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퍼퓸 - 오하니 조향사의 향수 에세이
오하니 지음 / 에디스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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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향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 책에도 언급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향수를 잘 모르고 잘 뿌리지 않는 평범한 남성이 바로 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자 한 것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또 살다 보면 향수를 뿌리게 될 때가 있다. 나도 잘 모르지만 뿌려본 적도 있다. 그래서 제대로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향수에 대한 거의 모든 내용을 다룬다.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들과 향수 브랜드 창업가, 그리고 향수의 도시로 불린다는 그라스에 대해서 소개한다. 이 책의 저자인 오하니님은 향수를 만드는 조향사이자 향수 읽어주는 여자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분이다. 향수 업계에서는 꽤 영향력 있는 분이시다 보니 이 책에서 소개하는 조향사와 브랜드 창업자들도 직접 만나 교류했던 분들이다. 또 향수의 도시라는 그라스도 직접 방문하고 그 경험을 책에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책의 내용이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저자는 향수에 대한 에세이를 쓰고 싶었다고 직접 밝히고 있다. 그래서 글이 전문성을 갖춘 동시에 향수에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에게도 매우 쉽게 잘 전달된다. 기본적으로 저자는 오랜 유튜버 활동으로 내공이 쌓여서인지 글을 참 잘 쓴다. 향수의 향이 무척 다양하고 향기로운 것처럼 저자의 글도 무척이나 다채롭고 아름답다. 그뿐만 아니라 매우 친절하고 쉽게 독자에게 내용이 전달된다.

 

이 책의 2부도 무척 흥미롭다. 독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향수를 찾는데 도움을 주는 내용들이다. 향수를 즐기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유용한 정보와 그것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제시한다. 나처럼 향수를 잘 모르는 사람이 향수에 입문하기에 참 좋은 내용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책과 함께 예쁜 엽서들이 함께 왔는데 참 마음에 든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좋은 향이 나서 참 인상적이었다. 향수를 좋아하고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더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 저자가 향수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글이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 찾는 과정은 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분명 향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동시에 삶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을 철학적이기까지 해서 읽다 보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나에게 맞는 향수를 찾는 것은 나를 완성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나도 나에게 맞는 향수를 찾아봐야겠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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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의 사료편찬관
마엘 르누아르 지음, 김병욱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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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는 아직 왕이 존재하는 나라가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잘 아는 영국과 같은 유럽의 일부 국가나 천황이 있는 일본이 그러하다. 대부분 현대 사회로 오면서 왕의 힘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왕이 존재한다는 것은 뭔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왕이 사라졌기에 그러한 체제를 보면 더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런데 여전히 왕의 힘이 강한 나라도 존재한다.

 

사실 모로코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이번 월드컵을 거치며 모로코에 대해서 알게 된 경우가 대부분일 것 같다. 아프리카 최초로 월드컵 4강을 이룬 이 나라는 북아프리카에 속하여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마주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왕이 존재하며 심지어 왕의 힘도 상당히 강력한 국가라고 한다. 또 이슬람 국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모로코를 배경으로 하여 서술되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압데라마네 엘자립은 평민 출신으로 어린 시절 모로코의 왕세자와 함께 학교 생활을 하면서 그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학교에서 1등을 차지할 정도로 우수한 학생이었으나 출신 성분으로 인해 큰 출세는 기대하지 못 했다. 그러나 이후 여러 사건을 거쳐 결국 왕국의 사료편찬관이 된다. 그 과정 가운데 때로는 좌천되기도 하고 왕의 눈치를 보기도 하였다. 이 소설은 왕이 있는 국가에서 신하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기술하였다. 매우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하기에 독자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유머스러운 상황도 연출하여 책을 읽다가 소리 내어 웃기도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왕정이라는 체제가 잘 사라졌다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에 중에 여전히 왕이 존재하는 상황을 가정하여 만들어진 드라마도 있다. 그러한 드라마를 보면 막연하게 우리도 영국과 같이 왕이 있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러한 생각이 싹 사라진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 책을 받아들이는 시선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평민이기에 어쩔 수 없이 신분 상승에 한계를 느끼는 주인공의 마음을 엿보며 신분은 사라졌지만 가정 형편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따라 계급이 구분되는 우리의 현실을 떠올리기도 했다. 또 잘 알지 못했던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근현대사를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모로코가 프랑스의 보호령을 거친 나라이기에 일제 강점기를 거친 우리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슬람, 아랍권의 문화는 잘 모르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잘 나타나서 좋았다. 여러모로 한 번쯤 읽어 보면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참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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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는 맑음
킨트 지음 / 메이킹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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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우리는맑음 #킨트 #메이킹북스 #느린학습자 #그림일기 #멘토링 #대학생봉사 #서평단

 

느린 학습자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교사로 학교 현장에 있거나 자신의 자녀가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면 생소한 개념일 것 같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전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느린 학습자란 학자에 따라 그 정의가 다른데 흔히 경계선 지능인을 말한다고 한다.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 장애인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평균 지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지 능력으로 인해 소속되어 있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여 지원과 보호가 필요한 자라고 한다.

 

이 책은 평범한 대학생들이 느린 학습 아동들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이들을 교육할 때 그림일기를 그리게 하고 글을 쓰게 하였는데 그 그림과 글이 이 책에 고스란히 실려있다. 그리고 활동을 하면서 나누었던 대화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내고 아이들을 교육하며 생각했던 바도 책 속에 적혀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저자들이 아이들을 참 많이 사랑하고 아낀다는 것이었다. 나도 대학생 때 멘토링 프로그램의 하나로 중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쳐 본 적이 있다. 아이들은 참 놀라운 존재다. 분명 내가 가르친다고 하지만 아이들을 통해 사랑을 받기도 하고 배우는 것도 많았다. 감동을 받은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저자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받은 기쁨, 감동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참 좋았다.

 

또 놀랐던 것은 아이들의 번뜩이는 독특한 생각이다. 오히려 아이들이기 때문에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것 같다. 아이들의 그림일기를 읽다 보면 이 생각은 참 멋지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리고 느린 학습자라고 하지만 그림이나 인터뷰 형식의 대화만 봐서는 그러한 점이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저자들이 밝히고 있는 것처럼 아이들에 대한 연민이 아니라 응원의 마음이 생긴다.

 

느린 학습자는 전체 인구의 약 13.59%로 전국적으로 약 80만 명, 22명을 한 반으로 보았을 때 한 반에 약 3명 정도가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인 것이다. 그러하기에 당장 우리 아이가 느린 학습자가 아니라고 해서 무관심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우리의 관심이 없다면 많은 아이들이 소외되고 차별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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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 홀
김유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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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홀 #김유원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6기 

 

미확인 홀, 제목만 들으면 무슨 판타지 소설인 것처럼 느껴진다. 처음에 필희라는 인물이 사라졌다는 대목에서는 정말 그런 줄로 알았다. 그렇지만 다음 장으로 가면 갈수록 미확인 홀은 일종의 은유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이 소설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마음 한 편에 구멍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다 내면에 빈 공간이 있다.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때문일 수도 있고 배신당한 경험 때문일 수도 있다. 모두 저마다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들에게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채워지지 않는 상실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전혀 우울하지 않다. 읽다 보면 오히려 희망을 보게 되고 회복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게 이 소설의 매력이고 이 소설을 쓰는 작가의 힘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심연의 늪으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을 안고 사는 사람들. 그러나 삶의 절망에서 오히려 희망을, 힘을 발견한다는 것이 참 역설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서로 연결된다. 한 인물의 이야기가 끝나면 마지막에 언급된 인물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식이다. 물론 희영이라는 인물이 매개체로 기능한다. 그렇지만 모든 인물들이 동시에 모이지는 않는다. 각 장의 이야기는 독립성을 가짐과 동시에 공통의 주제로 연결된다. 작가의 능력이 참 탁월하다.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 소설은 시간을 빨리 흐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말할 수 없다. 인물들이 꼭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삶을 기어이 살아내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참 깊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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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예술의 역사 2 : 중세시대 La Edad Media 만화 예술의 역사 2
페드로 시푸엔테스 지음, 강민지 옮김 / 원더박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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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세는 여러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쓰인다. 중세를 암흑기라고 하지만 그 시대를 바탕으로 역사극이나 판타지물도 나온다. 중세시대의 건축물은 지금 보아도 멋진 무언가가 있다. 그러나 막상 그 건축물이 탄생한 배경이라거나 당시의 역사는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것을 시간을 내어 일부러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유럽의 역사뿐만 아니라 역사라는 과목 자체가 점점 인기를 잃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조금은 지루할 수 있는 역사를 만화로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다. 단순히 유럽의 중세시대의 역사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건축물, 조각, 그림 등 예술에 대해 상세히 살피고 있다. 주인공들이 그 시대로 직접 시간 여행을 가는 이야기인데 당대의 유명한 예술가나 역사적 인물이 나와서 그 시대와 도시를 안내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유럽의 역사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같은 시기에 아시아나 아프리카, 아메리카에서는 어떠한 예술품들이 있었는지 소개하기도 한다. 책 속에 그림이 매우 풍부하고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역사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볍게 깨드린다.

 

이 책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지어졌다.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공부하게도 만든다. 그리고 부모가 함께 읽어도 참 좋을 것 같다. 사실 어른도 잘 모르는 내용이다. 이 책을 통해 알아간다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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