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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미래 -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평점 :
코로나19는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전 세계 곳곳으로 퍼진 강력한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은 누구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게 되었으며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사람들이 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변화들이 일어나게 된 것일까? 필연적으로 변화는 일어나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그것을 더 가속화시킨 것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 사회에 점차 커지는 빈부 격차, 집값 상승, 청년 빈곤 등의 각종 문제들은 코로나19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들을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 다음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저자는 지금 우리 사회에 이야기되고 있는 각종 이슈와 쟁점들을 건축가의 시각으로 살펴보고 있다. 종교, 교육, 출근, 전염병, 그린벨트, 상업 시설, 청년 등 다양한 주제를 공간으로 해석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전망을 공간이라는 주제로 상세히 살펴보고 있다.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을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제시하고 있는데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감탄하게 된다.
무엇보다 저자의 균형 잡힌 시선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 책들은 진보나 보수,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자신의 입장이 지나치게 강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자는 전문적인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시각을 보여주려고 노력할 뿐만 아니라 쉽고 친절하게 잘 제시하려고 애쓴다. 또 여러 문제로 고통 가운데 있는 청년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잘 드러난다. 청년 문제에 대해 진정으로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이 책의 핵심적인 주제는 이 한마디로 정의될 것이다.
“공간 디자인이 바뀌면 사회가 바뀐다.”
그래서 도시를 건설할 계획을 세울 때 공간을 어떻게 할지 정말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어떤 집에서 살고 집의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내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집의 구조부터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공간이 권력을 만든다는 것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교사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지금의 교실 구조가 대표적인데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개념을 분명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이다. 전문적이지만 저자가 쉽게 책의 내용을 전달해서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암울한 현실과 희망찬 미래를 동시에 본 것 같다. 이 책이 우리를 조금 더 윤택하게 만들고 미래를 꿈꾸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