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법칙 바람그림책 139
박종진 지음, 오승민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제이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쓰려고 했습니다.#


어떤 책인지도 모르고, 오직 '표지'에 이끌려 서평단에 손을 들었어요.

그러나 책을 받고서 내가 본 것이 표지가 아니라 더스트 자켓인 것을 알게 되었죠.



누구라도 시선을 끌만한 더스트 자켓이고,

훌쩍 떠나고픈 마음 가득한 요즘이라 더 그런 지도 모르겠지만,

더스트 자켓을 활짝 펼쳐 초원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풀 숲 한가운데서 풀들을 이리저리 누이는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몽환적 경험을 하게 된답니다.



예스24 펀딩을 통해 출간된 책이라는 데,

펀딩에 동참해주신 분들이 너무 고마울 정도였습니다. 

펀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으으으

뭐..좋은 책이니, 언젠가는 만들어졌겠지만, 지금 볼 수 없었을지 모르니까요.


이 책은 글도 글이지만, 그림이 큰 역할을 해요.

박종진 작가님이 오승민 작가님께 큰절이라도 해야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요.


박종진님의 글은 '사슴이 뜁니다'로 시작하지만,

오승민 그림작가님의 그림이야기는 면지부터 시작됩니다.

독자로 하여금 헉~소리도 못내고 입틀막하게 만드는,

'글을 이처럼 돋보이게 해주는 그림이라니...역시 그림 · 책이야.' 하게 하는.


"사슴이 뜁니다."


는 단순한 문장과 함께 보여진 강렬한 표범의 눈빛으로 인해,

독자들은 '아~그렇구나! 사슴이 뛰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를 직감하게 됩니다.



첫장의 강렬함을 뒤로 한채,

한 장 한 장 넘기다가 앞 면지와 뒷 면지가 주는 의미를 생각하니,

섬뜩해지면서 팔을 감싸안게 만들게 하구요.


'초원의 법칙'

저는 '법칙'이라는 말이 무섭게 느껴지기도 슬프게도 느껴지고,

어렵게도 느껴지고, 배워야될 것 같은 등 여러 복잡한 의미로 다가오는데, 동물들에게 있어 '초원의 법칙'은 자연스레~ 당연하게 다가올 것 같아요.


책에 나오는 사슴이 살기 위해 달리는 것 처럼,

상위 포식자가 쫓아오면 생각할 것도 없이 달려야 살고.

표범같은 포식자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약한 동물들을 쫓아야만 살고.

본능적인 거겠죠.


달리다가 포기하거나 따라잡히면 죽게 되고,

포식자라도 쫓아 따라잡으면 살게 되지만,

따라잡지 못하면 굶게 되는...

불평할 수 조차 없이, 일용할 오늘의 삶을 위해

살기 위한 반복된 행동일 뿐으로 말이지요.


알든 모르든 표범같은 포식자들은

사슴같은 동물을 사냥하여 그들의 개체 수를 제어하고, 약한 개체를 걸러냄으로써 이를 통해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다른 종의 생존을 돕는 역할도 하게 되고.


그것이 바로 살아가는 법칙 즉 '초원의 법칙'!


위키백과에서 찾아보니,

표범은 아프리카 초원, 관목 또는 우거진 숲에서 단독생활을 하구요,

주로 영양, 사슴 등을 잡아먹으며 살고, 때론 사람을 공격하기도 한대요.

사냥한 먹을 거리를 나무 위로 올려다 놓고, 먹기도 하며

표범은 야행성인 만큼 주로 일몰과 일출 사이에 가장 활발히 사냥을 한다고 해요. (일부 지역에서는 낮에 사냥할 수도 있다합니다~)

아프리카에서 일부 행해지는 사냥 면허 대상 동물 중 면허 취득하기가 가장 어려운 동물이래요.

멸종위기 동물이라는 거겠죠. ㅜㅜ



이 책에는 초원의 법칙을 어긴 사람들이 나와요.

아프리카에는 게임처럼 허가를 받고 사냥하는 이들이 있다고 해요.

특정 장소에서만 허락이 되었을텐데, 책에 나오는 초원은 '야생동물보호구역'이었나봅니다.

초원의 법칙도 사람의 법칙도 어긴 이들인거죠.



"밤하늘에 하나둘 별이 빛납니다.

어둠이 내린 초원에도 하나둘 빛이 생겨납니다.

사람들은 털이 곤두선 팔로 총을 들어 올립니다."

<초원의 법칙> 중에서



드디어 밤이 되었고, 표범에게 주어진 시간이 된 거죠.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이 아니라~

밤이 되니, 야행성 표범이 법칙대로 살 수 있도록 눈에서 빛이 납니다.



책에서는 눈빛들이 시선을 끌어요.

강렬한 표범의 눈빛, 처연한 사슴의 눈빛...

그러나 사람의 눈빛은?!

총을 가진 포식자로의 사람의 눈빛은

또렷한 얼굴 형체 없이 뭉개져서 잘보이지 않아요.

밤이 되어

쫓기는 입장이 되었을 때에라야 겁먹은 눈빛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포식자인 표범이 사슴을 쫓고,

총든 사람들에게 표범이 쫓기고

밤이 되자, 이젠 표범이 사람들을 쫓고

오묘한 법칙이 느껴지는 부분이네요.



책을 덮으며, 내가 생각하는 초원의 법칙이 뭔지를 자문하다가...

지금 나는 '살기 위해' 달리고 있는 걸까?

포기하고 주저 앉아 버리지는 않나?

일용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욕심을 내나?

법칙을 깨뜨리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잘 살고 있는 걸까?

하는....갖가지 생각들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네요.



저처럼 이 책 읽고,

아이들과 함께 여러 이야기 나눠보시는 거 어떠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