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확인 홀
김유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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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확인 홀, 제목만 들으면 무슨 판타지 소설인 것처럼 느껴진다. 처음에 필희라는 인물이 사라졌다는 대목에서는 정말 그런 줄로 알았다. 그렇지만 다음 장으로 가면 갈수록 미확인 홀은 일종의 은유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이 소설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마음 한 편에 구멍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다 내면에 빈 공간이 있다. 그것이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때문일 수도 있고 배신당한 경험 때문일 수도 있다. 모두 저마다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들에게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채워지지 않는 상실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전혀 우울하지 않다. 읽다 보면 오히려 희망을 보게 되고 회복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 그게 이 소설의 매력이고 이 소설을 쓰는 작가의 힘이다. 끊임없이 자신을 심연의 늪으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을 안고 사는 사람들. 그러나 삶의 절망에서 오히려 희망을, 힘을 발견한다는 것이 참 역설적이면서도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서로 연결된다. 한 인물의 이야기가 끝나면 마지막에 언급된 인물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식이다. 물론 희영이라는 인물이 매개체로 기능한다. 그렇지만 모든 인물들이 동시에 모이지는 않는다. 각 장의 이야기는 독립성을 가짐과 동시에 공통의 주제로 연결된다. 작가의 능력이 참 탁월하다.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 소설은 시간을 빨리 흐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말할 수 없다. 인물들이 꼭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삶을 기어이 살아내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참 깊게 와닿는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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