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나는 뮌헨에서 진정한 러너가 되었다
☆ 당시에는 누군가 달리러 나가는 일이 귀찮지 않느냐고 물었다면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귀찮다'고 답했을 것이다. 솔직히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면 당연히 '힘들다'고 말했을 것이다. 결국 달리기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하지만 달리다가 지치고 힘겨울 때 누군가의 응원이 없으면 아마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마라톤 중계를 보면 거리에 나와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 달려보면 그분들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어린아이들까지 나와서 고사리만 한 손을 내밀어 하이파이브를 해주면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힘이 솟는다.
나는 달리기를 하며 몸과 마음, 정신력이 한층 단단해지고, 이전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책을 써서 달리기를 권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달리기의 진정한 즐거움과 의미를 통해 삶의 풍요로움을 많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정치를 시작했던 때나 지금이나 나는 정치가 우리 사회에 대한 퍼블릭 서비스, 즉 '봉사'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편하게 살고자 했다면 시작도 안 했을 일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내가 사회로부터 받은 것이 많다고 생각했기에 나에게 정치는 사회적 봉사를 해야 한다는 소임과 같았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는 열심히 찾으면 항상 소중한 공간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빨리 달리는 것에 욕심내지 않고, 기록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러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을 뿐이다.
또한 나는 설령 실패하더라도 시도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 타입이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배우거나 경험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바꾸거나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완주 하지 못해도 괜찮다. 어떤 상황에서 완주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 또한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그래야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를 받아들일때 후회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가는 것이며, 혼신의 힘을 다하고 참을 수 있는 한 참았다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것에 중요한 의미를 둔다고 말이다. 실패든 성공이든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스스로 납득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 생각해보면 매 순간 출발선에 선다는 건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어쩌면 달리기는 용기가 많이 필요한 운동인지도 모르겠다. 달리기를 통해 용기를 확실히 배운 덕분일까, 나는 앞으로도 계속 비잉 오리엔테이션의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달리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처음 시작이 힘든 데다 꾸준히 하는 게 더 어렵다는 것이다. 달리기만의 문제라기보다 세상 모든 이치가 다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그만큼 꾸준히 하는 것의 힘은 늘 대단하다. 그래서 나는 달리기를 삶의 우선순위로 둔 뒤 꾸준히 실행 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들의 도움을 받곤 한다.
너무 괴로우면 중간 중간 멈춰도 된다. 일단 어떻게든 하루를 달리고 나면 다음 날은 전날보다 조금 편해지거나 조금 더 멀리 달릴 수 있게 된다. 그 사실이 정말 중요하다. 스스로를 조금 더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어제는 5분을 달렸으니까 오늘은 10분을 달리겠다는 '시간 목표'를 세워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거리 목표'도 상관없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면 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라는 작은 성취의 경험들을 쌓는 게 정말 중요하다. 우리의 인생도 큰 목표만 두다 보면 금방 지치게 되지 않던가. 일단은 작은 무엇이라도 조금씩 이룬 경험들이 있어야 내일을 기대하고,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노력하게 된다.
힘들다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극복할 수 있다면, 달리기를 통해 얻는 삶의 성취감은 언제든 달콤한 향기를 지닌 채 나의 곁으로 와줄 것이다. 그리고 그 성취의 결실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 나도 매번 달리기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달리기를 꾸준히 하기란 정말 어렵다. 꾸준히 뛰다보면 숨이 턱까지 차올라 헉헉대기 일쑤이고, 계속 달리다보면 너무 힘이들어 고통스럽기까지하다. 그래도 항상 목표로 한 10km를 꾸준히 달려 완주해내는 그 순간 커다란 성취감이 찾아온다. 나 같은 경우에는 나이키 러닝앱을 통해 거리와 기록을 재곤하는데, 항상 나의 인스타그램에 성취한 순간들의 기록을 올려둔다. 그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더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 같아서이다. 하지만 항상 뛸때마다 힘들다. 그런데 안철수는 그 꾸준함을 해내는 사람이다. 대단해보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람같다. 본문에 나온 말마따나 달리기는 과연 자기 자신과의 싸움인 운동이다. 그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해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동기부여와 자극을 받고 꾸준히 달리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2부. 나는 달리기에서 인내를 배우다
☆ 완주한 사람, 완주자를 영어로 'finisher'라고 한다. 중도 포기하지 않고, 기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끝내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을 말한다. 나도 하는 모든 일에서 피니셔로 살아오긴 했지만 처음 풀코스 마라톤을 뛰어보고 나서야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할 수 있었고 어려움이 큰 만큼 의미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마라톤에서 기록보다 완주가 더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
달리기는 19세나 60대나 비슷한 실력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다. 그러므로 달릴까 말까 망설일 시간에 그냥 달려보길 바란다. 장거리 달리기는 남성과 여성의 기록 차이가 고작 10여분 밖에 되지 않는다. 남녀노소 모두 함께 장거리 달리기를 하며 생존했던 옛 인류의 이야기는 진짜 사실이었던 것이다.
내가 찾은 달리기의 본질은 '견디는 것', '참는 것'이다. 우선은 육체적으로 힘든 것을 참아야 한다. 달리기는 정말 힘들다. 뛰는 행위 자체가 어렵다. 아침에 일어나 뛰러 나가는 것, 달리기 시작하고 첫 1킬로미터는 항상 힘들다. 그런데 그 순간을 잘 참으면 또 할만 하다. 힘들 때마다 내가 견디는 노하우는 바로 내 발 바로 앞을 보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우리 인생에도 꼭 필요하다.
이런 전략은 우리 인생에도 꼭 필요하다. 장기적인 목표만 바라보고 계속 참다보면 결국 지치게 마련이다. 그럴 때는 그저 눈앞에 놓인 당장 해야 하는 일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하다보면 그것들이 쌓여 결국 반환점을 돌게 해준다. 가까이 보는 것과 멀리 보는 것의 선택을 적절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도 너무 힘들 때는 멀리만 보지 말고 눈앞에 놓인 것에만 집중해보면 어떨까?
그러나 1등을 하는 선수는 그 고통을 그냥 참는다고 한다. 매 순간 힘든 것들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온몸으로 고통을 매 순간 느끼면서도 묵묵히 참는 것이다. 그러한 인내가 그 사람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해주는 것이다.
매 순간 힘든 과정이지만 매 순간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즐겨야 한다. 즐겨야만 오래 지속할 수 있고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
★ 달리기의 본질은 참는 것, 인내다. 참고 견딜줄 알아야 인생을 수월하게 잘 살아갈 수 있다. 마시멜로 이야기가 떠오른다. 어느정도는 자신의 현재 만족과 쾌락을 미룰줄 알아야 자신의 인생을 컨트롤 할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달리기는 이러한 맥락과 상통한다. 인생에서 인내를 단련하기에 달리기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다. 덧붙여 달리기를 즐기는 것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