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 - 선사시대 불의 요리부터 오늘날 비건까지, 요리의 위대한 진화 한빛비즈 교양툰 20
브누아 시마 지음, 스테판 두에 그림, 김모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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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 용량이 급격히 증가했던 이유로 '화식' 즉, 불을 이용하여 고기와 같은 음식들을 익혀먹기 시작한 것이 계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불의 발견 이후 나무 열매나 풀 등을 날것으로 먹고 심지어는 육식 또한 날것으로 했던 인간의 삶은 험난했다. 날것으로 섭취하는 까닭에 배탈이 나 끙끙 앓는 것이 잦았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는 일도 생겼다. 그러나 불의 등장과 함께 원래 먹던 음식들의 '새로운' 맛을 알게 된 순간부터 인간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조금 더 안전하고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던 인류는 다양한 방식으로 음식을 조리하기 시작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고기나 채소에 다양한 소스를 곁들여 먹을 생각을 한 인류의 조상이 놀라울 정도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인간 세계에는 다양한 요리법이 생겨났고 자신의 환경에 맞춰 식재료와 향신료 또한 늘어갔다.

<만화로 배우는 요리의 역사>에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다양한 음식 문화는 물론 인간과 요리의 관계보다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사실이 담겨 있다. 요리의 역사가 생각보다 훨씬 더 방대한 까닭에 저자가 담고자 한 내용의 절반도 채 담지 못한 듯 보이지만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요리 이야기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식욕 세포가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요리와 음식에는 인간의 처절한 탐욕과 욕망이 담겨 있기도 하다. 향신료는 그 옛날 대항해시대에 수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고, 인간의 식탐 때문에 많은 동물들이 고통받다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 단순히 우리의 혀끝을 맴도는 맛으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근원에는 행복과 슬픔, 환희와 고통이 모두 함께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요리의 역사는 결국 인간 욕망의 역사이기도 하다. 가벼운 만화 속에 담겨진 인간 세계의 진실은 달콤하면서 동시에 씁쓸하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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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불멸의 역사 - 연금술사에서 사이보그까지, 인류는 어떻게 불멸에 도전하는가 한빛비즈 교양툰 19
브누아 시마 지음, 필리프 베르코비치 그림, 김모 옮김, 홍성욱 감수 / 한빛비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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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하는 과정은 수많은 전설을 만들어냈다. 진시황이 평생토록 불로초와 같은 불로불사의 영약을 찾아 해멨다는 전설은 너무나 유명하고, 히틀러와 같은 인물 또한 불사의 몸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는 음모론 또한 흔하다. 어떤 유명인들의 불멸에 대한 욕망은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컨텐츠의 주요한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인간은 언제부터 불멸을 꿈꾸었을까.

<만화로 배우는 불멸의 역사>는 인류의 탄생부터 시작된 불멸과 죽음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조명하는 책이다. 불멸에 대한 욕망을 논하기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공포부터 설명해야 한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은 어김없이 결국에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인간은 죽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필연적인 공포였기에 몇몇 인간은 죽음을 거스를 수 있는 방법을 꿈꾸게 되었고 그렇게 아주 오래도록 인간의 부질없는 욕망은 시작된 것이다.

불멸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옛날의 불로초, 이집트인들의 피라미드, 오늘날의 냉동인간 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부질없이 도시괴담 속의 영약을 찾아해메던 사람들은 물론 현대의 측면에서 죽음을 최대한 미룰 수 있는 과학적 방법론까지 담겨 있다. '불멸'이라는 단어가 지니는 철학적 의미와 동시에 허무함 때문에 자칫 멀리할 수 있었지만 만화라는 소재에 덧붙여 방대한 이야기로 오히려 흥미로운 시간이 되었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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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시계의 교양 - 내 손목에 있는 반려도구의 인문학
시노다 데쓰오 지음, 류두진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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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가 존재하는 본연의 이유인 시간을 정밀한 단위로 표기하는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시계는 갈 곳을 잃는가 싶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곳곳에는 여전히 다양한 형태의 시계가 존재한다. 그 공간의 어느 누구도 시계를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시계가 주는 의미가 있다. 손목시계 또한 마찬가지이다. 회중시계를 거쳐 손목시계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이전까지는 정교화된 현대 사회에서 시간을 맞추기 위해 필수적인 도구였던 손목시계는 시간을 표시하는 도구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다. 대신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의 지위나 개성, 경제력 등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다.

실제로 시계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스위스 시계는 최근 20년 간 꾸준한 매출액 증가를 보여줬다. 중국의 성장으로 인해 대중 수출액이 40배 이상 증가한 것이 큰 성장 동력이긴 하지만 다른 국가들 또한 매출 증가에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다. 재밌는 것은 수출량은 줄었지만 수출액은 증가했다는 것이다. 사치품이자 하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시계의 가격이 점차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동시에 그렇게 비싸진 시계를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 사람들의 손목에서 빛을 내는 손목시계는 다양한 상징과 의미를 내포하는 표식이 되었다.

<손목시계의 교양>은 많게는 수십 억 원을 호가하고, 심지어는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물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재미난 개성을 드러내기도 하는 손목시계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인류사에 시계와 시간이 의미하는 역할을 가볍게 소개한 후 저자는 지름 5cm가 채 안되는 시계의 비밀을 함께 이야기한다.

책에 후반부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수많은 명품 시계 브랜드의 역사와 브랜등을 함께 다루기도 한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직접 눈으로 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시계 브랜드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운 대목 중 하나이다.

시계를 차는 것도, 차지 않는 것도 현대 사회에서는 나름의 개성이 되고 있다. 100여 년 전부터 한 사람을 나타내는 작지만 거대한 상징물로서 자리잡고 있는 손목시계에 얽힌 이야기를 알게 된다면 시계를 통해 자신을 어떻게 드러내야 할지 조금 더 감을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정그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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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불가능 대한민국 - 고도성장의 기적 이후, 무엇이 경제 혁신을 가로막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26
박상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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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직후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 중 하나였다. 현재 우리보다 경제 지표 측면에서 몇 수 아래라고 평가되는 동남 아시아의 몇몇 국가들보다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겹게 살아갔다. 암울한 토양 위에서 반 세기만에 이토록 거대한 성장을 이룩한 나라는 전 세계 어디를 뒤져봐도 없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선진국의 대열의 합류한 것은 가히 기염이라 할 수 있다. 한반도의 남쪽에 붙어 있는 작은 나라가 이토록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정부 주도의 대기업 중심 성장 전략이 주효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어마어마한 세력을 지니게 된 재벌, 대기업을 만들었던 한국의 경제 성장 구도가 과거에는 무척이나 파괴적인 전략이었다. 다만 이와 같은 성장동력은 힘을 잃은지 오래이다. 2000년대 초중반 이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혁신은 사라졌고, 과거의 전략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음이 명확함에도 민관공은 옛 영광을 추억하며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속 불가능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고도성장의 주요 동인이었던 정부 중심의 재벌 기업 성장 전략이 어떻게 우리의 발목을 잡게 되었는지를 분석하고 탄소중립, ESG, 디지털대전환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 속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여야 할지 조명한다.

OECD 평균을 훨씬 웃도는 제조업 비중과 견고한 수직화, 계열화 등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좀 먹고 있다. 지나치게 커져버린 계열 중심의 대기업 구조는 중소기업이 새로운 혁신을 이뤄내는 것을 막는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대기업 대비 임금의 수준이 훨씬 낮은 중소기업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혁신을 통해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기존의 산업 구조를 깨뜨릴 수 있어야 하지만, 대기업의 기술 탈취 등은 이마저도 막고 있다. 더구나 지금과 같은 산업구조는 탄소중립, ESG, 디지털대전환과 같은 급변하는 기업 문화에 우리 기업들을 적응할 수 없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세계 수준에 뒤쳐지는 기준들이 보이고 있으며 향후 5년 안에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대규모 실업 사태 등이 예상됨에도 그 어느 누구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현재는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저자는 말한다. 불확실성은 말그대로 불안하고 예측할 수 없지만, 그렇기에 누구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거대 기업 또한 반대로 무너질 수 있다. 또 무너져야만 한다. 시장의 진입/퇴출 장벽이 너무나 높기에 한국 경제의 주축은 고이고 고여서 마침내 썩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은 패러다임을 부수는, 파격적인 혁신 기업이다. 현재의 한국 산업 구조로는 혁신이 도무지 일어날 수 없다.

저자는 이에 따라 혁신과 진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유난히 고착화된 한국 사회가 과연 변화할 수 있을까 의문스럽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품고 아주 조금씩 움직여야 한다. 예견된 미래에 대해 대비하지 않으면,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무섭게 현실은 우리의 삶을 강타한다. 지금은 지속 불가능해 보이기만 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리 사회를 냉철히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회복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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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은 왜 죽는가
고바야시 다케히코 지음, 김진아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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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가 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종종 고민하는 학자가 있다. 우주의 근원이라는 다소 따분하지만 심오한 주제를 연구하기 위해 우주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언가 재미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기에. 그는 생물학자이다. 그렇기에 천문학을 가끔 마음에 품는 발칙한 상상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개체 하나하나가 작은 우주와 마찬가지인 생명체를 다루는 것은 밤하늘 너머의 우주를 다루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생물은 왜 죽는가>의 고바야시 다케히코는 우주의 탄생으로부터 생명의 "탄생"을 유추한다. 실제로 그가 천체물리학자는 아니다보니 우주의 시작은 살짝 넘어가는 셈 친다. 그리고 생명의 탄생 또한 그 누구도 직접 본 적이 없기에 머나먼 옛날 기가 막힌 우연의 일치와 작은 기적들이 뭉치고 뭉쳐서 가능했으리라 생각하기도 한다. 마치 수영장에 손목시계를 분해해서 물에 빠뜨린 다음 휘휘 젖어놓고 저절로 시계가 완성되어 작동까지 할 수 있는 확률처럼. 하지만 수십 억 년의 시간이라는 압도적인 스케일은 이러한 기적을 완성시켰고 생명은 탄생했다.

그가 생명의 탄생부터 이야기 한 것은 죽음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 어쩌면 당영한 듯 싶다. "생명"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조건부터 생명체가 싸우고, 물어뜯고, 번식하고, 살아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결국에는 죽음이라는 필연적인 과정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어째서 생명체는 결국 죽어야 할까. 저자는 생명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단어를 이야기하기 위해 생명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탄생과 삶, 죽음이라는 세 가지 카테고리에 맞추어 생명체의 여정을 탐구하는 것이다.

죽음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생명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죽음의 과정으로 이르는 길, 그리고 죽음이 마침내 찾아오기 전까지는 생명체 속의 모든 세포들이 각각의 사명을 가지고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세포가 노화하고, 에너지를 잃고, 죽음을 맞이하고, 마침내 하나의 개체가 생명을 잃는 것을 보여준다.

죽음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결코 무겁지만은 않았다. 되려 유쾌하게 "생명" 자체를 조명했다. 되려 생명의 역동성과 소중함을 알게 된 느낌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이따끔 죽음을 떠올려야 하는 듯 싶다. 죽음 앞에서 살아있음은 항상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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