못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마치 주인공의 생각처럼. 주인공이 눈에 띄게 정의를 추구하고, 선하기만 한 인물이 아니어서 더 그랬다. 분명 그곳에서 죽음을 완전히 막을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한몫 했다.

석류는.........사실 석류를 반정도까지만 읽고 책을 구매해버렸는데 석류의 결말을 읽고나서 좀 후회할 정도로 실망했다. 아름다운 어머니와 두 자매, 그리고 신비로운 목소리를 가진 아버지...까지는 좋았는데...어머니와 자매를 경쟁상대로 보는 중학생 소녀...그리고 상대는 아버지......ㅎㅎㅎ 예쁜 어머니<->예쁜 딸 경쟁 구도 너무 엘렉트라 콤플렉스 정도로 거슬러 올라가는 너무나 고전적이고 마음에 들지않는 설정이다...사실 엘렉트라 신화 이야기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아버지한테 어떻게든 복수하는 두 딸이 나을 뻔했다. ㅎㅎㅎㅎ
게다가 여동생의 상처도...아름다움을 깎아버리기 위한 복선이었다니ㅋㅋㅋㅋㅋ상처 생기면 그 순간 빛나던 아름다움이 사라지고 경쟁상대가 되지 않게 되는 걸까...?음 몰입이 되지않는다 역시. 아버지를 상대로 서로의 아름다움을 시기하는 자매라...도대체 어떤 욕망인가...이해되지않는 구도다.
촉촉한 입술 어쩌고 아버지 어쩌고 하는 부분은 아직도 소름이 끼친다 나쁜 의미에서...

만등은 도대체 어쩌다 두 사람을 죽이게 되었나 하는 궁금증으로 읽기 시작했는데(석류에 대한 충격을 가시게 하기 위해 얼른 읽었다) 오...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세상에 주인공 이타미를 심판하는 존재가...전염병이라니. 그동안 했던 일들에 대한 심판으로 너무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이타미를 도망치게 묶어버리는 존재가 되다니. 첫번째 살인도 너무 일이 착착 진행되어서 싸늘하게 무섭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 끝이 그렇게 될 줄 몰랐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던 단편. 욕망이 특히 잘 드러났던 것 같다.(욕망의 끝이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문지기 ㅋㅋㅋㅋㅋ읽으면서 소름이 돋아서 무서웠다. 역시 이런게 괴담보다 무섭다...제목이 문지기고 사고로 죽은 사람들 모두 가게 들렀다길래 ‘하하 혹시 할머니가 문지기 아니야?‘하고 생각했다가 할머니의 말씀이 점점 싸하게 흘러가는 걸 들으면서 나도 점점 싸늘해졌다.(병원도...복선이었니...색깔있는 음료수...ㅠㅠㅠㅠ) 주인공...엄청 무서웠을 것이다...괴담 조사는 역시 아무렇게나 해선 안된다...

마지막 만원을 읽으면서는 좀 아쉬웠는데, 주인공(다에코)의 욕망을 이해하기 어려워서였다. 그렇게까지해서 지켜야할 가보라는 게 이입이 되기 어려웠다. 야경의 욕망이 오히려 좀 더 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다.(석류는 빼고...)

야경, 잘못을 덮으려고 더 큰 죄를
사인숙,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자 하는 마음 혹은 편안한 방법으로 생을 스스로 끝내고자 하는 마음 혹은 죽게 놔두고 싶지 않은 마음
만등,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이를 이루기 위한 희생을 기억하며) 어쩔 수 없이 죄를
문지기, 잘못을 덮으려고 더 큰 죄를2, 그리고 동시에 지켜야할 존재를 위한다는 믿음(딸과 손녀...)

비록 석류의 여운이 아직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에 또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하다. 그리고 앞으로 나올 고전부 시리즈나 소시민 시리즈도 읽을 것이다. 죽음이 없는 미스테리를 읽다가 다시 죽음이 있는 미스테리를 읽게 되니 묘한 느낌이었으나, 역시 요네자와 호노부가 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앞으로도 이 씁쓸한 미스테리는 계속 읽게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