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 꿈의 근육 세트 - 전2권
고정순.정진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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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꽤 오랜만에 읽게 되었다.

술술 읽히는, 그러나 자꾸만 옛기억으로 데려다 놓는...

그런 에세이였다.


띠동갑의 나이 차이.

성별도 다른.


그러나 같은 그림책 작가라는 점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라는 점

등등을 이유로


1년간 주거니 받거니 편지형식의 글을 교환했고, 그것이 묶어져 책으로 나왔다.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 고정순

<꿈의 근육> - 정진호

이렇게 두 권으로.


내게 고정순 작가는 <가드를 올리고>, <옥춘당>으로

정진호 작가는 <별과 나> <심장 소리>로 다가온 작가이다.

두 작가의 다른 작품을 못 봤냐...그건 아니다.

다만 내게 와닿은 작품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사실, 팬층이 두터운 두 작가에 대해 사실 잘 알지도 못하고

두 사람의 팬들처럼 그렇게 열광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두 작가의 주고 받은 편지 형식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사람들이 왜 이 두 사람에게 열광하는 지 알게 되었고

책을 덮은 뒤, 두 작가의 그림책을 만나게 되면 새롭게 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 이 둘, 매력이 넘친다!!


'쓰는 근육'(생활 근육)을 이야기하는 고정순 작가와 

'꿈의 근육'을 이야기하는 정진호 작가의

진솔한 글쓰기의 매력.


고작가는 정작가에게 글을 쓰며 가면없이 맨얼굴 같은 글쓰기를 했다고 했고,

정작가는 마음을 다치지 않기 위해 여러 개의 가면을 가지고는 있지만,

진심어린 지지와 응원이 있다면 누군가의 맨얼굴을 본다해도 마음 다치지 않을 거라

말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사이, 친구라고 부르는 사이

그들이 주고 받는 글에는 가면은 없고, 맨얼굴같은 진솔한 글만 있다. 


이것이 내가 느낀 매력이다.


첫인사를 어려워하고, 끝인사도 어려워하는 고정순 작가는 정작가에게

'잘 지내죠? 그래야 해요' 라고 다정스레 말하고...

'언제고 내가 돌아갈 자리가 되어 준 나의 고향, 그림책'이라 말하는 정진호 작가는

아픔이든 기쁨이든 삶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고작가 같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림책 작가로도 이미 훌륭하지만,

이 두 사람의 에세이가 앞으로도 계속 기다려질 것 같다.


고작가의 말..

웃으며 오늘을 건너라는 말이 

정작가의 말..

의외의 따뜻하고 귀여운 면모를 찾아내는 '바게트 상상력'이


계속 입가를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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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중에서 


우리 앞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만은 게을리하지 말아요. '우리'라는 단어가 있어 가능한 문장이 늘어 가는 요즘에 데면데면한 애정 표현 잊지 말아요. 13쪽.


왜 체조 경기 점수 중 착지 점수가 중요한지 이제 알겠어요. 시작만큼이나 중요한, 어쩌면 시작보다 더 어려울지 모르는 마지막을 위해 날마다 나는 부지런히 저물어 가고 있어요. 37쪽.


(명주실로 만든 종이컵 전화기) 우리가 글을 주고 받는 일이 종이컵 전화기 같아요. 사실 그 전화기는 상대의 소리를 온전히 전해 주지 못해요. 내 소리를 낮춰야 상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난감이죠. 그래서 늘 정 작가의 소리가 들리길 기다리며 내 소리를 낮추고 있어요. 44~45쪽. 


(고정순 작가의 초능력) 날 찾아오지 않은 행운보다 날 피해 간 불행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28쪽


 사람들에게 보이는 글이 쌓여 갈수록 내 안에 창피도 단골 마트 포인트처럼 적립되고 있어요. 그래도 멈출 수가 없어요. 첫 산문집을 내고 날마다 조금씩 쓰는 근육이 발달해요.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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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근육> 중에서


사랑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구원해요. (중략) 사랑에 맥락이 없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요. 만약 논리적 근거를 갖추고, 이유와 목적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만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아무도 사랑하지 못했을 거예요. (중략) 도무지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음에도 우린 사랑하니까요. 전 이런 사랑의 고백들이 오늘도 지구를 지켜준다고 믿어요. 22~23쪽.


꿈을 쫓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커피콩 신세예요. 수차례 자신감이 쪼개지고 자존감이 박살 나는 경험을 해야만 원두가 될 수 있어요.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 원치 않는 일들을 견디고 좌절을 버텨야만 해요. 그렇게 버티고 버텨 결국 껍질이 다 벗겨질 만큼 힘겨운 모험이 끝나면 남은 것은 겨우 작은 알갱이 하나예요. 그게 바로 진짜 나, 내가 돌아가야 하는 나 자신이에요. 그리고 그 알갱이 하나가 놀랍도록 그윽한 향을 내죠. 63쪽.


근육은 찢어지고 상처 난 부분이 아물면서 성장하는 것이래요. 꿈을 좇다 보면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은 실망과 좌절이 뒤따른단 걸 알게 돼요. 그리고 그 상처가 아문 자리는 우리의 꿈을 더 크고 단단하게 성장시킬 근육이 되어 주죠. 166쪽. 



*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았구요,

열심히 읽고서 진솔하게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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