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아이즈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엄지영 옮김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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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람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사람들은 그 공간에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한다. 그 공간은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로 은근히 자신을 과시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공간은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가는 타인의 삶을 볼 수 있다는 묘한 쾌감을 준다. 설령 그것이 보여주는 이의 통제하에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지 않고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지켜보고 있다면... 그것을 원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 소설에는 반려로봇 켄투키가 등장한다. 켄투키를 소유하는 사람과 켄투키를 조종하는 사람이 다른데 서로가 서로를 선택할 수 없고 매칭은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난 우선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려 로봇과 켄투키가 되는 사람과 켄투키를 소유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설정, 켄투키는 동물의 소리만 낼 수 있지만 켄투키 소유주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것, 또 소유주의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 등이 참 놀랍다. 이 소설은 SF소설 같기도 했다.

 

소설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켄투키를 둘러싸고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들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켄투키의 긍정적인 측면도 나타나나 대부분 부정적으로 묘사되며 긍정적으로 보였던 상황도 부정적으로 끝난다. 저자는 긍정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다.ㅋㅋㅋ 염세주의자인가? 아니면 오늘날 관음증적인 시대의 모습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뜬구름 잡는 것은 아니다. 켄투키가 있다면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작가가 더 대단하다.

 

실제로 켄투키와 같은 반려로봇이 개발된다면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사용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것이 행운일까? 악몽일까? 나는 절대로 켄투키를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ㅋㅋㅋ 켄투기를 소유한다는 것은 알지 못하는 타인을 집에 초대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쩌면 스마트폰이 켄투키와 비슷하지는 않은가? 누군가 스마트폰을 해킹한다면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영화나 책을 본 적도 있다. 어쩌면 요즘은 개인주의적인 시대라 하지만 개인의 자유는 없는 이상한 시대는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은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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