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극작가 모리스 마테롤링크가 1908년에 창작한 희곡 <파랑새>에서,
전하고픈 주제인...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이 책을 여러 번 보는 내내 그게 생각났어요.
이 책의 작가인 라스칼(본명 파스칼 노테)이 벨기에 사람이라서 그랬을까요~
<파랑새>에서는 ‘파랑새=행복’이었는데,
<오르송>에서는 ‘붉은색이 행복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르송이 우울하여 집(굴)에 앉아 있을 때 앉아 있던 방석은 붉은색이고,
겨울잠을 자고 나서 만난 것은 붉은색 옷을 입은 헝겊으로 된 아기 곰이고,
아기곰을 만난 뒤 집안에는 붉은색 꽃이 피어 있고,
붉은 방석을 베게 삼아 잠을 청하기도 하고,
청소할 때 쓰는 양동이도 붉은색이구요.
앞면지, 뒷면지도 온통 붉은색.
심지어 표지의 ‘오르송’ 글씨도 붉은색.
이쯤되니,
붉은색은 오르송에게 원래부터 있던 행복한 부분이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작가님은 독자들에게 자신에게 있던 행복한 부분을 만나라고,
찾은/만난 행복과 더불어 살아가라고 말하고 싶었을까요?
헝겊 인형 아기곰은 자기 자신을 투영한 것일 수도 있고요.
출판사 제공의 책 소개를 보면,
오르송은 새끼 곰이라는 고대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다고 적혀있던데..
새끼 곰이라는 이름의 오르송과 헝겊 인형 아기곰.
그럴 듯 하죠.
가장 크고 가장 힘이 세도,
자신이 가진 것이 해할 수 없는
뭐라 하지도 않는...헝겊 인형.
“누군가 너를 잊었구나, 나처럼.”
“내가 보살펴 줄게.”
이 문장들 뒤로 이어진 여러 내용들로 인해
자책하기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데까지 발전했구나 싶어
덩달아 기분 좋아지긴 했어요.
헝겊 인형을 만난 뒤, '나는 이런 곰이야' 하고 자신에 대해 말하는 장면도 좋았어요.
"난 얘기하는 걸 무척 좋아하거든."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함께 즐거움도 슬픔도 나누기를 원한다고.
곰 오르송의 자기 인식을 보고 있노라면
붉은색은 숲속 동물들과 잘 지내던 시간(행복했던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헝겊 인형과 아무리 좋은 시간을 보내도
헝겊 인형에게 생명을 줄 수는 없음을 깨닫고,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려는 오르송을 보면서
행복을 찾는 종국의 해답은 '함께' 밖에는 없는 건가 했지요.
‘함께’는
‘나’를 사랑하지 않고는
‘나’처럼 ‘너’를 사랑하지 않고는
오래 지속되기 힘든 것이라
이제 ‘나’를 사랑하게 된 오르송이 힘을 내어
동물들에게 다가가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말하고,
‘함께 놀던’ 시간으로 돌아가자고 말해보았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오르송처럼 관계로 인해
상처 입고, 자책에 빠져 힘들어하고 있는 이들이
자책의 늪에서 벗어나 자신 안의 숨은 행복을 발견하고,
“내가 보살펴 줄게” 하고 손 내밀고, 손잡게 되길~
옆에 있어 줄 누군가를 만나게 되어
결국엔 '함께'를 회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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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서평도 아니고, 그저 횡설수설한 것 같지만,
이 책을 다시 읽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참 기뻤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르송 날 만나러 와줘서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