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법칙 바람그림책 139
박종진 지음, 오승민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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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쓰려고 했습니다.#


어떤 책인지도 모르고, 오직 '표지'에 이끌려 서평단에 손을 들었어요.

그러나 책을 받고서 내가 본 것이 표지가 아니라 더스트 자켓인 것을 알게 되었죠.



누구라도 시선을 끌만한 더스트 자켓이고,

훌쩍 떠나고픈 마음 가득한 요즘이라 더 그런 지도 모르겠지만,

더스트 자켓을 활짝 펼쳐 초원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풀 숲 한가운데서 풀들을 이리저리 누이는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몽환적 경험을 하게 된답니다.



예스24 펀딩을 통해 출간된 책이라는 데,

펀딩에 동참해주신 분들이 너무 고마울 정도였습니다. 

펀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으으으

뭐..좋은 책이니, 언젠가는 만들어졌겠지만, 지금 볼 수 없었을지 모르니까요.


이 책은 글도 글이지만, 그림이 큰 역할을 해요.

박종진 작가님이 오승민 작가님께 큰절이라도 해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박종진님의 글은 '사슴이 뜁니다'로 시작하지만,

오승민 그림작가님의 그림이야기는 면지부터 시작됩니다.

독자로 하여금 헉~소리도 못내고 입틀막하게 만드는,

'글을 이처럼 돋보이게 해주는 그림이라니...역시 그림 · 책이야.' 하게 하는.


"사슴이 뜁니다."


는 단순한 문장과 함께 보여진 강렬한 표범의 눈빛으로 인해,

독자들은 '아~그렇구나! 사슴이 뛰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를 직감하게 됩니다.



첫장의 강렬함을 뒤로 한채,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앞 면지와 뒷 면지가 주는 의미를 생각하니,

섬뜩해지면서 팔을 감싸안게 만들게 하구요.


'초원의 법칙'

저는 '법칙'이라는 말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슬프게도 느껴지고,

어렵게도 느껴지고, 배워야될 것 같은 등 여러 복잡한 의미로 다가오는데, 동물들에게 있어 '초원의 법칙'은 자연스레~ 당연하게 다가올 것 같아요.


책에 나오는 사슴이 살기 위해 달리는 것 처럼,

상위 포식자가 쫓아오면 생각할 것도 없이 달려야 살고.

표범같은 포식자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약한 동물들을 쫓아야만 살고.

본능적인 거겠죠.


달리다가 포기하거나 따라잡히면 죽게 되고,

포식자라도 쫓아 따라잡으면 살게 되지만,

따라잡지 못하면 굶게 되는...

불평할 수 조차 없이, 일용할 오늘의 삶을 위해

살기 위한 반복된 행동일 뿐으로 말이지요.


알든 모르든 표범같은 포식자들은

사슴같은 동물을 사냥하여 그들의 개체 수를 제어하고, 약한 개체를 걸러냄으로써 이를 통해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다른 종의 생존을 돕는 역할도 하게 되고.


그것이 바로 살아가는 법칙 즉 '초원의 법칙'!


위키백과에서 찾아보니,

표범은 아프리카 초원, 관목 또는 우거진 숲에서 단독생활을 하구요,

주로 영양, 사슴 등을 잡아먹으며 살고, 때론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대요.

사냥한 먹을 거리를 나무 위로 올려다 놓고, 먹기도 하며

표범은 야행성인 만큼 주로 일몰과 일출 사이에 가장 활발히 사냥을 한다고 해요. (일부 지역에서는 낮에 사냥할 수도 있다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일부 행해지는 사냥 면허 대상 동물 중 면허 취득하기가 가장 어려운 동물이래요.

멸종위기 동물이라는 거겠죠. ㅜㅜ



이 책에는 초원의 법칙을 어긴 사람들이 나와요.

아프리카에는 게임처럼 허가를 받고 사냥하는 이들이 있다고 해요.

특정 장소에서만 허락이 되었을텐데, 책에 나오는 초원은 '야생동물보호구역'이었나봅니다.

초원의 법칙도 사람의 법칙도 어긴 이들인거죠.



"밤하늘에 하나둘 별이 빛납니다.

어둠이 내린 초원에도 하나둘 빛이 생겨납니다.

사람들은 털이 곤두선 팔로 총을 들어 올립니다."

<초원의 법칙> 중에서



드디어 밤이 되었고, 표범에게 주어진 시간이 된 거죠.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이 아니라~

밤이 되니, 야행성 표범이 법칙대로 살 수 있도록 눈에서 빛이 납니다.



책에서는 눈빛들이 시선을 끌어요.

강렬한 표범의 눈빛, 처연한 사슴의 눈빛...

그러나 사람의 눈빛은?!

총을 가진 포식자로의 사람의 눈빛은

또렷한 얼굴 형체 없이 뭉개져서 잘보이지 않아요.

밤이 되어

쫓기는 입장이 되었을 때에라야 겁먹은 눈빛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포식자인 표범이 사슴을 쫓고,

총든 사람들에게 표범이 쫓기고

밤이 되자, 이젠 표범이 사람들을 쫓고

오묘한 법칙이 느껴지는 부분이네요.



책을 덮으며, 내가 생각하는 초원의 법칙이 뭔지를 자문하다가...

지금 나는 '살기 위해' 달리고 있는 걸까?

포기하고 주저 앉아 버리지는 않나?

일용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욕심을 내나?

법칙을 깨뜨리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잘 살고 있는 걸까?

하는....갖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네요.



저처럼 이 책 읽고,

아이들과 함께 여러 이야기 나눠보시는 거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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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에게 보림 창작 그림책
심통 지음 / 보림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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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꽤 많은 무무라는 이름의 캐릭터들이 책으로 나왔어요.

얼마 전에는 당근처럼 되려는 무가 무무였고, 공룡도 무무였고 등등


이번엔 구름이네요.


이야기는 꼬마 구름 '무무'로부터 시작됩니다.


하늘에 사는 꼬마 구름 '무무'는 땅에 사는 아이들과 놀고 싶어요.

그래서 내려 왔죠. 눈송이들이 땅으로 내려갈 때 같이요.

눈이 오면 아이들은 밖에서 많이들 노니까

무무는 자신도 금방 친해져서 놀 줄 알았어요.


근데, 살짝 문제가... 무무가 많이 수줍어 해서 먼저 다가가는 걸 잘 못한다는~

어째 무무가 아이들과 친해지기 좀 어려워 보이지요 ㅜㅜ


그 때 자신을 보고 있는 한 아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영끌이라고 하나요? 

이럴 땐 있는 거 없는 거 몽땅 영끌해서라도 '용기'내야하는 거죠.

모두들 거들떠도 안보는데, 자신을 보고 있으니 말입니다~~


시작은 이래요.

"안녕! 나는 무무야."

(모기같은 소리로) "나는... 디디."


모기같은 소리라도 대답해주는 디디가 무무는 너무 좋았답니다.


둘은 금새 친해지고, 처음으로 집에 가서 놀기도 하고.


영원할 것 같던 이 둘의 관계는... 어찌 될까요?

그건 책으로 확인해주세요~ 꼭이요~!!!!!


물빛 앞 면지, 분홍 뒷 면지도 

왜 그런지 책을 꼭꼭 읽어보시길~^^

제 처음 친구도 무무처럼 제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었어요. 

그 친구 덕분에 전 처음으로 '친구집'이란 곳을

놀러 가 봤고, 선민이도 우리집으로 놀러 오고 했지요.

동갑내기라 함께 입학하고, 함께 학교를 다니고~

친구가 2학년 때 먼 동네로 전학가기 전까지.


<무무에게>를 읽는 내내 나의 첫 친구가 떠올랐고,

세상의 모든 디디에게도 무무같은 친구가 다가와 주기를~

또 무무말고도 좋은 친구를 많이 많이 사귈 수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소심하든 적극적이든

친구 사귀기는 쉽지 않잖아요.

신학기를 맞이한 모든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네요. 


#이 책은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서평단에 당첨되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지만... 정성껏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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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여행 웅진 당신의 그림책 4
안느-마르고 램스타인 외 지음, 이경혜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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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포럼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으나,

자세히 들여다보고, 마음다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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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원제는 진주인데, 한글 번역본은 진주의 여행이라고 좀더 친절한 설명을 덧붙였네요.

글없는 그림책이어서 그랬나봅니다.

원서에서도 그런 지 모르겠지만, 한글 번역본 표지는 가공처리가 호~ 멋집니다.

반짝이는 진주가 '어서~ 날 펼쳐 읽어주세요~' 하고 유혹하거든요~


책 뒤편에 나와 있는 작가 소개를 보면,

미술 공부하다 만난 친구 사이로,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계시다네요.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 작품을 계속해서 내고 계신다 하고.


글없는 이 책을 보면서, 저는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어요.


우선, 진주의 위치가 끊임없이 변해요. 


진주 중에 가장 높이 평가된다는 천연진주는

바다 깊은 곳 조개 속에서 부터 한 소년에게로 옮겨져 땅 위로 가게 되고,

소년에게서 소녀에게,

소녀의 악세사리통에서 까치에게로,

바다 위 배, 그것도 돛 위 까치 둥지로 옮겨가고

고양이에 의해 둥지에서 배 밑 바닥으로 

고양이 주인인 선장에 의해 육지 보석 가게로 

왕궁에서 박물관으로 

하수구에서 강으로 

비버에게서 연어 뱃속으로 

어느 가정집 식탁 음식으로 

메이플 시럽 병 속으로 

비행기 타고 다시~ 


위치 변화 정말 스펙타클 하지요.


위와 아래, 바다와 육지, 배, 자동차, 비행기 같은 물리적 위치 변화 뿐 아니라

프랑스령 섬 중 하나인 것 같은 곳, 영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로 옮겨다니기도 하고,

섬에 사는 이름 모를 소년, 소녀에게 있기도 하고

나라에서 제일 높으신 여왕님의 머리 위에 있기도 하는 등

소유주의 신분의 변화도 겪고,

사람에게로만 옮겨가는 것이 아닌 까치, 고양이, 비버, 연어 같은 존재에게로도

옮겨 다닙니다.


보는 내내

이 그림책이 담지 못한 진주의 여행이 훨씬 많을거다는 짐작을 하게 해줍니다.

마지막 이후의 위치는 또 어디로 가게 될지도 궁금해지고 말이죠.



책에서는 시간의 변화도 느껴집니다.

처음 진주를 발견한 소년과 메이플 시럽병에서 진주를 찾은 할아버지가 동일인물로

여기도록 여러 장치들을 심어놓으셨구요,

한 아이가 왕관을 보고, 자란 후에 어떤 사람이 되는 지도 보여주고요,

비버의 댐이 무너지고,

숲의 나무가 무너진 후에 공장이 세워졌고...

그 후에 여자아이가 새총 알이 된 진주로 공장 유리창을 깨뜨리는 일련의 사건이 일어나죠.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조개 안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진주로 형성되듯이,

오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도록 그리고 계세요. 




책에서는 진주의 가치도 변해요.


진주의 가치는 사랑이 되었다가, 수집품이 되기도 하고,

장난감이 되었다가, 돈벌이 수단이 되기도 하고

신분을 드러내주는 표시가 되기도 하고, 잡기 놀이 시 술래의 눈가리개 대용이 되기도 하고

등등


어느 누구에게 있느냐에 따라 그 물건의 가치는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저에게 이 진주가 찾아온다면 어떤 가치를 지니게 될까요?



또 변하는 것은 진주가 여행하는 자연환경이에요.

눈을 뗄 수 없을만큼 황홀한 바닷 속 풍경과 쨍한 색감의 섬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인간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자연환경 이야기가 슬쩍 끼어들어있지요.


생활 폐수가 비버의 서식까지 흘러오고,

비버의 댐이 사라지고, 

산에 나무들이 잘리고 태워진 후 공장이 들어서는 등...말이지요.


이렇게 변화하는 것들 중에서 변하지 않는 것도 있어요.

사람의 마음이지요.


세 명의 마음을 좀 따라가 보려고 하는 데..


첫째는 진주를 처음 발견한 소년의 마음이에요. 그 마음은 사랑이구요. 

나이가 들어서 메이플시럽통에서 진주를 발견한 할아버지가 바로 그 옛날 소년이었다는 

설정이 있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오랜 시간 진주를 보면 사랑하는 이에게 주고프다는 생각을 하는 것에 변함이 없으니까요.


둘째 진주박힌 왕관을 갖고 싶어 하는 남자의 마음이에요. 그 마음은 욕심인 것 같아요.

아장 아장 걷던 아기때부터 왕관에 혹한 남자는 성장해서도 그 마음이 바뀌지 않았어요.

하지만, 왕관을 갖고 싶다는 삐뚤어진 욕심이 도둑질을 하는 것으로 이어져요.

미수에 그치긴 했어도 붙잡히면 감옥에 가겠지요. ㅜㅜ


셋째는 자연을 사랑하는 여자아이의 마음이에요.

앞선 삽화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자아이가 사는 곳은 

비버들이 살던 곳이었고, 댐이 무너지고, 숲이 파괴되고 공장이 들어선 곳인 모양입니다.


아빠가 강에서 잡은 연어로 요리를 해주었을 때, 진주를 발견한 여자아이는 

뒤도 안돌아보고 달려나가요. 

뭘 하나 했더니, 새총으로 진주를 총알삼아 공장 유리창을 깨뜨리죠.

자연을 파괴하는 주범인 공장에 데미지를 입히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지요. 


두번째, 세번째의 마음은...보는 내내 제 마음이 아파옵니다.


책을 다 읽고 덮으니  뒷 표지가 눈에 들어와요.

진주의 여정을 따라 왔던 탓일까요?

밤하늘에 떠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진주처럼 보이네요.

변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는 하늘의 진주로.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들이 조금 더 늘어나서 아직은 아름다움이 유지되길~

우리의 아이들이 예쁘고 아름다운 자연을 좀 더 누리게 되길~

바래봅니다.


이상 진주와 함께 했던 여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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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 꿈의 근육 세트 - 전2권
고정순.정진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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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꽤 오랜만에 읽게 되었다.

술술 읽히는, 그러나 자꾸만 옛기억으로 데려다 놓는...

그런 에세이였다.


띠동갑의 나이 차이.

성별도 다른.


그러나 같은 그림책 작가라는 점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라는 점

등등을 이유로


1년간 주거니 받거니 편지형식의 글을 교환했고, 그것이 묶어져 책으로 나왔다.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 고정순

<꿈의 근육> - 정진호

이렇게 두 권으로.


내게 고정순 작가는 <가드를 올리고>, <옥춘당>으로

정진호 작가는 <별과 나> <심장 소리>로 다가온 작가이다.

두 작가의 다른 작품을 못 봤냐...그건 아니다.

다만 내게 와닿은 작품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사실, 팬층이 두터운 두 작가에 대해 사실 잘 알지도 못하고

두 사람의 팬들처럼 그렇게 열광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두 작가의 주고 받은 편지 형식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사람들이 왜 이 두 사람에게 열광하는 지 알게 되었고

책을 덮은 뒤, 두 작가의 그림책을 만나게 되면 새롭게 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 이 둘, 매력이 넘친다!!


'쓰는 근육'(생활 근육)을 이야기하는 고정순 작가와 

'꿈의 근육'을 이야기하는 정진호 작가의

진솔한 글쓰기의 매력.


고작가는 정작가에게 글을 쓰며 가면없이 맨얼굴 같은 글쓰기를 했다고 했고,

정작가는 마음을 다치지 않기 위해 여러 개의 가면을 가지고는 있지만,

진심어린 지지와 응원이 있다면 누군가의 맨얼굴을 본다해도 마음 다치지 않을 거라

말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사이, 친구라고 부르는 사이

그들이 주고 받는 글에는 가면은 없고, 맨얼굴같은 진솔한 글만 있다. 


이것이 내가 느낀 매력이다.


첫인사를 어려워하고, 끝인사도 어려워하는 고정순 작가는 정작가에게

'잘 지내죠? 그래야 해요' 라고 다정스레 말하고...

'언제고 내가 돌아갈 자리가 되어 준 나의 고향, 그림책'이라 말하는 정진호 작가는

아픔이든 기쁨이든 삶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고작가 같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림책 작가로도 이미 훌륭하지만,

이 두 사람의 에세이가 앞으로도 계속 기다려질 것 같다.


고작가의 말..

웃으며 오늘을 건너라는 말이 

정작가의 말..

의외의 따뜻하고 귀여운 면모를 찾아내는 '바게트 상상력'이


계속 입가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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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중에서 


우리 앞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만은 게을리하지 말아요. '우리'라는 단어가 있어 가능한 문장이 늘어 가는 요즘에 데면데면한 애정 표현 잊지 말아요. 13쪽.


왜 체조 경기 점수 중 착지 점수가 중요한지 이제 알겠어요. 시작만큼이나 중요한, 어쩌면 시작보다 더 어려울지 모르는 마지막을 위해 날마다 나는 부지런히 저물어 가고 있어요. 37쪽.


(명주실로 만든 종이컵 전화기) 우리가 글을 주고 받는 일이 종이컵 전화기 같아요. 사실 그 전화기는 상대의 소리를 온전히 전해 주지 못해요. 내 소리를 낮춰야 상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난감이죠. 그래서 늘 정 작가의 소리가 들리길 기다리며 내 소리를 낮추고 있어요. 44~45쪽. 


(고정순 작가의 초능력) 날 찾아오지 않은 행운보다 날 피해 간 불행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28쪽


 사람들에게 보이는 글이 쌓여 갈수록 내 안에 창피도 단골 마트 포인트처럼 적립되고 있어요. 그래도 멈출 수가 없어요. 첫 산문집을 내고 날마다 조금씩 쓰는 근육이 발달해요.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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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근육> 중에서


사랑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구원해요. (중략) 사랑에 맥락이 없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요. 만약 논리적 근거를 갖추고, 이유와 목적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만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아무도 사랑하지 못했을 거예요. (중략) 도무지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음에도 우린 사랑하니까요. 전 이런 사랑의 고백들이 오늘도 지구를 지켜준다고 믿어요. 22~23쪽.


꿈을 쫓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커피콩 신세예요. 수차례 자신감이 쪼개지고 자존감이 박살 나는 경험을 해야만 원두가 될 수 있어요.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원치 않는 일들을 견디고 좌절을 버텨야만 해요. 그렇게 버티고 버텨 결국 껍질이 다 벗겨질 만큼 힘겨운 모험이 끝나면 남은 것은 겨우 작은 알갱이 하나예요. 그게 바로 진짜 나, 내가 돌아가야 하는 나 자신이에요. 그리고 그 알갱이 하나가 놀랍도록 그윽한 향을 내죠. 63쪽.


근육은 찢어지고 상처 난 부분이 아물면서 성장하는 것이래요. 꿈을 좇다 보면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은 실망과 좌절이 뒤따른단 걸 알게 돼요. 그리고 그 상처가 아문 자리는 우리의 꿈을 더 크고 단단하게 성장시킬 근육이 되어 주죠. 166쪽. 



*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았구요,

열심히 읽고서 진솔하게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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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 잠들지 못하는 사자
캐서린 레이너 지음, 정화진 옮김 / 창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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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아 씁니다.>


알로 - 잠들지 못하는 사자 (캐서린 레이너 그림책/ 창비)



몇 년째 잠을 잘 못자는 중이에요.


낮에 잠을 자는 것도 아닌데도

밤이 되면 정신이 또렷또렷해지고, 잠이 싹 달아나버려요.

밤에 잠을 잘 못자니...낮엔 늘 피곤한 상태고,

피곤한 상태에서 또 할 일은 많고,

그 많은 일들 해내려니 카페인 섭취(커피)는 늘구요...

최대한 감추려고 해도 피곤한 기색은 드러나나봐요.


이왕 잠이 안오니 뭐라도 하자 싶어

밤에 이것저것 하다보니, 오히려 더 잠이 안오는 것도 같고...


요즘 주위에서 저처럼 수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음을 느껴요. 점점 더 느는 것도 같고.



암튼 지금의 제 모습이랑 공감 100%인 사자가 있어요.

이름은 알로.


사자 알로는 정말 피곤하대요.

흠~ 피곤하면 푸욱~ 잠을 자고 나면 좀 나으련만...

아무리 노력해도 잠을 이룰 수 없대요. 걱정이네요.ㅜㅜ

(근데, 피곤하다는 알로의 모습이 저는 넘넘 귀여워요~ 사랑스럽구요...이럼 안되는거겠지요 ^^;;;;)



알로가 잠을 이룰 수 없는 이유는 너무 많아요.

풀밭은 자기에 너무 까칠하고, 맨땅은 너무 딱딱하고,

나무 위는 새들 땜에 너무 시끄럽고, 사막은 너무 조용하고,

낮에는 너무 더워서, 밤에는 너무 추워서 잠을 잘 수가 없대요.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 따뜻하지만 너무 꼼지락거린대요. ^^;;;


잠 때문에 고생해보지 않았다면 모를 예민함...

그 예민함이 고스란히 전해져옵니다.


사자들은 원래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데,

잠을 잘 못 자는 알로는 기운이 하나도 없어요.


다시 잠들 수 있을까? 하고 혼잣말을 한 것을 

올빼미가 듣게 되었어요.

올빼미는 잠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쭉쭉 펴요.

그 다음엔 몸을 살짝 웅크리고 두 눈을 살포시 감아요.

(이하 생략 - 강력 스포가 되니깐요^^)



알로는 올빼미가 들려주는 노랫말처럼 해보기로 했어요.

올빼미는 알로가 잠들 때까지 옆에 있어주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그 노래는 정말 힘이 있나봐요.

알로도 잘 자게 되었고,

올빼미도, 알로의 가족들도 모두 잘 자게 되었으니까요~



저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올빼미'가 너무 고마웠어요.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해, 기꺼이 도움을 주고자 하는 모습에서요.

또 알로도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내가 이것저것 안해본 줄 알아?' 하고 무시하거나 화내지 않고,

올빼미가 알려준 방법대로 해보다니!!! 

그 수용하는 자세는 배워야 할 것 같더라구요.

게다가 감사할 줄도 알고 말이죠.

알로는 참 멋져요.^^



얼마전에 오은영박사님이 한 티브 프로그램에서 나와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잠이 안온다고 밤에 뭔가를 하면 안되고,

잠들지 않아도

불을 끄고, 눈을 감고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 있는 것 만으로도

잠자는 것과 거의 흡사한 효과가 있다더라구요.



오늘 밤부터는

잠이 안오더라도

오은영 박사님이 알려준 방법과 올빼미가 들려준 방법대로 

해보려구요.


이런 저런 이유로 잠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이 방법으로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모두들에게 잠의 축복이 있기를~

평안의 축복이 있기를~



제게도 효과가 있었는지는....자보고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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