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랜돌프 콜더컷 : 그림책의 탄생 ㅣ 모두의 예술가 6
미셸 마켈 지음, 바버라 매클린톡 그림, 김서정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8월
평점 :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던 랜돌프 콜더컷,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예술가 되다.
이 책은 책읽는곰 출판사의 [모두의 예술가] 시리즈 중 여섯 번째 책으로, ‘현대 그림책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랜돌프 콜더컷의 일대기를 담은 책이에요. 그렇기에 그의 일대기 책이 ‘그림책 형태’다? 뭐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예술가이기에 '모두의 예술가' 시리즈에 넣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 사람의 일대기를 글로만 쓰는 것도 힘들 텐데, 그림책으로 만든다는 것은 훨씬 더 어려운 작업인 것 같아요. 그 책을 읽을 독자층이 알기 쉽게 쓰면서 꼭 필요한 것과 알아야 할 것들은 넣어야 하니 어휴~ 전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픕니다.
글 작가인 미셸 마켈은 이 어려운 일을 해냈지 말입니다.^^
존 뉴베리, 루즈벨트 대통령의 영부인, 앙리 루소 등 이미 여러 명의 인물 일대기를 그림책으로 냈던 작가이기에 믿고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림책을 읽으며 자라는 어린이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콜더컷에 대해서 어린이들도 알기 쉽게 그러나 꼭 알아야 하는 것들은 굵은 글씨로 표현하여 눈에 쏙쏙,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씀으로써 읽는 묘미를 잘 살리고 있어요.
처음에는 번역본을 낸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이렇게 표현한 걸까 싶었는데, 원서에도 그렇게 되어 있는 걸 보면서 ‘작가의 방식이구나~’ 하고 알게 되었지요.
어린 시절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고, 밖에 나가 노는 것을 좋아했고, 동물들을 좋아했고,
승마와 사냥을 좋아했던 사람, 랜돌프 콜더컷은 어느 순간 자기가 좋아하는 것(그림그리기)을 하면서도 먹고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게 되고, 그 길을 걷게 됩니다.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뛰어난 실력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는 본격적인 그림 그리는 일에 접어들어서는 열심히 쉬지 않고 노력했어요. 유명 화가들과 교류도 하고, 유명 화가, 조각가에게 배우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가장 주목받은 건 책에 들어가는 삽화였는데, 그가 그린 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고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대요. 그의 그러한 삽화를 보고, 그림책 만들기를 제안받았을 때, 아이들이 자신처럼 동물과 움직임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렇게 그림을 그렸지요.
“랜돌프 콜더컷,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구불구불 장식하는 선도 없고,
오밀조밀 복잡한 배경도 없고,
북적거리는 장면도 없지만
한 장면, 한 장면,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랜돌프 콜더컷의 그림책
이는 지금껏 어떤 책에서도 본 적 없는 것이었어요.
이를 보고 어린 독자들은 기뻐했고, 평론가들은 깜짝 놀랐지요.
기존의 사고에 사로잡힌 평론가들이 얼마나 놀랬을지,
역동적인 움직임, 동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콜더컷의 그림책이
얼마나 신났을지 상상이 갑니다.
랜돌프 콜더컷은 1878년 처음으로 그림책 두 권을 세상에 내놓았는데, 이 두 권으로 엄청 인기를 얻었고, 죽기 얼마 전까지 해마다 두 권씩 그림책을 펴낼 수 있었어요. 동물이 많이 등장하고, 자신만의 역동적인 움직임이라는 특징을 잘 살려서 말이지요.
그림작가 바버라 매클린톡은 『아델과 사이먼(시몽)』을 발표했을 때, 뉴욕타임즈가 ‘현대에 살아난 고전! 마치 칼데콧의 그림책이 되살아난 느낌이다’는 평을 했었는데, 이는 펜으로 그린 스케치, 수채화의 깊고 풍부한 색감이 돋보이는 그림책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작품 중 『메리와 생쥐』에서 콜더컷의 방식이 느껴진다고 말하고 싶어요.
암튼 콜더컷의 책을 보고 정신적 스승으로 삼았다는 그녀이기에, 많은 분들이 그녀의 그림체에서 콜더컷을 느낀다면 그에 대한 일대기에 그림을 그릴 사람으로는 이보다 적임자는 없다 싶습니다.
이처럼 최상의 적임자 두 사람이 일대기 그림책을 펴냈으니, 여러분들은 믿고 보셔도 되겠습니다. 이보다 더 나은 결과물은 없을테니까요. ㅎㅎ
이 책을 읽는 분들은 아일랜드출판사에서 나온 『칼데콧 컬렉션 1』을 꼭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거기에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랜돌프 콜더컷의 책들( 『잭이 지은 집(1878)』,『존 길핀의 유쾌한 이야기(1878)』, 『6펜스 노래를 부르자(1880)』, 『하트의 여왕(1881)』, 『헤이 디들 디들, 통통한 아가(1882)』, 『청혼하러 간 개구리(1883)』 등)이 거의 다 수록되어 있거든요.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진심을 담아 읽고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