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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까다로운 호랑이 ㅣ 바람그림책 177
세연 지음, 이지 그림 / 천개의바람 / 2026년 3월
평점 :

[입맛 까다로운 호랑이] , 세연 글, 이지 그림, 천개의 바람.
책을 처음 봤을 때, 표지가 시선을 끌었다.
커다란 접시 위에 다양한 동물들이 올라가있고, 호랑이가 접시 위로 소금인지, 후추인지가 뿌려지고 있는 상황,
뒷표지에는 다양한 동물의 메뉴판이 있어서 뭔가 재밌는 동물 우화인 줄 알았다.
입맛 까다로운 호랑이를 만족하는 메뉴는 뭘까 궁금해지고 말이다.
다 읽고 나서, 엥? 이게 뭐지? 싶었다.
“편식하는 호랑이 이야기”보다 ‘남의 일이라고 외면하는 태도’와 ‘연대의 중요성’ 에 관한 이야기였잖아?!
유쾌한 우화? 방관과 연대 이야기
[입맛 까다로운 호랑이] 는 처음에는 유쾌한 동물 이야기처럼 시작된다.
까마귀는 숲의 동물들에게 자기가 본 무시무시한 호랑이에 대해 썰을 푼다.
그 호랑이는 아무 동물이나 잡아먹지 않는다고.
뿔 있는 동물은 싫고, 다리만 긴 동물도 싫고, 귀 작은 동물도 싫다했다나.
결국 호랑이의 입맛에 꼭 맞는 존재는 토끼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토끼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함께 힘을 모아 싸우자고 말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우리 일이 아니니까” 하며 외면한다.
이 장면은 현실 속 사람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어 씁쓸했다.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직접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른 척하는 모습 말이다.
한 나라의 어느 도시에서 집단적으로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있어도,
잘못, 책임 규명도 명확하지 못하고 배가 침몰하며 사람들이 그렇게나 죽어도,
나에게 닥친 일이 아니면 우리의 관심과 기억 속에서는 멀어져 간다.
울부짓는 이들과 등지는 일, 그냥 눈감고, 귀 닫는 일 그게 가장 쉬울 지 모른다.
적어도 나에게 닥친 일이 아니라면.
토끼들이 숲을 떠나려던 밤,
까마귀와 호랑이가 다음 목표를 사슴으로 정하는 장면은 큰 긴장감을 만든다.
결국 위험은 토끼에게만 머무르지 않았고, 서로 외면했던 동물들은 뒤늦게 후회한다.
그제야 동물들은 함께 힘을 모아 호랑이를 물리칠 계획을 세운다.
남의 일이라 나몰라라 하는 동물들을 위해,
자신들이 알게된 사실을 알려주는 토끼들.
다음 차례가 누가 되든 말든 한번 당해봐라 할 수도 있었을텐데...말이지.
나라면 다시 돌아와서 알려줄 수 있었을까?
이 책은 ‘힘을 합치면 이길 수 있다’는 단순한 교훈을 넘어,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외면하지 않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그림책이라는 형식 안에서 긴장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와 동물들의 표정 변화가 인상 깊다.
어린 독자들에게는 재미있는 우화로 읽히겠지만,
어른들에게는 방관과 연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이라고 느꼈다.
특히, 앞뒤 면지를 보다보면 '그럼 그렇지~ 에잇 꼬~소하다!' 싶어지니
책을 통해 앞뒤 면지까지 꼭 살펴보시길 바란다.
이 면지 때문에 아이들이랑 나눌 이야기꺼리가 더 늘기도 하고,
역시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이구나~ 싶기도 하다.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엔딩이라 씁쓸하기도.
#제이그림책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가 책을 제공해주셨고, 진심 담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