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 아프리카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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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많은 말보다 깊이 있는 한 마디가 가슴을 울릴 때가 있다. 많은 단어보다 그곳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 더 커다란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다. 이 책의 수많은 그림들, 그리고 짧지만 일상을 잘 묘사한 문장들! 이 책을 읽을 때 잘 우려낸 차를 마시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프리카는 뭔가 동경의 대상이다. 미지의 세계이자 거대한 대자연은 어머니와 같은 인상을 준다. 텔레비전 화면이나 책의 사진, 그림 속에 나타난 아프리카의 대자연, 그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동물들은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고 인간을 절로 겸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작가는 그 아프리카를 두 달간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너무나 멋진 그림 실력, 소소하고 담백하게 담아낸 그의 글이 참 인상적이다.

 

그리고 멋진 자연 속에서 만난 동물들,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감 있다. 뭔가 경외감을 주는 곳이지만 그곳도 우리와 같은 일상이 있다. 사람들이 있고 정이 있고 일상이 있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여행길이 막혔다. 물론 그것이 아니라고 해도 아프리카는 가기에 쉬운 곳은 아니지만 이 땅을 살면서 꼭 한번쯤은 그 땅을 밟아 보고 싶다. 이 책은 그러한 마음에 불을 지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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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여왕 -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자
후안 고메스 후라도 지음, 김유경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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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익숙하면서도 생소하다. 영미권이나 독일을 배경으로 한 소설은 예전부터 꽤 읽었다.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소설은 ‘돈키호테’ 이외에는 전무하다시피하다. 그러나 낯섬이 주는 매력이 있다. 낯선 배경, 낯선 이름, 그리고 거기에 더해지는 충격적인 사건들까지, 이 책이 주는 매력이 상당하다.

이 책은 스릴러 소설이다. 이러한 소설이 주는 매력은 마지막이 되어서야 범인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는 주인공이 되어 작가가 주는 단서를 하나하나 쫓아간다. 그리고 나름 이 사건의 범인을 추리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반전이 있고 그것이 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소설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놀라운 반전에 받는 충격이 채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반전이 거듭해서 일어난다. 이 책의 저자가 얼마나 치밀하고 계산적인지 알 수 있다. 이러한 소설을 쓰는 사람은 실제로 범인을 잡는 사람이 되거나 무서운 일이지만 본인이 범인이 되어도 잘할 것 같다.

천재적인 여성 비밀요원 안토니아 스콧, 조금 어설프지만 힘세고 정의감 강한 경찰 존 구티에레스, 그 둘의 파트너쉽이 참 멋지다. 서로 주고받는 티키타가가 재미있으면서도 조화롭다. 또 그들의 조력자와 다양한 등장인물들도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또 대부호들이 왜 범인의 협박에 꼼짝하지 못하는지도 끝까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책의 내용을 자세히 소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정말 마지막까지 반전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며 후속작을 기대하게 만든다. 꼭 한번 읽어 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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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의 숲마실 - 사계절 자연에서 배워보는 155가지 즐거운 숲놀이
전명옥 지음 / 궁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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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사람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이곳저곳에서 많이 한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늘 자연과 밀접하게 살았다. 그러나 산업 혁명 이후 현대의 도시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자연과 점점 멀어져 갔다. 무분별한 개발은 자연을 파괴했고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점차 잊어버리고 있다.

그러나 기후 문제가 대두되면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시골에서 살 수는 없는 법이다. 내가 있는 일상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내 옆에 있는 공간에서 동식물을 만나고 즐기는 방법은 없을까? 내 아이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길은 없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이 우리 주변의 자연 속에서 어울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실제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오랜 기간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다. 그리고 10년 이상 숲에서 아이들과 직접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왔다. 집 근처의 숲, 공원에서 직접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러한 저자의 살아있는 이야기가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은 4부에 걸쳐 숲에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155가지의 놀이가 소개된다. 계절별로 할 수 있는 놀이가 소개되는데 누구나 실제로 해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한 놀이라서 더 유용하다. 또 손녀들과 함께 어울리며 있었던 에피소드들도 나와 있어서 흥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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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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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선이 있었다. 결론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 과정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지저분했다. 정책 대결보다는 서로를 비방하기에 급급했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난무했다. 국민들도 지역과 세대, 성별로 나눠 싸웠다. 양극화가 심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미국이 그러했고 각 유럽도 그러하다. 어째서 이러한 시대 역행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나는 이 책을 통해 그 원인을 살펴볼 수 있었다.

포스트모더니즘, 신자유주의, 많이 들었던 이야기들이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변하지 않는 지식을 부정하는 현상인 것 같다. 절대적 진리, 이론적 지식 등을 부정하고 상대적인 진리, 지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전문가들은 무시되고 이전에는 당연히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등한시된다. 거기에 따라 사람들은 비판적 사고를 잃어버리게 되고 정치가들의 선동에 휩쓸리기 쉽다. 아울러 가짜 뉴스를 제대로 걸러내는 사고가 부족하게 된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스웨덴의 교육을 다루는 부분이었다. 구성주의 교육을 다루면서 스웨덴 교육의 안타까운 현실을 이야기한다. 학생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것은 좋으나 그것이 교육의 질적인 하락을 불러왔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게 하고 교사는 단지 도와주는 역할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오히려 학생간의 실력차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수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해졌고 상대적으로 개인적인 학습 여건이 좋은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얻었다. 이 부분에서 많은 공감이 되었다. 조금 상황이 다르지만 공교육이 흔들린다는 우리의 사례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또 트럼프의 사례를 들어 많은 부분을 설명한다. 사람들은 비판적 사고 없이 가짜 뉴스를 신봉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정치인들은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서슴없이 그 내용을 사용한다. 우리는 그것을 전문가보다 알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그것이 신뢰할 만한 내용인지는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만 한다.

이 책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곳곳에 줄을 많이 쳤다. 이 책을 대선 투표 전에 읽었더라면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왜 이 책을 스웨덴에서 읽으라고 장려하는지 알 것 같다.

이 책이 쉽지는 않았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몇 번 더 읽어 보기도 했다. 부족하지만 나름 저자와 머릿속으로 토론도 하며 책을 읽었다. 여러 와닿는 대목이 많지만 그 중 한가지만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이 책은 꼭 다시 한번 읽을 것이다. 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비판적 사고는 가르칠 수 있다. 단, 일반적 기술로서는 아니다. 비판적 사고는 사실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과 연계해서만 가르칠 수 있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진실의조건 #오사빅포르스 #푸른숲 #철학 #포스트트루스 #리터러시 #언론 #박세연옮김 #Alternative_Facts #AsaWikfor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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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에서 진심을 배우다 - 한 번 오면 단골이 되는 고기리막국수의 비결
김윤정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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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리막국수 #막국수 #들기름막국수

막국수! 난 면을 참 좋아한다. 라면, 칼국수, 냉면, 밀면, 쌀국수 등등. 조금 낯설어도 면요리라면 먹어보는 것 같다. ‘고기리막국수’라는 곳은 방송에도 나온 참 유명한 곳인 것 같은데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다. 가게가 있는 곳이 내가 가기에는 꽤 멀다는 것도 한가지 이유인 것 같다.

그런데도 이 책에 눈길이 간 이유는 제목이 참 와닿았기 때문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자고 나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다. 끊임없는 변화를 쫓아가는 것이 힘들다는 말도 많이 한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 활동이 대세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사람을 직접 만나기가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상의 활동이 증가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럴수록 사람들은 진심에 목말라한다. 또 관계에 목말라한다.

이 책은 그런 진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다루고 있다. 힘들었던 시기부터 차츰 가게가 성장하기까지 그 과정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하나하나 어떻게 준비했고 진행했는지를 다룬다. 어쩌면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을 하고 내용도 쉽지만 그 여운이 참 크다.

이 책에는 인상적인 내용들이 참 많다. 손님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것,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한 것, 소통에 힘쓰는 것 등 단지 가게를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필요하고 배워야 할 이야기들을 한다. 실제로 나의 분야에서 내가 학생들을 대할 때 어떠한 자세로 준비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기본은 진심을 다할 때 갖추어졌습니다.’

나도 매사에 진심을 다하고 싶다. 물론 지혜롭게 ^^ 언젠가는 ‘고기리막국수’집을 직접 방문하고 싶다. 그리고 꼭 들기름막국수를 먹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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