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7
신순재 지음, 김지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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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신순재 글, 김지혜 그림, 위즈덤하우스, 2025.10.31.



똘망 똘망한 눈망울의 한 여자아이가 표지 가득 채우고 있는 책, [구석].

턱을 괴고 있는 저 아이가 무얼 보는 걸까 하는 궁금함이 생기고, 

독자로 하여금 안달 나게 만든다.


1. 주인공의 성별


내용으로 들어가면 표지의 그 아이가 어딘가를 보고 있으면서 

'그 애는요...' 하면서 시작한다.

'아~ 아이가 보고 있는 것이 다른 어떤 아이구나. 그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할 건가보다' 싶다.

글 작가는 두 주인공의 성별을 정하지 않고 있지만, 

그림 작가는 나름의 해석으로 '해수'와 '찬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지켜보는 내용으로 그리고 있다. 일종의 재창작이라 보여질 정도다.


그림 작가의 생각을 추론해보자면, '늑대가 꿈인 아이'라는 그 아이를 

남자아이로 표현할 수도 있겠다 싶고, '그 애를 좋아해요'라는 글을 보면서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좋아하는 이야기로 느껴졌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그러나, 두 주인공이 '동성'이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이 책이 전하고 싶은 바가 #우정 이라면 말이다. 친구로서 좋아하는 거고, 초등학생의 경우이니.


2. 눈길

    여자아이(해수)는 표지에서부터 눈이 부각되고 있다. 내용으로 들어와서도 마찬가지다.

    남자 아이(찬이)를 쫓고 있는 해수의 눈길.

    그 눈길에 부정적인 것은 1그램도 담겨있지 않다.

    눈이 잘 보이도록 앞 머리카락도 짧게 표현되어 있는 사랑 가득한 눈길 100%다.

    반면 남자아이(찬이)는 앞 머리카락이 얼굴의 전반은 되는 듯 덮고 있다.

    고개를 숙여서 더 그리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확실한 대비를 주려는 뜻이었지 않았을까.

    책에서 남자아이(찬이)의 눈을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곳은 두 컷이다.

    여자아이가 놀래킬 때와 자기에게로 사랑의 종이 비행기가 날아올 때.

    그러나 가려져 있어도...

    남자아이의 눈길이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아이를 향하기 시작했음은 충분히 전달된다.

    사랑의 눈길이 닿는 곳이라면 '구석'일지라도 문제되지 않는다.

    그 구석이 '장소'라도 또는 '기질, 성향'이라도.

    작가는 '구석'을 중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앞자리와는 먼 자리이고, 중심부와는 멀어져 있는 자리라는 장소, 공간적 의미와

    기질, 성향을 '구석'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마다 여러 다양한 구석(기질, 성향)이 있고,

    보여지는 것, 보이고 싶은 것, 감추고 싶은 것이 있는 것 같다.

    남자아이는 중심부와는 멀어져 있는 구석에 있지만 여자아이에게는 문제되지 않는다.

    그 아이에게 있는

    귀여운 구석, 신중한 구석, 순진한 구석, 치사한 구석, 살가운 구석, 엉뚱한 구석 등도 문제되지 않는다.

    보지 못한 구석, 감추고 싶은 구석이 있어도 문제되지 않는다.

    닮은 구석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단다.

    사랑의 눈길이 닿는 곳이라면 '구석'일지라도 문제되지 않기 때문이리라.

    이 책을 읽다 보면,

    독자로 하여금 '나에게는 어떤 구석이 있나' 생각해보게 한다.

    내게 있는 모난 구석, 엉뚱한 구석, 신중한 구석, 치사한 구석, 살가운 구석 등을

    사랑스런 눈길로 봐주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고,

    나도 주위에 사람들을 사랑스런 눈길로 봐주어야 겠다.


    3. 색종이


    다양한 색을 가진 양면 색종이가 책 전반에 등장한다.

    느린 아이들에게 위로를 건냈던 김유진의 [거북이자리]에서도

    색종이는 아이들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도구였다.

    색종이의 구석을 잘 접으면 비행기도 되었다가, 배도 되었다가, 집도 되는 색종이.

    다양한 구석(기질, 성향)을 가진 아이들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좋은 소재는 없을 듯 하다.

    종이 접기는 잘되면 작품이 나오지만,

    매번 작품이 나오진 않는다. 구겨지고 구겨지고 또 구겨지는 종이처럼.

    뭔가 좋을 때는 종이배, 고래, 우주선, 비행기 등의 멋진 작품이 된 색종이들이,

    숨기고 싶고, 감추고 싶은 구석을 표현할 때, 구겨진 색종이가 나오면서

    상태의 변화를 표현하는 장치로 삼기도 한다.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다양한 색종이와 함께 있는 장면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수많은 구석들"이라는 글이 나오는 걸 보면

    '다양한 색을 가진 양면 색종이 = 다양한 구석(기질, 성향)을 가진 아이들'

    이 의미가 맞는 것 같다.


    전작 [가장 자리]를 홍보하며 신순재를 '어린이의 진짜 마음을 들여다 보는 작가'라고

    표현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이번 [구석]을 읽고 나서, 정말 찰떡같은 표현이다 싶었다.

    그런데, 구석을 색종이로 표현한 것을 보면서, 그림 작가에 대해 내내 '표현의 천재구나' 했다.

    이런 멋진 두 작가가 만나 마음 따뜻해지는 그림책을 만들어 주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지.

    신순재 작가는 말할 것도 없지만,

    앞으로 김지혜 작가를 응원하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제이그림책포럼 서평단에 뽑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진심다해 읽고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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