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송 미래그림책 189
마리오 라모스 그림, 라스칼 글, 곽노경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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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그림책포럼의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진심으로 느낀 것을 적었어요*



자책, 그 늪에 빠지다!



숲에서 가장 크고 가장 힘이 센 곰, 이름은 오르송.

이 객관적 묘사는 이어지는 '숲속 모든 동물이 오르송을 무서워했어요.'라는 말도

그럴 수 있겠다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듭니다.

그러나 함께 그려진 삽화로 인해

오잉? 저 모습이 숲속 모든 동물이 무서워하는 곰이라고?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들어요.

세상 딱 살기 싫다는 슬픈 표정으로,

축~~~ 늘어진 어깨를 하고,

호숫가에 서 있는 곰이 오르송이라니.

호수에 비친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일그러진 형체가

딱 오르송의 마음 같아요.



이 슬픈 첫 장면에 대한 의문을 풀 단서는 바로 뒷장에서 이어지는데,

숲속 동물들이 ‘함께 했던 숨바꼭질’ 때문이었나 봅니다.

놀이를 함께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았던 것 같은데...

놀이하면서 일종의 ‘사고’가 일어났지요.



오르송이 가장 크고 가장 힘이 센 걸 알면서 술래였던 게 잘못이었을까요?

다른 동물들은 정말 오르송이 가장 크고 가장 힘이 세지만 힘 조절이 잘 안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을까요?

오르송은 사실 평소에는 힘 조절을 잘했는데, 놀이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실수한 걸까요?



각자에게는 모두 다 ‘입장’이라는 게 있으니, 딱부러지게

‘사고였으니 이해해 주자’ ,

‘힘들었다는 건 이해하지만, 같이 놀지도 않게 된 건 너무했어~’ 라고 말하기도 참 어렵다 싶어요.

‘정말 죽는 줄 알았다니까~ 네가 당해보지 않아서 그래~’ 라고 토끼나 거북이가 말한다면...

‘가장 소중하고 멋진 뿔이 부러졌는데...뭘 이해하고, 같이 놀라는거냐’고 사슴이 말한다면...

에휴~ 트라우마처럼 잊을 수 없다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으려나~ ㅜㅜ



사실 며칠 전에도 죽고 못사는 관계같았던 두 사람이 이젠 서로 안보는 사이가 되어

한쪽 분에게 이유를 물어보았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요.

“친구로 지내는 동안 너무 힘들었다. 끊임없이 상처를 주면서도

자기가 상처준 줄도 모르더라. 그래서 관계를 끊는 게 좋겠다 판단했다.”

상대방에게 ‘이유’를 굳이 말해줄 필요는 없지만,

이유도 모른 채 주위의 사람들이 곁을 떠나간다고 어느 순간 인지하게 된다면

그 상대방도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그렇다 보니~

곰의 태생적 문제라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긴 해도

그래도 다른 동물들과 멀어진 ‘이유’는 아는 게 어디냐고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고 싶기도 합니다.

관계하다가 멀어진 경우, 대부분은 한쪽은 이유도 모를 때가 태반이니까.



이유를 안다한 들

숨바꼭질하다가 일어난 일들로 인해

이제 숲속 동물들은 오르송과 놀지 않고,

함께 놀 정도로 친근한 존재였다가

무서워하는 존재로, 꺼려지는 존재가 되고 말았대요.



숲속 동물들이 자신과 놀아주지 않자, 외로워졌고,

외로워진 오르송은 슬펐습니다.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로.

아아아~~~ 가장 나쁜 방법인데...자책하는 거~

오르송은 사고를 친 자신을 자책하며...

늪으로 점점 빠져 들어가네요ㅜㅜ



이 우울을 벗어날 방법은 과연?????



겨울잠을 자고 나면 잊게 될 거라고 애써 맘을 잡는 오르송.

속상하거나 슬프다고 회피하거나 도망간다고 해결되는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게 또 흔히들, 가장 많이 택하는 방법인 것도 참 아이러니한 사실이지요.

오르송은 가장 많이 택하는 방법 ‘잠’으로의 회피를 선택합니다.

마침 곰이기도 하니까.

겨울잠을 자고 깬 오르송, 역시 잔다고 잊게 되는 건 아니었어요.



독자입장에서도 오르송에게도 다행스럽게도

겨울잠에서 깼을 때, 달라진 게 아주 없진 않았어요.

오르송이 사는 굴 앞 큰 참나무 아래에

헝겊으로 된 아기 곰 하나가 앉아 있었거든요.


소리치고, 겁을 주고, 자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말하고, 가버리라고 하고.

자기 방어 기제를 제대로 발동해주는 오르송,

그러다가 서서히 헝겊으로 된 아기 곰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후, 많은 부분 삶의 변화를 보이는 오르송.

이를 지켜본 숲속 동물들은

다른 건 몰라도 오르송이 친구가 생겼고, 행복해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로 끝날 것 같던 이야기는 담담하게 이어집니다.

마치 ‘이게 진짜 현실이야~ 그동안은 너무 꿈속에서 살았어~’ 하는 것처럼.

이게 이 책의 매력일 수도^^



붉은색과 행복



벨기에의 극작가 모리스 마테롤링크가 1908년에 창작한 희곡 <파랑새>에서,

전하고픈 주제인...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이 책을 여러 번 보는 내내 그게 생각났어요.

이 책의 작가인 라스칼(본명 파스칼 노테)이 벨기에 사람이라서 그랬을까요~

<파랑새>에서는 ‘파랑새=행복’이었는데,

<오르송>에서는 ‘붉은색이 행복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르송이 우울하여 집(굴)에 앉아 있을 때 앉아 있던 방석은 붉은색이고,

겨울잠을 자고 나서 만난 것은 붉은색 옷을 입은 헝겊으로 된 아기 곰이고,

아기곰을 만난 뒤 집안에는 붉은색 꽃이 피어 있고,

붉은 방석을 베게 삼아 잠을 청하기도 하고,

청소할 때 쓰는 양동이도 붉은색이구요.

앞면지, 뒷면지도 온통 붉은색.

심지어 표지의 ‘오르송’ 글씨도 붉은색.



이쯤되니,

붉은색은 오르송에게 원래부터 있던 행복한 부분이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작가님은 독자들에게 자신에게 있던 행복한 부분을 만나라고,

찾은/만난 행복과 더불어 살아가라고 말하고 싶었을까요?

헝겊 인형 아기곰은 자기 자신을 투영한 것일 수도 있고요.

출판사 제공의 책 소개를 보면,

오르송은 새끼 곰이라는 고대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다고 적혀있던데..

새끼 곰이라는 이름의 오르송과 헝겊 인형 아기곰.

그럴 듯 하죠.

가장 크고 가장 힘이 세도,

자신이 가진 것이 해할 수 없는

뭐라 하지도 않는...헝겊 인형.


“누군가 너를 잊었구나, 나처럼.”

“내가 보살펴 줄게.”

이 문장들 뒤로 이어진 여러 내용들로 인해

자책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데까지 발전했구나 싶어

덩달아 기분 좋아지긴 했어요.


헝겊 인형을 만난 뒤, '나는 이런 곰이야' 하고 자신에 대해 말하는 장면도 좋았어요.

"난 얘기하는 걸 무척 좋아하거든."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즐거움도 슬픔도 나누기를 원한다고.



곰 오르송의 자기 인식을 보고 있노라면

붉은색은 숲속 동물들과 잘 지내던 시간(행복했던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헝겊 인형과 아무리 좋은 시간을 보내도

헝겊 인형에게 생명을 줄 수는 없음을 깨닫고,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려는 오르송을 보면서

행복을 찾는 종국의 해답은 '함께' 밖에는 없는 건가 했지요.



‘함께’는

‘나’를 사랑하지 않고는

‘나’처럼 ‘너’를 사랑하지 않고는

오래 지속되기 힘든 것이라

이제 ‘나’를 사랑하게 된 오르송이 힘을 내어

동물들에게 다가가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고,

‘함께 놀던’ 시간으로 돌아가자고 말해보았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오르송처럼 관계로 인해

상처 입고, 자책에 빠져 힘들어하고 있는 이들이

자책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 안의 숨은 행복을 발견하고,

“내가 보살펴 줄게” 하고 손 내밀고, 손잡게 되길~

옆에 있어 줄 누군가를 만나게 되어

결국엔 '함께'를 회복하길~


--------------------------

제대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서평도 아니고, 그저 횡설수설한 것 같지만,

이 책을 다시 읽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참 기뻤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르송 날 만나러 와줘서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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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탈출 놀이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43
조리 존 지음, 피트 오즈월드 그림, 김경희 옮김 / 길벗어린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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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탈출 놀이 THE GREAT EGGSCAPE! , 조리 존 글, 피터 오즈월드 그림, 길벗어린이]

작가님의 전작인 <착한 달걀>에서 나왔던 달걀 친구들이 다시 등장합니다.

표지에 조그맣게 '착한달걀 새로운 이야기' 라고 적어놨네요. 한글 번역본에만 있냐구요?

아니요~ 원서에도 똑같이 있답니다. THE GOOD EGG PRESENTS 라고^^

이번엔 주인공이 안경낀 달걀이 아닌 알톨이고,

독자에게 주인공이 인사하는 걸로 시작하는 것은 <착한 달걀>과 같은 패턴이에요.

그럼 전작에서 알톨이는 어디 있는 걸까요? 괜시리 전작 뒤적뒤적~

농부마트가 쉬는 날, 달걀들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고 활동을 한대요.

하루종일 쉬니까 밤에 손님없을 때 잠깐 노는 것과는 다르겠죠~ㅎㅎ

밤이 되거나, 사람이 없을 때 살아있는 것처럼 꺠어나는 이야기는

<박물관이 살아있다>가 가장 쇼킹했던 것 같은데,

<착한달걀>이나 <달걀 탈출 놀이>의 이야기는 조금 더 귀여운 버전입니다.

이제는 윤정주 작가님의 <꽁꽁꽁>시리즈가 더 생각나기도 한다는요~^^





아무튼 마트 쉬는 날,

12개들이 달걀판에 달걀 친구들은 너나할 것 없이 케이스 밖으로 나가 신나게 노네요.

우리의 주인공 알톨이만 빼고.






혼자 남아 쉬는 편을 택한 알톨이는 상상으로 모험을 즐기는 편이래요.

그래서 읽는 책도 GREAT EGGSPECTATIONS!

흠 근데 한글번역본에는 <알과 6펜스> 라니...

언어유희처럼 <달과 6펜스>를 생각하고 이렇게 하신 거라면~ 번역가님...너무 무거운 주제 책이에요~ㅜㅜ

<달걀 대소동>, <달걀 대모험> 이렇게 번역했다면 상상으로 모험을 즐기는 편인 알톨이를

이해하는 데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쬐끔 아쉬움



뭐...그건 그렇고,

알톨이는 친구들이 뭐하고 있을 지 안봐도 척~이랍니다.

그동안은 늘 같은 패턴이었던 것 같아요.

11개의 달걀친구들은 뭐하냐고?

알록달록 꾸미기 놀이도 하고,

자기들이 부활절 토끼가 숨겨놓은 달걀들도 아니면서

달걀들이 스스로 숨바꼭질 놀이를 하네요~^^

영미문화권 아이들은 <달걀탈출놀이>를 읽으며 '부활절 달걀찾기'를 떠올릴 것 같아요.

알록달록하게 변신한 달걀을 보고선 더더욱.

지금은 지났지만,

이 책이 딱 부활절 시기에 출간된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들어요.





달걀들의 탈출 놀이는 보통 점심때면 배가 고파 끝나는데,

이번은 어째 이상하대요.

돌아올 시간이 되었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는 게 아니겠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던 알톨이는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불안해 하는 알톨이 모습이 왜이리 귀엽지요~ ㅎㅎ)

급기야 친구들을 찾으러 나서기로 했죠.






친구들은 알톨이의 걱정과는 달리 숨바꼭질 중이었어요. ㅎㅎ

허탈해 하거나 삐쳐서 돌아가지 않고,

마치 술래가 된 듯 친구들을 찾으러 다니는 알톨이.

와~~~알톨이의 '찾기' 신공이 상당합니다~^^

어느 정도 다 찾은 듯 하여 찾은 친구 줄을 세워봤더니, 잠깐! 알콩이가 보이지 않네요.



다들 힘을 합쳐 알콩이를 찾으러 가보는 데

다른 달걀친구가 알콩이가 남겨놓은 단서를 발견했어요.

'크고 높고 강한 세상'으로 자신을 찾으러 오라는 알콩이 ~

과연 '크고 높고 강한 세상'이 어딜까요?

달걀친구들은 암호같은 메시지를 풀고, 알콩이를 찾을 수 있을까요?



달걀 친구들 이야기를 다시 책으로 내신다면,

다음은 알콩이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잠깐 해봤어요.

문제내는 실력이 범상치 않잖아요~^^

뒷이야기는 꼭꼭꼭 책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참, 이 책은 원서도 함께 챙겨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혼자 인 것도 좋지만 여럿이 함께도 좋다는 의미 전달!!

혼자 고립되지 않고, '여럿이 함께'를 누릴 줄 아는 아이들로 성장하길 바라는 게

어쩌면 모든 부모들의 마음일텐데...그런 부모 입장에서 보면 참 좋은데,

아이들에게도 좋으려나요? 어떨지 모르겠어요. ^^;;;;

그래도 작가님께서 알톨이의 혼자만의 시간이 넘넘 행복하게 느껴지도록 써주셔서

또한 여럿이 어울려야만 좋다고 하지 않아서 좀 다행스럽고 그러네요.

스티커까지 같이 주셔서 아이들과 달걀 꾸미기 놀이를 해보면 좋겠다 싶습니다.

출판사 관계자님들, 이런 새심한 배려 넘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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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박스
표지율 지음 / 노란돼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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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빨간 박스는 최초에는 역 앞에 있던 공중전화 박스였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역이었던 만큼 여러 사람들이 찾아왔다.

빨간 박스를 찾아온 이들은  

기쁨도 슬픔도 표현하고, 즐거움도 안타까움도 표현했다.


그들은 몰랐겠지만 빨간 박스는 그 모든 순간 함께 했다. 


역에 있던 빨간 박스에 어느 날,

한 사람이 와서 공중전화를 가져가고 말았다. 

빨간 박스와 공중전화는 하나라 생각했는데, 

공중전화가 없는 텅 빈 빨간 박스는 이제 어찌 될까?


공중전화가 없는 채로 어느 강가 자전거 길에 놓이게 되었다.

자전거로 국토를 종주하는 사람들이 들어와 

인증 도장을 찍는 장소로 쓰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딱히 그 용도로만 쓰인 것은 아니긴 했다.


태풍이 찾아오고 망가져 버린 빨간 박스.

사람들은 이를 고쳐서 

이번에는 작은 도서관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빨간 박스가 

공중전화 박스든

인증 박스든

작은 도서관 박스든


빨간 박스는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공중전화라 

내가 아는 공중전화는 빨간색이 아니었는데... 

오래전 공중전화 박스는 저 흑백 사진처럼 회색이었다.

그 시절 공중전화 박스는 내게 참 따뜻한 공간이었다. 

남편과 결혼 전 멀리 떨어져 있던 터라 

동전을 한 움큼 쥐고서 공중전화 박스를 찾았더랬다.

물론 뒷사람에게 폐를 끼치면 안되니,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한적한 곳에 있던

공중전화 박스까지 갔었고.     

추운 날 전화를 걸어야 할 때는 공중전화 박스에 문까지 있으면 더없이 감사했다. 



책에 나오는 빨간 박스는 

우리나라 것이기 보다 오히려 영국의 공중전화 상징이었다,.


빨간 공중전화 박스는 

1924년 건축가 길버트가 디자인 해 영국 전역에 보급했고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영국도 요즘은 빨간 공중전화 박스가 그 쓸모를 다해서 철거되기에 이르렀고,

한 기업이 나서 새로운 쓸모를 찾아주고 있다고 한다.


복원된 빨간 공중전화 박스는 

공공시설, 공원 등의 전시품으로 팔렸고 두바이 쇼핑몰 등 해외까지 수출됐다. 

개인이나 기업이 사간 빨간 박스는 

 박스 안에 미술 작품을 전시하거나 작은 커피숍으로, 수족관으로 꾸미기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공기질 측정기(934대), ATM 결합부스(710대), 전기이륜차 공유배터리 스테이션(111대), 

휴대전화 배터리 대여소(103대)로 쓰이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 세대의 아이들에게는 공중전화 박스는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물건일 수 있겠다.

그러나 표지율 작가의 바램처럼 
바뀌지 않는 건 없는 급변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무조건 다 없애버리기보다 다양한 활용법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 책을 보다가
이제 점점 구세대가 되고 있는 내가 이 빨간 박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전에는 내 이름으로 나를 찾는 사람이 참 많았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난 후,  

내 이름은 거의 불리지 않게 되었고

누구 엄마,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로만 불렸던 것 같다.


직장도 없이, 내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이 없이

20 여 년의 시간이 훌쩍 흘러 흘러간 요즘,

다시 내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빨간 박스의 바램..

딱 내 바램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제이그림책포럼 서평단에 뽑히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으나,

진심을 다하여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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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타 버린 것은 아니야 미래그래픽노블 12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제이슨 그리핀 그림, 황석희 옮김 / 밝은미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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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그러하셨겠지만,

19년말 20년 초에 시작되어 3여년 지속되었던 코로나 상황은

'힘들었다'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아직 완전 종식된 것도 아니고

얼마 전에도 코로나에 걸렸던 저처럼 지금도 코로나는 ing상황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예전 모습을 찾아가려 애쓰는 중이고 말이죠.



코로나 한창일 때보다 더 숨쉬기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는 저에게

<답답하고 숨막히는 현실에 잔잔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다!>

라는 홍보 문구가 확 와 닿더라구요.

그래서 서평 응모한다고 손을 높이 들고 '저요저요~'했더니

고맙게도 제게 기회가 왔네요.



"조금 빼고 다 탔어"가 아니라 "모두 타 버린 것은 아니야" 라는 책 제목 마저도

아직 컵에 물이 반이나 남았잖아~ 라고 말하는 것과 같이

희망을 붙잡고픈 저의 마음을 두드리기에 충분했던 것 같아요.



특히 더스트자켓을 벗기면 나오는 표지는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온통 새까만 표지에 가운데 책등에 하얀색 글씨의 제목이라니...

탁월한 배치, 절묘한 배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답니다.



이 책은

숨 하나(과거)-2020년 실제 있었던 일을 모티프로 하여 인종차별 문제를,

숨 둘(현재)-코로나19와 같이 답답하고 무기력한 상황들을,

숨 셋(미래)-답답하고 무가력한 상황 속에서 나만의 숨을 쉬게 해주는 산소마스크(희망)를 찾는 이야기

이렇게 총 세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많은 걸 어찌 작업하셨나 싶을 정도로 양이 어마어마 합니다.



글은 짧고,

콜라주 기법의 현대 미술같은 그림이 380쪽 펼쳐지고 있는 이 책은

한 장 한 장 넘기는 데 시간이 꽤 많이 걸려요.

어떤 쪽은 이해가 안되어(낯설어서).

어떤 쪽은 너무 이해되고 공감가서.

어떤 쪽은 글 때문에.

어떤 쪽은 그림 때문에.

한 장 한 장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거든요^^;



책 마지막에

오랜 친구 사이인 글작가님과 그림작가님의 대화글이 이어지니 

꼭~ 끝까지 책장을 넘기시길 바래요~

암튼 두 분은 대화에서 독자들이 이 책의 글과 그림이 무섭고, 이해되지 않고,

불편하게 다가올지라도 그저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달하는데...


책을 다 보고 그 대화를 읽게 되니...

'그래요. 다시 한번 그저 받아들이면서 봐볼게요~' 하게 된답니다.



실제로 잡곡 씹듯 곱씹어 몇 번이나 보다 보니

처음엔 들어오지 않던 글귀가 매번 다르게 다가오더라구요.



까만 면지

그 뒷장 현관 방충망 덧문(첨엔 감옥문인가 했다는^^;;)

두 작가님의 헌사도 무척 인상적이에요


"우리 삶에서 가장 이상했던 한 해

우리가 잃은 모든 이들과

우리가 배운 모든 것들을 위하여"


이상했던 한 해의 기록이라는 듯

줄노트에 그린 장면들 역시 인상적이구요.



'답답한 상황은 물 속에 잠긴 집에서 사는 기분으로, 

걱정은 한여름에 입은 니트 스웨터 같다고..'


숨막히는 상황을 이렇게 신박한 표현으로 나타내시다니..

작가님들 상상력은 정말이지...대박 그 자체입니다.



숨이라는 주제로 전개를 하다 보니,

들이마시고, 내뱉고~ 후~ 하는

두 장면이 섹션마다 반복되는데... 저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되네요.


들이마시고.

내뱉고.



우리가 찾고 있는 희망이 어마어마한 건 분명 아닐 수 있을 거에요.

손톱만큼이랄 지

작은 티스푼 하나 정도 일지도.



희망같이

내쉬는 숨같이..

생각되는 것도 다 다를 수 있지요.



희망같은 숨을 느끼는 곳도 다 다르겠지요.

'책' 속에 있을지도,

칭찬과 배려 넘치는 제이포럼에 숨이 있을지도,

늘 응원하고 기도한다는 가족 가운데 있을지도,

....

그 어떤 '숨'도 다, 다, 다, 좋아요! 암요.

숨 쉬고,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니까요.




전 이 책을 어쩌다가 병실에서 보고 있는데요~

가장 희망이 필요한 곳에서 이 책과 함께 하고 있으니...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광고 문구가 허위 과장은 아니었어요. 여러분~~~^^



도서관에서라도

꼭 보셨으면 좋겠고, 전 소장하시길 권합니다.

볼 때마다 시선이 머무는 페이지가 달라지니깐요.



예비 독자님들 모두에게 글작가님의 당부를 전하며 서평을 마칠까 합니다.


숨을 들이 마시세요.

숨을 참고 서로를 붙드세요.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이제 숨을 내뱉으세요.


우린 아직 여기 있어요

우린 아직 여기 있어요.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서평단에 당첨되었고, 출판사로부터 책 제공받았지만...

솔직하고, 성심성의껏 적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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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공룡 빵집
야마다 레이나 지음, 황진희 옮김 / 미세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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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빵 좋아하세요?

아니 빵 좋아하세요?


저는 빵 좋아하고, 빵은 다 좋아해요~ 


고소한 빵은 고소해서

담백한 빵은 담백해서

달달한 빵은 달달해서


저에게 있어 나쁜 빵, 안맛있는 빵은 없어요 암요^^


근데 작가님도 저만큼이나 빵 좋아하시나봐요.

자신의 첫 그림책으로 빵이야기를 택하신 걸 보면 말이죠.


빵이야기와 공룡이야기가 만났으니...아휴..더 말해 뭐해요~^^

작가님의 탁월한 소재 선택이었던 것 같죠 ㅎㅎ



빵집 주인이 무섭기로 유명한 티라노??

근데 이 티라노는 전혀...무서움과는 거리가 멀어요. 오히려 착함?이라 해야할까요..


제가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살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빵 좋아하는 사람 중 나쁜 사람은 없다는 거에요^^

근데 하나 더 추가해야겠어요.

빵 좋아하는 공룡치고 나쁜 공룡은 없나봐요.^^


티라노가 운영하는 공룡빵집에 오는 공룡 손님들도 하나같이

순둥순둥한 표정인게~~ 절로 미소 짓게 하거든요.


잘못했으면 사과도 잘하고,

사과하니 용서도 잘하시니..

빵 좋아하는 공룡치고 나쁜 공룡 없는 게 확실한가봅니다 헤헤


빵집 주인 티라노는 맘씨만 좋은 게 아니고, 실력도 좋은 것 같아요

손님과 닮은 꼴 빵들을 척척 만들어냅니다.

마치 빵처방같달까요?


흠 근데..안킬로사우루스에게 하신 빵처방은 살짝 맘에 안들어요.

누가? 제가요 ㅎㅎ 

안킬로사우르스는 만족하네요.


저같은면 깜빠뉴나 카이저롤빵을 줄 것 같은데...

어떤 빵이면 뭐가 문제겠습니까...손님이 만족하고 웃으며 돌아가면 된거죠.


티라노님 저도 호밀빵 좋아하는데

공룡빵집 가면 갓구운 호밀빵 부탁드려요~


즤집 큰 아이는 4~7세까지 공룡사랑이 어마무시 했었어요.

도서관 가면 공룡관련 도서들을 그림책에서부터 백과사전까지

어린이도서에서 일반도서까지 경계를 두지 않고 두루 섭렵하곤 했었습니다.


어딜가나 공룡과 연관짓는 일은...일상이었구요.

빵집을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지요.


이 책 보며 옛날 기억이 많이 났어요.


이 책이 집에 배달되어 온 것을 지금은 성인이 된 큰 아이가 

먼저 받아 읽고는...흐믓하게 웃으며 '재밌네요~' 제게 주더군요.


큰 아이도 옛날 기억이 났으려나요~~


공룡좋아하는 아이

빵 좋아하는 아이

모두 좋아할 그런 책인 것 같아요.



공룡이야기

빵이야기 (빵과 빵과 연관된 나라...이야기 : 독일 프레첼빵, 일본 메론빵 등) 

아이들과 나눠봐도 좋을 것 같아요.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려요.

올 겨울 마음 따뜻해질 책이랍니다.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서평단에 뽑혀 작성하지만 진솔하게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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