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은 왜 생겼을까? - 복지 대책의 틈을 채울 7가지 새로운 모색
조영태 외 지음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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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 인원수가 역대 최저다. 그리고 그것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은 몇십 년 후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처럼 출산율과 관련해서는 온통 암울한 소식들뿐이다. 정부에서도 나름 애쓰는 듯하지만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를 낳은 가정에게 지원을 많이 해주면, 신혼부부에게 싼 값에 임대주택을 제공하면, 이 문제가 개선될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이 책은 저출산을 넘어 초저출산으로 치닫는 한국 사회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 인구학자. 진화학자, 동물학자, 행복심리학자. 임상심리학자, 빅데이터 전문가, 역사학자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지성들이 모여 저출산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똑같은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특히 동물학자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불임, 난임을 다루며 인스턴트 식품이 아이를 가질 확률을 낮춘다는 이야기를 한다.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심리학에서 다루는 관점도 무척 공감이 갔다. 행복감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증가한다는 이야기에서 한국 사회가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사회의 경쟁이 심할수록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공감이 된다.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경쟁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사람들의 스트레스도 극도로 심한 사회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당연히 아이를 낳고자 하는 사람들이 적어지기 마련이다. 또 비혼주의에 대해서 다룬 부분도 기억에 남는데 그것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는 부분에서 수긍이 가기도 했다. 이처럼 이 책은 저출산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설득력 있게 펼쳐내고 있다.

사실 저출산 사회에 대해 우려가 크지만 나도 딱히 할 말은 없다. 왜냐하면 나도 여전히 결혼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비혼주의자는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고 말았다. 왜 이렇게 늦게 되었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우리 사회의 많은 청년들이 나와 같지 않을까? 딱히 결혼을 안 하려고 한 건 아닌데 바쁘게 살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고 다들 말할 것 같다. 이 책의 이야기들을 읽으니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문제 해결은 그 원인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이러한 책을 통해 저출산 문제가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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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단어 - 정치적 올바름은 어떻게 우리를 침묵시키는가
르네 피스터 지음, 배명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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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사회는 중간이 없는 듯하다. 말 한마디에도 죽자고 덤벼드는 모습을 종종 본다. 정치든 사회든 스포츠든 포털사이트나 유튜브의 댓글을 보면 사람들이 뭔가 분노로 가득차 있다. 댓글을 보지 않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듯이 느껴질 때도 많다. 한창 굵직한 이슈도 많다. 의대 증원문제로 시끄럽고,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비방이 난무한다. 우리나라 정치권에는 극우, 극좌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정치 혐오로 이어지고 투표율 저조로도 직결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 사회를 진단하고 있다. 배경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다. 월트디즈니에서 실사화한 인어공주를 기억하는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은 원래 백인이었는데 실사화하면서 흑인으로 주인공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인어공주는 폭망했다. PC주의, 할리우드는 이러한 바람에 휩쓸려 있다. PC주의란 Political Correctness의 약어로 직역하면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뜻이다. 디즈니와 마블의 영화에서는 이러한 요소를 반영하여 여성 주인공, 흑인 주인공, 동성애자 캐릭터 등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원작을 훼손한다면, 그리고 돈을 내고 관람하는 관객에게 올바름을 강요한다면 분명 잘못이다. 디즈니나 마블의 영화를 보는 이유는 분명 재미인데 거기에 소홀히 하면서 도덕적 잣대만 강요한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과 마찬가지다. 이 책의 저자는 오늘날 진보진영에서 하는 행동이 이와 같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자유를 외치면서도 오히려 자유를 뺏고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라고 하면서도 개인의 의견을 묵살한다. 여성과 흑인의 인권을 주장하면서도 말 한마디에 지나친 잣대로 물어뜯고 피해를 준다. 백인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차별받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리고 극단적인 진보주의가 트럼프와 같은 이에게 좋은 먹잇감을 제공한다는 말에도 수긍이 갔다. 이 책의 저자는 보수주의자가 아니다. 오히려 진보주의자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는 현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잘 짚고 있다.

이 책을 보수든 진보든 읽어 봤으면 한다. 읽어 보면 알 것이다. 얼마나 탁월한 견해인지를, 나의 지식이 부족하고, 내 글솜씨가 부족하여 이 책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나는 이 책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분열되고 소통하지 않는 사회가 참 안타깝기 때문이다. 중간이 없는 모습이 참 싫다.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더 소통하고 하나 되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래서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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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203호 - 2024.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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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도서관에서 창작과 비평을 읽었던 게 기억이 난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국어국문학과인 나에게 창작과 비평은 조금이라도 읽어야만 할 것 같은 계간지였다. 그런데 참 오랜만에 서평단으로 창작과 비평을 만나게 되었다. 뭔가 예전보다 더 두꺼워진 것 같고 내용도 더 알차게 바뀐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여러 굵직한 담론을 다루고 있다. 어쩌면 민감할 수도 있는 이야기들도 과감 없이 한다. 그런데 나는 이것이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문학과 비평은 사실을 전달하는 언론과 다르다. 자신의 생각이 있고 그것을 글로 담아낸다. 문학은 시대를 초월하여 언제나 그러한 역할을 해 왔다. 왕정 시대에도, 독재자의 시대에도 문학은 통제하지 못했다.

사실 지금 한국 사회는 분열과 갈등이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나의 정치적 성향은 중도다. 그래서 가능하면 진보의 의견도 보수의 의견도 다 들어보려 하고 책도 가리지 않고 읽는 편이다. 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사랑한다. 우리 시대의 문제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인정하지 않고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치우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논리와 생각들이 담긴 이 책이 참 반가웠다.

창작과 비평에는 소설과 시, 산문, 대화, 문학평론, 대산문학 수상작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이 실려 있다. 다양한 장르의 글을 접하는 것에 즐거움이 있다. 또 좋아하는 작가의 문학작품을 평론한 글도 인상적이었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유홍준님과의 대화를 실은 부분도 참 좋았다. 그밖에 독특한 시들도 접할 수 있었는데 오랜만에 대학 때 시를 읽었던 기억이 나서 좋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렇게 즐거웠던 것 같다.

요즘 참 바쁘다. 일도 있고 오랜만에 다시 돌아간 대학원 생활로 과제도 많다. 그렇지만 글을 읽고 생각하고 다시 글을 써내는 일은 즐겁다. 이런 일로 바쁜 건 축복인 것 같다. 오랜만에 창작과 비평을 만나면서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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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책, 어떤 쉼 - 내 인생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2024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
김혜숙 외 지음 / 담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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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그림책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글씨로 가득찬 두꺼운 책은 잘 읽지 않더라도 소장하고자 하지만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른 누구라고 할 게 아니라 나도 그러한 생각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기회로 그림책을 접하면서 그런 생각들은 사라졌다. 짧지만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했다. 가장 단순한 이야기에 진리가 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듯하다.

이 책은 그러한 그림책을 오랜 기간 함께 읽으며 나누고 글을 써 온 5명의 교사들이 함께 힘을 모아 펴낸 책이다. 일종의 그림책에 대한 안내서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분들은 거의 3년 동안 매주 꾸준히 그림책을 읽고 글을 쓰고 나눠왔다고 한다. 사실 잠깐 열정을 낼 수는 있어도 그것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것을 해냈다니 이분들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이 책에는 65권의 그림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림책의 표지와 함께 거기에 대한 감상이 2~3쪽에 걸쳐 제시된다. 그림책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기도 했고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멋진 그림책을 소개받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좋은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앞으로 나도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게 될 것이다. 미래에 나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된다. 요즘 주변을 보면 스마트폰을 보는 아이들이 많은데 우리 아이도 그럴까 봐 걱정이 된다. 그것보다 아이와 함께 좋은 그림책을 읽는다면 여러모로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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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시작되는 곳 -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윤슬 지음 / 담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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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는 것이 참 좋았다.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나 글을 만날 때는 몸에 전율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때 결심했다. 언젠가는 꼭 나만의 이야기를 쓰고 책을 출판해 보자! 대학도 국어국문과를 갔고 한국어 강사로 일하며 글과 동떨어져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아직 나는 나만의 책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그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하여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책을 읽고 감상을 써서 올리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는 않았다. 그저 책 읽는 것이 좋았고 거기에 대해 생각하며 느끼고 깨달은 점을 써 보는 게 좋았다. 그렇게 하나씩 써 가다 보니 그래도 꽤 된다. 나는 아직 내 꿈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더 끌렸다. 이 책은 나보다 먼저 글을 쓰고 작가의 길로 들어선 한 선배님의 이야기다. 세상에는 참 대단한 사람이 많다. 이름을 되면 누구나 알만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성공담을 읽는 것도 분명 배울 것이 있다. 하지만 모두가 알만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하며 작은 성공을 맛본 사람의 글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이 글을 읽는 내내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대구라는 나와 가까운 지리적 위치, 다른 일을 하다가 글을 쓰게 된 상황 등 나와 친숙한 부분이 있어서 더 공감했던 것 같다. 그리고 에세이 곳곳에 손바닥을 딱 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저자는 지금도 꾸준히 자신의 꿈을 쫓아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글을 쓰고 출판사를 운영하는 저자의 모습이 참 멋지다. 내가 그러한 삶을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습은 분명 내 가슴속에 꿈꾸던 하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정말 응원해 드리고 싶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제 여러분 차례라는 마지막 말이 깊이 와닿는다. 요즘 100세 시대다.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시간히 흐르고 기술이 발전해도 글은 남는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나도 언젠가는 작가님처럼 나만의 책을 꼭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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