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의 2030 미래 시나리오 - 향후 10년간 기업의 번영을 결정할 9가지 위대한 전략들
아린담 바타차리아.니콜라우스 랭.짐 헤멀링 지음, 박선령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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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만나 환상의 콜라보를 만들고 있는 지금, 기업가에겐 무엇이 필요한가. 인터넷 혁명이라는 3번째 산업혁명조차도 무던히 넘어갔다. 인터넷이라는 무한의 영역을 무대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한 몇몇 기업들은 이른바 '파이프라인' 기업인 기존의 거대 제조 기업을 넘어섰다. 허나 GM, GE는 물론 무수한 제조업체가 숨 돌릴 틈 없이 제품을 찍어내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 속 신사업과 구시대의 산업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던 놀라운 일을 할 때에도 구시대의 유물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적어도 인터넷 혁명 때보다 세계의 판도가 빠르게 변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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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코로나19라는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팬데믹은 산업의 동향을 그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임직원들이 출근을 해야 하고,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야 하고, 실물의 제품으로 승부해야 하는 기업들은 크게 흔들렸다. 소위 '공장 하나 없는' 기업들은? 넷플릭스, 펠로톤, 각종 배달 앱을 보라. 필연적인 격리로 인해 사람들은 10년 후에나 가능할 법만 라이프 스타일을 강제로 시작해야만 했다. 덕분에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기업들은 되려 날개를 달았다. 누가 이런 일을 예견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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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 새로운 위기, 그리고 새로운 기회 속에서 기업은 경쟁자보다 기민하고 날카롭게 움직여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곧 4차 산업혁명이 된 지금, 4번째 파도는 뒤에 남겨진 낙오자들을 완전히 파괴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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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2030, 2050 미래 트렌드 예측서를 갈아엎고 BCG(Boston Consulting Group)가 나섰다. 3인의 BCG 중역은 BCG가 자랑하는 기민한 자체 연구소와 함께 이제부터의 기업이 살아남는 방법을 논한다. <위대한 기업의 2030 미래 시나리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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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의 2030 미래 시나리오>에서 우리는 초연결, 초혁신, 초집중을 배운다. 모바일 혁명으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초연결은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방글라데시를 시공간의 제한 없이 연결한다.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가 되었지만 일류 기업들은 여전히 로컬의 다양한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세계를 아우르는 것은 기본이며 천만 개, 일억 개, 78억 개의 개별 수요는 당연히도 충족시켜야 한다. 여기에 CSR, ESG를 넘어 지속 가능성을 기업 경영의 당위적인 핵심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세상을 더럽히기만 했던 기업들이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면서 돈도 벌어야 하다니. 그 어느 때보다 혁신이 필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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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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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R → ESG → ??

아까운 돈을 자선 사업에 쓰는 셈이었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_기업의 사회적 책임). 적당한 곳에 기부하거나 실효성이 부족한 사회 공헌 활동만으로도 기업들은 주목받았다. 기업은 철저히 이윤을 추구하는 존재이기에. 그러나 CSR은 근원적으로 기업 활동의 부수적인 측면이 강했다.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 Rock)의 수장 래리 핑크가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ESG는 현시점의 핵이 되었다.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사회가 박살 나면 기업도 존속할 수 없다. 지구는 환경적으로,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한계선을 한참 넘었다. 기업 스스로가 생존하기 위해서 지속 가능성을 경영 전략 중심에 둬야 하는 것이다. 이미 S&P 500 기업의 80% 가까이가 ESG 보고서를 열성적으로 작성하고 있다. 공공의 이익은 이제 회사의 가치와 주가를 솟구치게 만들 것이다. 잠시간의 광기가 아닌 필연, 반드시 필요한 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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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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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과 공유 경제

산업의 서비스화. 매번 새 제품을 생산하고 매출을 밀어내고 이미 한계에 다다른 시장을 쥐어짜고자 했던 '파이프라인' 산업 시대. 혁신 기업에 대한 규제가 덜한 미국의 경우 플랫폼 위에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다. 우버 점프로 자전거를 공유하고 블루 에이프릴로 매끼 식사를 배달 받는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의 실물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하며 언제든 편하게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받는다. 코로나19는 플랫폼 경제를 엄청난 화력의 로켓에 싣고 우주로 쏘아버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느낀다. 이제 가지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 위에서 스트리밍과 공유 경제는 2035년쯤이면 400조 원이 넘는 산업 규모가 될 예정이다. 아니, 그보다 더 커지지 않을까. 한번 편리함에 빠진 인간은 과거의 유물 속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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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의 별 보다 많은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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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아키텍처

1분마다 5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유튜브에 업로드된다. 영상을 찍고 오랜 시간 공들여 편집까지 해야 하는 동영상이 그러할진대 글과 그림은 어떠할까. 감시 자본주의의 시대이다.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는 사용자의 모든 것을 자산으로 습득한다. 그것도 공짜로. 이미 지금도 구글이나, 한국이라면 네이버는 개개인보다 그들을 더 잘 알 것이다. IoT가 발달하면 정말 모든 것이 데이터화된다. 스마트폰을 만지지 않아도 알아서 개인의 '로그'가 기록된다. AI를 이용한 데이터 아키텍처 구축이 새로운 '산업의 쌀'이 될 이유이다. 더욱 정교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의미 있는 자산으로 바꾸는 것. 수천억에 수천억을 곱해야 한다는 밤하늘의 별 보다 많은 데이터를 지배하는 기업은 위대한 승리자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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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의 흐름은 물론 급변하는 패러다임을 읽는 리더십까지 BCG의 중역 3인방은 9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물론 쉽사리 변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을 만들던 뼛속까지 제조업체인 대기업이 갑자기 무엇을 스트리밍 하겠는가. 무엇을 공유하겠는가. 바로 그 생각이 산업혁명의 4번째 파도를 못 넘게 만드는 닻이다. 가장 영악한 인간보다도 기민하고 영민하고 또한 악독하게 살아남았던 기업들. 위대함을 넘어선 기업은 그렇게 탄생했다. 경영 전략부터 리더십까지 9가지의 해법은 위대함 너머로 기업을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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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함마저 넘어선 기업들, <위대한 기업의 2030 미래 시나리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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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리더스북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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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 - 탐정이 된 의사, 역사 속 천재들을 진찰하다
이지환 지음 / 부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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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하루 3~4시간의 잠자는 시간 빼고는 오롯이 벽돌 책에 얼굴을 파묻고 있어야 가능한 '의사'라는 이름.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작은 책상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는 환자는 온통 '그냥', '약간', '그쯤', '~ 같아요'라는 애매모호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의학적 지식은 너무나 많다. 지긋이 아픈 배를 부여잡고 온 환자에게 내릴 수 있는 진단명은 족히 수백 가지는 되리라. 그렇다고 환자에게 구체적이고 의학적으로 도움이 되는 증상을 말하라 할 수도 없다. 스스로 돌파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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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탐정과도 같다. 경찰보다는 셜록 홈스 같은 바로 그 탐정에 가깝다. 다만 사람의 몸을 무척이나 잘 알고 있다는 점만 다를 뿐. 환자의 첫 마디만 듣고서 떠오르는 병명은 대략 수십 가지, 이제 환자의 식습관을 물을 차례다. 직업은 무엇인지. 최근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일은 없는지. 큰 병이 아니라면 이쯤에서 보통 유력한 용의자이자 병명이 나오지만 가끔 끝까지 버티는 녀석들이 있다. 그땐 사돈의 팔촌까지 가족력을 캐묻고, 술 담배, 어릴 때 앓았던 요상한 병까지 캐묻는다. 그리고 마침내 밝아오는 머릿속. 찾았다. 환자를 괴롭히는 병이 무엇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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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의사라는 직업이 대단해 보일 뿐만 아니라 어쩌면 흥미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아서 코난 도일은 환자가 많지 않은 병원의 의사였던 덕분에, 환자를 진찰하며 샘솟은 자신의 지적 호기심과 흥미를 셜록 홈스로 옮겨냈다. 대중의 인기를 끌 수 있는 교양서나 탐정 소설이 아니어도 의사들이 추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또 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환자를 진단하는 것. 바로 역사 속에서 스러져간 위인들을 '진짜' 병명을 추정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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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는 세종, 가우디, 모차르트, 마리 퀴리 등 변변한 의료 기록 하나 남기지 않고 세상을 홀연히 떠난 인물들을 '탐정'처럼 살펴본다. 세종이 정말 고기만 즐기고 몸을 통 안 움직여서 당뇨에 걸렸을까? 재위 후기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당뇨 합병증 같기도 한데? 조선이 낳은 최고의 천재 세종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을 샅샅이 뒤진다. 세종이 이리 아프다고, 저리 아프다고 하여 남긴 12번의 기록을 모두 찾아 세심한 추리를 시작한다. 도스토옙스키가 느꼈던 '환상적인' 느낌을 일종의 '신의 계시'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진단한다. 무엇이 그를 '지랄병' 환자로 만들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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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걷다 전차에 치여 쓰러진 가우디. 사람들은 천하의 가우디가 다 헤져가는 양말을 두 겹씩이나 신고 부랑자에 가까운 옷차림일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가우디는 그런 남루한 옷차림 때문에 제때 치료받지 못했고 3일 만에 사망한다. 어쩌면 가우디를 최종적인 죽음으로 몰아갔을지도 모르는 그 궁색한 옷차림은 실은 가우디의 아픔에서 비롯되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유독 발이 저릿저릿했던 그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친구는 없었고 고독해졌다.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 이런 얘기까지 알아야 하는가. 책은 마치 실제로 가우디를 진단하듯 가우디의 발부터 시작하여 온몸을 살펴본다. 각종 문헌을 뒤져 대여섯 가지의 병명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저자의 유려한 말솜씨는 그 과정을 지루함이 아닌 번뜩이는 재치로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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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들은 때때로 오해를 산다. 때때로 흥행을 위한 잘못된 각본의 주인공이 된다. 모차르트를 시기하지도, 그의 유작이 된 '레퀴엠'을 익명으로 의뢰하지도 않았던 살리에리처럼. 살리에리는 심지어 '아마데우스'를 통해 어린 천재를 시기한 질투의 화신으로 낙인찍히지 않았던가. 모차르트 또한 아주 어린 시절의 천재성과 가벼운 이미지 때문에 '매독'으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았다 수군거린다. 그들도 그저 한 명의 사람이라는 걸 생각한다면 보다 객관적이고 진실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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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유명하다는 이유로 죽어서도 자신들의 가슴에 오해와 과장이라는 청진기를 대는 후대인들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직접 보다 정확한 청진기를 들고 온갖 문헌과 기록이라는 첨단 장비를 꺼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편협한 시선을 거두고 진심이라는, 의사의 첫 번째 소명으로 선조들을 살폈다. 그렇게 드러난 흥미로운 진실들. 세종은 당뇨였을까? 모차르트는 왜 갑작스레 숨을 거두었을까? 생각보다 많은 역사의 왜곡을 깨부수고 그들은 마침내 진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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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은 과거가 각색되었을까. 한 의사의 진실이라는 날카로운 청진기로 말미암아 잘못된 과거가 진실을 찾을 수 있기를. 그리고 오늘날의 시대는 거짓보다는 진실만을 좇는 시대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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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라는 청진기로 위인들을 진단하다, <세종의 허리 가우디의 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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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부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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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시대의 여행자들
줄리아 보이드 지음,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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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첫 번째 세계대전이 끝난 후 바이마르 공화국은 막대한 전쟁 배상금 문제로 야기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었다. 10만 마르크가 다음날이면 10억 마르크가 될 정도였다. 거기에 서서히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있던 히틀러와 루덴도르프는 청년들과 함께 폭동을 일으켰다. 3일이 채 안 되어 진압되었지만 히틀러는 5년 형을 선고받았고 실제로는 9개월의 수감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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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라는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를 혼란시키는 세력의 등장. 그럼에도 독일은 전후 10년 만에 세계 2위의 산업 생산국이 되었다. 인근의 영국이 전후 삭막하고 불안정하고 생기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사뭇 대비되는 일이었다. 나름의 인상적인 분위기는 산업이나 건축물의 모습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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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남자애들을 찾는 남자들의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동성애자들이 즐겨 찾는 대형 '보이 바'가 거리 곳곳에 있었고 각국에서 온 장교들은 사랑을 찾았다. 동성애뿐만 아니라 독일은 사랑이 넘치는 곳이었다. 몇 년 전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전쟁의 악몽 속에서 사랑하지 못했던 욕망이 불타올라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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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기간 동안 부족했던 것은 '햇빛'으로 상징되는 자유였다. 자유가 부족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을 테고 마찬가지로 당연스럽게도 전쟁이 끝났으니 어떻게든 자신의 모든 자유를 누리고 싶었다. 해변에는 거의 벌거벗은 여성들이 돌아다녔다. 수영복 바지 차림에 상의는 걸치지 않거나 브래지어만 입은 모습이었다. 사람들의 시선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노동자들도, 심지어 귀족 저택의 정원사들도 웃통을 벗고 햇빛을 받아 시뻘게진 상체를 드러냈다. 억압 따위는 없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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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섹스'와 '햇빛'은 혼란을 잠시 종식시킨 바이마르 공화국의 작은 상징이었다. 그리고 '갈색 셔츠'의 청년들은 당파적인 사상과 움직임을 바탕으로 조금씩 태동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 조용해진 독일이 다시 시끄러워질 참이다. 청년들이 속한 단체의 긴 이름을 가리켜 우리는 이렇게 말했다. '나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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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페이퍼로드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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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면
구마 겐고 지음, 송태욱 옮김 / 안그라픽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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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와 함께 일본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구마 겐고. 팍스 로마나의 시대에 로마인들이 적벽돌로 수도교를 쌓을 때에도,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에 미국식의 국제주의 건축이 콘크리트로 회색 괴물을 쌓아 올릴 때에도 건축의 본질은 공간과 인간이 만난 철학이었다. 그는 적어도 일본의, 나아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들과 미래를 살아갈 후대의 건축가들이 나무, 돌, 콘크리트, 유리, 때로는 독특한 구조물로 완성시킬 공간에 대해 진중한 고민을 하길 바랐나 보다. 근대 건축의 4대 거장이라 불리는 건축가들을 자신만의 시선에서 비판했고, 북적이지만 삭막한 도시와 듬성듬성하기에 생각의 틈이 많았던 시골에서 두루 살았던 자신의 과거가 어떤 철학으로 나타났는지 이야기했다. 이미 꽤 많은 저서로 독자를 찾았던 구마 겐고는 다시 한번 '건축'이라는 거창한 행위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말하려 한다. 기하학의 가장 근본적인 구성 요소들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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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선, 면>. 점은 무엇이고 선은 무엇이며 면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엔 이제 생각도 나지 않을 어린 날 수학 시간에 배웠던 간단한 정의, 또는 '건축'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를 '점', '선', '면'의 지극히 당연한 그림들이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시골 할머니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란색 물 호스는 인간에겐 '선'이지만 호스 위를 열심히 통과하고 있는 개미에겐 '선'만은 아니다. 개미는 호스 위에서 상, 하, 좌, 우의 방향 키를 모두 누를 수 있다. 심지어 동시에도. 누군가에게 '선'인 개념은 누군가에게는 되려 '면'에 가까운 것이다. 그래서, 뭐가 어쨌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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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는 회색의 걸쭉한 신기술로 쌓아올린 '볼륨'의 시대였다. 20세기 이전,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콘크리트가 발명되기 전의 수천 년은 점으로써, 선으로써, 그리고 면으로써 공간을 만들었던 것에 비하면 다분히 획일화되었고 다분히 폭력적으로 변한 시대였다. 20세기의 건축 기술조차 조악하고 부족하다고 말하는 구마 겐고는 그 이전 시대를 점, 선, 면으로 풀어낸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조적식', 즉 벽돌을 쌓아올리는 건축 방식은 '점'을 의미한다. 하나의 '점'으로 존재하는 재료들을 통해 면을 구성했고 그 안에 '보이드'를 만들었다. 고대를 예로 들자면 그리스의 몇몇 유명한 신전이나 오래된 절은 '선'의 특성을 확연히 파악할 수 있는 건축이다. 나무줄기에서 뻗어 나온 가지와 잔가지, 한 발짝 멀리서 바라보면 그 자체로 '선'의 아름다운 표상인 나무는 1000년쯤을 버틴 목조 건축물 속에서 공간과 조화를 이끌어내는 '선'으로서 존재한다. 현대인 또한 '선'으로 바라보는 그리스 신전의 거대한 돌기둥은 그 옛날엔 경이로움과 중간중간의 리듬감을 부여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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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솟아있는 크고 작은 건축물은 현대인에게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인도의 척박한 땅을 건축으로써 사람이 찾는 곳으로 바꾸고, 머무는 공간을 통해 50년 후의 사회에 미묘한 영향을 미쳐야 하는 건축가들의 눈에는 그렇기에 점과 선과 면이 보였던 것이다. 특히나 '그' 4대 거장, 그러니까 르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알바 알토의 전후기 작품에 대해 철학으로서도 사상으로서도 대담한 비판을 마지않는 구마 겐고에게 공간의 기초인 점, 선, 면은 남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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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 즉 어떠한 철학도 어떠한 목적도 어떠한 예술도 가미되지 않은 거대한 '덩어리'는 뉴욕이나 상하이의 마천루를 가능케 했다. 늘어나는 주거와 사무공간 수요, 높아지는 지대, 그리고 '높이'로써 국가의 '높이'를 자랑하고자 했던 그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건축을 인류의 과학과 문화의 복합체로 바라볼 때, 켜켜이 쌓아올린 점에서 몇몇의 점을 빼 선을 구축하고, 선과 선 사이의 무언가로 면을 창조했던 그 옛날과 비교하여 볼륨의 시대는 폭력적이었다. 구마 겐고는 근현대 건축의 상징물을 날카로운 언어로 비판하며 창의성의 상징이었던 인물마저 시대의 전유물이 된 이유를 설명하고, 그들이 다시 비로소 '건축'으로 돌아온 일화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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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 겐고는 '돌 미술관'을 만들 때 돌이라는 재료로 공기가 통하는 창인 '루버'를 만들었다. 아마 현대의 미술관이라면 모든 틈새를 단단히 틀어막고 현대식 장비로 공기와 햇빛을 조절했으리라. 돌이 만든 '선' 사이로 마음대로 드나드는 바람과 물을 의도한 것은 볼륨의 시대에 대한 반항이었다. '점, 선, 면'이라는 고민이 필요한 개념들은 뒤로 젖혀둔 채 콘크리트로 공간을 닫고 그 속을 완연한 인공의 생태계로 만든 것. 인간 스스로 모든 것을 통제하겠다는 다분히 신적이면서도 결국엔 인간다운 발상을 비판한 것이다. 828m 높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중심으로 한 두바이의 인공도시, 하늘을 가리는 뉴욕의 마천루를 보고 사람들은 '압도' 당한다. 그러나 어떠한 영감을 느끼는 못한다. 자연을 찍어 누르고 인간의 힘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자연과 함께 점과 선과 면으로서 조화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건축'은 되려 어렵다. 지난 150년 동안 행하지 않았던 어려운 이야기, 그러나 기하의 기초로부터 출발하는 공간과 건축에 대한 진지한 고민만이 인간만의 고유한 감흥을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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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간다운 건축 철학, <점·선·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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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마케팅 인사이트 - 수백억 광고비를 써서 알아낸
서양수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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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 the rhythm of Korea"라는 제목으로 서울, 부산 등 한국의 아름다움과 '범 내려온다'라는 곡, '이날치'라는 특색 있는 밴드를 전 세계에 알렸던 유튜브 동영상. 한국관광공사라는 공기관이 만든 홍보영상으로는 이례적인 '핫함'을 불러일으켰다. 3억 회, 구독자가 수 천만 명이 되는 유튜버도 기록하지 못할 조회수였다. 그리고, 얼마 후 3억 회의 뜨거운 관심이 막대한 광고비로 가능했다는 것이 밝혀지며 마찬가지로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한국의 이모저모를 소개해야 하는 한국'관광'공사가 홍보 영상을 광고한 것이 어째서 그토록 문제가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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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개. 현대인이 하루 동안 마주한다고 추정되는 광고의 숫자이다. 사실상 '공해'로 취급받는 광고는 현 세대의 가장 주요한 매체로 여겨지는 유튜브에서도 사람들에게 크나큰 스트레스를 준다. 5초 후에 스킵이 가능한 광고를 보면 유저의 눈은 스킵 버튼에만 가 있다. 범퍼 광고라 불리는 '스킵'마저 불가능한 광고는 아예 눈을 돌린다. '광고'라는 인식이 들면 기계적으로 회피하는 것이 마땅한 심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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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5초. 한 모금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에 사활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유튜브를 통해 자신들의 피조물을 널리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다. TV나 라디오와 같은 레거시 미디어 시대의 광고 문법과는 전혀 다른 유튜브 마케팅은 마케팅에 도가 튼 사람에게도 여전히 어렵다. 5초 안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5초를 넘겨 '애드 뷰'에 기록될 수 있도록 긴 시간 동안 광고를 보게 하는 것도 어렵다. 그럼에도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지닌 마케터들은 매일 같이 도전한다. 1분마다 수백 시간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는 유튜브는 놓칠 수 없는 전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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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마케팅 인사이트>는 'Y드립 시네마' 등으로 유튜브 광고계의 신화적인 기록을 썼던 마케팅 담당자의 생생한 기록이다. 모두가 유튜버를 꿈꾸고 있는 시대의 유튜브를 유저와 크리에이터의 측면 모두에서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고 특히나 유튜브를 통해 기업의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담당자들에게 번뜩이는 영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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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유튜브 조회수에 얽힌 비밀이나 광고 체계, 나아가 유튜브 플랫폼에 적합한 마케팅 방법론을 함께 제시한다. 무척이나 유쾌하고 명확한 어투 덕분에 독자들은 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저 떠도는 '소문'으로만 여겼던 유튜브와 관련된 다양한 사실 덕분에 유튜브를 보다 세세히 이해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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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비롯한 영상 컨텐츠 시장은 더욱 강대해질 것이다. 그중에서도 유튜브는 앞으로 오랜 시간 절대적인 강자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을 전망이다. 인류의 대부분이 퇴근 이후의 생활을 유튜브에 맡기는 시대에 유튜브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유튜브를 통한 마케팅 전략을 설정하지 않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책은 재미난 말솜씨로 유튜브의 거의 모든 것을 전한다. 유튜브 시대를 지배하는 인사이트,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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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5초를 훔쳐 가는 방법, <유튜브 마케팅 인사이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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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리뷰는 한빛비즈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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