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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샤 ㅣ 창비청소년문학 117
표명희 지음 / 창비 / 2023년 2월
평점 :
우리나라는 난민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히 이슬람권의 사람들에게는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대구지역에 이슬람 기도처를 지으려고 하자 그곳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슬람 신자들이 먹지 않는 돼지고기를 바로 앞에서 구워 먹는 모습도 보았다. 세계적인 선진국이 되었고 한류가 대세라고 말하지만 난민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적고 일부 주민들이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우리의 모습은 참 부끄럽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제목과 소재를 보았을 때 처음에는 작가가 외국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는 나와 같은 한국 사람인 표명희 작가님이다. 작가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얼마나 공부했을지 이 책을 읽으면 느껴진다. 사실 이슬람권은 우리에게 생소하다. 이 책은 어색하지 않고 촘촘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의 장점이 많다. 우선 소재가 너무 참신하다. 공항 비정규직인 남자와 난민인 이슬람 여성이 어떠한 사건을 통해 서로 호감을 느끼게 된다는 발상이 참 새롭다. 국제결혼이 많아졌지만 공항에서 난민 심사를 받는 여성을 사랑하게 된다는 상상은 무척이나 흥미롭다.
그리고 또 좋았던 점은 무작정 이슬람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슬람 여성들이 받는 차별과 남성우월주의 등 이슬람 사회의 문제도 볼 수 있다. 주인공의 가족 이야기를 보면서 ‘이러니까 이슬람을 싫어할 수밖에 없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 사회에 여과없이 들어올 경우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슬람이라고 하면 무조건 IS를 떠올리는 것도 잘못이라는 것을 이 책은 일깨워준다. 그리고 그 안에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있음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소외되고 고통받는 여성도 있음을 말한다. 그러나 그 여성이 마냥 수동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그 여성이 변화도어 가는 과정 가운데 한국 사회의 약자인 비정규직 남성이 영향을 준다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여러모로 참 흥미로운 책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난민이 차고 넘쳐난다. 지금도 러시아에서 강제징용을 거부하여 인천 공항에 머물며 난민 신청을 한 러시아 청년들이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유독 우리 사회는 타자에 대해 배타적인 것 같다. 무작정 다 받아들이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개개인의 상황과 형편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주노동자와 유학생 중에 무슬림인 학생들도 꽤 많다.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것도 사실은 허상이다. 잘못된 관점은 버리고 나와 다른 타인의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소설을 환영한다. 많은 이들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 재미와 감동을 보장한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