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 (10만 부 기념 윈터 에디션) - 이 계절을 함께 건너는 당신에게
하태완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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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어주는 일은 어떤 말보다 더 큰 위로로 남는다.
같은 시간, 무수히 많은 장소에 존재할 수 있었음에도 누군가는 기꺼이 내 곁을 선택한다. 그 선택을 우리는 우정이라 부르고, 사랑이라 부르고, 삶의 위안이라 부르기도 한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 깊숙이까지 전해지는 섬과 같은 계절이 왔다.
겨울은 홀로 있는 섬 같아 고요하고 차분하게 인고의 시간처럼 머문다.
뭍에서 누군가가 선뜻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섬처럼 이 겨울은 홀로 있기가 서운해 하얀 눈을 선물처럼 흩뿌린다.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를 읽고 있으니 꼭 이 같은 다정함이 스민다.
외딴 섬에 누군가 선뜻 반가운 손짓을 하며 찾아들고,
하얀 눈 덮인 숲에는 어느새 초록이 피어오르고,
혼자라고 느낄 때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친구 같은 온기를 건넨다.

이 겨울 혹여나 누군가 따스함에서 소외될까 정성스레 준비한 위로의 문장들은, 꼭 한 번은 우리가 삶에서 느꼈을 가장 필요했던 칭찬과 격려, 사랑과 위로, 추억과 공감이 함께한다. 어느 페이지, 어떤 문장을 읽더라도 기다렸다는 듯이 내미는 손길은 단 한 번의 울림으로도 충분할 위안을 전달한다.

프란츠 카프카는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삶이 차가워질 때 곁에 두는 온기’와 같다.

괜찮아지지 않아도, 오늘을 살아낸 것으로 충분하다는 격려.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 말을 고요히 전하는 마음은 잘 버텨온 우리 모두의 삶을 응원하며 낙원으로 초대한다.

삶이 힘들 때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자리처럼 다시 펼쳐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책이다.

#우리의낙원에서만나자 #하태완 #에세이 #베스트셀러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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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 - 잘못된 의학은 어떻게 우리를 병들게 하는가
마티 마카리 지음, 김성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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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을 읽고 나면 세상에 진짜 믿을 것이 하나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다행히도 우리의 뇌는 대개는 쉽게 지나치고 간단히 믿어버린다.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가 의심을 품는 일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도 좋을 것이다. 그것이 생명과 직결된 의학의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다.

『의사에게 죽지 않는 법』의 저자 마티 마카리는 의사다. 현 FDA 국장이자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라는 이력은 이 책에 신뢰감을 더한다. 자, 얼마나 쉬운가, 신뢰라는 것이! 우리는 이처럼 ‘전문가’라는 이름에 간단히 동의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읽고 나면, 이러한 편견 혹은 간과된 오류 위에 세워진 믿음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낳아왔는지를 깨닫게 된다.

저자는 지난 수십 년간 의료계를 지배해온 여러 ‘정설’을 되짚는다.
영·유아에게 땅콩을 먹이지 말라는 근거 부족한 권고안이 미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땅콩 알레르기 국가로 만들었고, 호르몬 대체요법은 초기 연구의 잘못된 해석으로 인해 수많은 여성들이 치료 기회를 잃었다.
콜레스테롤은 단 한 명의 의사의 가설이 굳어지며 심장질환의 주범으로 낙인찍혔고, 항생제는 안전하다는 믿음 아래 남용되며 한 세대의 장내 환경을 무너뜨렸다. 실리콘 보형물 논란 역시 과학보다 공포와 미디어가 앞서 만든 비극이었다.

이 사례들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의학의 악의’가 아니다.
문제는 확신에 찬 선의, 그리고 그것을 의심하지 않는 구조다.
소수의 전문가, 제한된 데이터, 관료적 집단주의가 결합될 때 의학은 과학이 아니라 관성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증거는 불편한 존재가 되고, 기존의 믿음은 수정되기보다 방어된다. 그 사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쪽은 언제나 환자다.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다. 결국 그 체계 안에 있는 우리 모두가 피해자 일수 있다.

이 책은 의료 불신을 조장하거나 현재의 의학적 발전을 비하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의사로서 누구보다 의학을 긍정한다. 다만 의학이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권위가 아니라 절차, 확신이 아니라 겸손, 정답이 아니라 질문이 중심에 서야 한다고 말한다.
“근거는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의료 윤리임을 상기시킨다.

의학은 분명 이전보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우리는 죽음보다 삶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어떤 명제도 언제나 참일 수는 없다. 최선의 선택은 고정된 답이 아니라 열려 있는 가능성에 가깝다. 차이와 다름은 더 나은 결정을 만든다.

영국의 마가렛 대처와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이 떠오른다. 대처는 내각을 자신과 생각이 비슷한 ‘우리 편’으로 채웠고, 토론은 늘 한 방향으로만 흘렀다. 그 확신은 결국 여론을 거스른 정책을 밀어붙이게 만들었고 정치적 파국으로 이어졌다. 반면 링컨은 자신의 정치적 반대자들까지 포함한 ‘라이벌 팀’을 구성했다. 끊임없이 도전받는 구조 속에서 그는 더 넓은 시야와 더 나은 판단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의학도 다르지 않다. 한 목소리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서로 다른 관점이 공존할 때 비로소 오류는 드러난다. 나와 다른 의견을 무조건 틀렸다고 밀어내지 않는 것, 불일치 속에서도 귀를 열어두는 것, 그리고 다양한 가능성을 존중하는 자세.

진보는 언제나 하나의 확신이 아니라 여러 의심이 공존하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의학을 넘어 우리에게 가장 큰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얼마나 쉽게 믿고, 또 얼마나 기꺼이 다시 생각할 수 있는가.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뭐라고?”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역시 “뭐라고?”를 여러번 외쳤다.
많은 통념과 확신에 차 있던 상식을 뒤엎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의사에게죽지않는법 #웅진지식하우스 #서평 #도서추천 #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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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덮인 세계를 본 적 있는가 2025 제8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8
공희경 지음 / 허블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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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 전이든, 10년 전이든, 오늘이든
시대에 대한 정의는 일곱 글자로 요약된다.
“이 암울한 시대에…”

이쯤 되면 세상이 문제라기보다 인간이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184페이지에는 인상적인 문장이 등장한다.
“받아들여. 같은 종족에 비극이 반복되면 그건 더는 비극이 아닌 거야. 그 종족의 생존 방식인 거야.”

인간이 생존하고자 선택해 온 방식이 결국 더 큰 비극을 초래해 온 것은 아닐까. 인간은 지나치게 연약한 존재이고, 모든 시도는 언제나 불완전한 상태로 시작된다. 우리는 언제부터 생존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 사이에서 다시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한 세기, 10년, 일곱 글자, 184페이지. 숫자를 열거하면 이야기는 한층 또렷해진다. 허구는 실재처럼 느껴지고, 과학이 제시하는 해답처럼 구체적인 실체를 띠고 떠오른다. 이 책에서 반복되는 수의 열거는 허구가 미래가 되고, 미래가 다시 현재가 되는 시대를 우리 눈앞으로 데려온다.

인간의 상상에는 한계가 없는지도 모른다. 그 상상이 글로 쓰여 읽힐 뿐인데, 어째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가. 아마도 상상의 산물 역시 인과에 따라 현재에서 비롯되어 움트고, 예견 가능한 세상의 비극을 미리 들여다보게 하는 장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희경의 『몸으로 덮인 세계를 본 적 있는가』는 이미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현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총체적 서사다. 이 작품에서 상상은 도피가 아니라 인과의 연장선이 된다. 작가의 스펙트럼은 놀라울 만큼 넓어 독자를 다채로운 무대 위로 옮겨 놓는다.

모든 생명을 증발시키는 정체불명의 비 ‘움’은 어느 날 갑자기 세계를 덮친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이 있는 존재들은 우후죽순 사라지고, 생명들은 언제 깊게 패일지 모르는 싱크홀처럼 비에 삼켜진다.

재난 앞에서 인류는 생존을 위해 유전자 시술을 선택한다. 그 선택은 곧 신체의 차이로, 계급의 차이로, 문명의 분화로 이어진다. 살기 위한 기술은 다시 누군가를 배제하는 기준이 되고,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장치는 또 다른 폭력의 장치가 된다. 우리가 물을 정수해 마시고, 바이러스를 마스크로 차단하며, 햇빛과 어둠에 노출되는 시간을 계산하듯 소설 속 인류 역시 생존을 조건부로 관리되는 존재로 전락한다.

이 책은 궁극적으로 인간은 정말 살아남기 위해 이 모든 선택을 해왔는지, 아니면 ‘살아남는다’는 명목 아래 너무 많은 것을 파괴해 온 것은 아닌지 묻는다. 그 질문 앞에서 우리는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주춤한다.

모든 역사는 언제나 겹겹이 쌓인 희생 위에 세워져 왔다. 어쩌면 인간의 삶이란 끝없는 생존과 파괴의 반복 속에서만 가능한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변치 않고 끝내 가져가야 할 의미 또한 분명해진다. 우리는 때로 지켜야할것이 많아 살아남기위해 사랑을 미룬다. 희생의 강 위에 세워진 이 세계에서,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구원이 있다면 그것은 결국 사랑일 것이다.

** 최근 읽은 많은 책들 가운데 단연코 인상적인 작품이다. 작가의 이 끝없는 상상력이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묻고 싶다. 그 상상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아름다운 문장과 필력 또한 대단하다.

서평에는 기한이 있고, 결국 한 번 읽고 써 내려가는 첫인상에 머물 수밖에 없다. 아마 이 책을 여러 번 다시 읽는다면, 숨겨진 더 많은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문장 속에서 한층 더 깊이 유영할 수 있을 것이다. 서평이 첫인상을 말하는 데서 그쳐야 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이라 했던가.
이토록 미래다운 세계를 모두에게 기꺼이 추천한다.

#몸덮세 #허블 #공희경 #SF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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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개장의 용도
함윤이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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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다.
익숙한 장소다. 실재로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임에도, 나는 이곳을 알고 있다. 길을 헤매지 않고, 방향을 잃지도 않는다. 꿈속에서는 낯섦보다 기시감이 먼저 도착한다.

친구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 사소한 일 하나를 두고도 과장될 만큼 진지해진다. 꿈 안에서 감정은 늘 부풀고 과잉되며 격동적이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안전하다. 마리오처럼 높이 점프하고, 비행하듯 하늘을 날며, 아무리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히어로처럼 착지한다. 실패와 추락이 예정된 세계가 아닌, 언제나 회복을 전제한 세계처럼 미궁 속에서도 무사하다.

그곳은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이자, 현실과 꿈이 겹쳐지는 얇은 막 위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과 너무도 익숙한 얼굴이 아무런 위화감 없이 공존하고, 시간과 논리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느슨해진다.

이렇게 파란만장하고 불가사의하며, 동시에 현실과 닮은 장면들이 겹겹이 포개진 꿈의 세계는 깨어남과 동시에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일상이란 세계는 견고하여, 무너짐 없이 원래의 질서를 회복한다.

나는 이 여정을 함윤이의 소설에서 본다.

이야기는 독자를 낯선 세계로 데려가지만 끝내 현실을 파괴하지 않는다. 잠시 균형을 흐트러뜨리고, 경계를 흐리게 만들고, 세계의 다른 층위를 보여준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우리를 무사히 돌려보낸다. 깊은 꿈을 건너온 뒤 아침의 방 안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함윤이의 소설은 불가사의를 통과한 후에도 세계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시킨다.

나는 그녀의 옷장을 빌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먼 곳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낯선 이름으로 불리는 나는 남자를 사러 다니기도 하고, 귀신을 등에 업은 채 추억을 일삼으며 여행하기도 한다.

그녀의 소설은 현실과 환상이 너무도 유연하게 공존해, 소설 속 여백 어딘가에 버젓이 내가 서 있는 착각을 불러온다.

이 환상적인 이야기들은 감각적이고 독창적이어서, 한 문장 한 문장이 의문을 품은 채 독자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문장들을 따라 꿈같은 여행을 이어가다 보면, 어느새 다시 익숙한 풍경 앞에 도착해 있다.

​감각적인 이동과 귀환의 리듬이 만들어내는 ‘낯섦’은 함윤이 소설의 인상적인 모티브처럼 느껴진다.

그녀의 이야기마다 반복되는 ​모호한 경계에서의 여정은, 오늘 밤 잠자리에 들면 다시 이어서 꿀 수 있는 꿈처럼 우리를 기다린다.

자개장의 용도를 비밀처럼 공유한 우리는 그녀의 소설을 따라 어디든 넘나들며 환상을 통과한다.

#자개장의용도 #함윤이첫소설집 #자개장의용도_서평단
#문학과지성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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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당신에게 - 외로움과 우정, 사이의 철학
엄성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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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을 떠올리면 나는 등산을 생각한다.
이 등산의 목적은 단 하나다. 낙오자 없이, 모두가 함께 정상에 다다르는 것.
정해진 시간도 없고, 반드시 따라야 할 루트도 없다. 누가 더 빠른지를 겨루는 규칙 역시 없다.
페이스가 빠른 사람은 앞서갈 수 있지만, 결국 모두가 함께 정상에 서기 위해 속도를 늦춘다. 그 느려짐은 때로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는 일이다.

체력이 약한 사람은 애초에 이 산에 오르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혼자가 아닌 ‘함께 오르는 경험’에 의미를 두고 발걸음을 옮긴다. 체력이 남는 친구는 유난히 무거워 보이는 누군가의 가방을 대신 들어준다. 그 가방 안에는, 알고 보니 친구들이 함께 나눠 마실 물이 들어 있었다. 가장 무거웠던 짐은 모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산을 오르다 보면 다치는 사람도 생긴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고, 모두는 짐을 나누고 챙겨 온 비상약으로 치료를 돕고 부축한다. 잠시 짐처럼 여겨지던 친구는 막막한 갈림길에서 가장 안전한 길을 찾아낸다. 밝은 눈과 명석한 판단 덕분이다.

이처럼 각자는 부족함을 안고 있지만,
동시에 서로를 살리는 고유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함께 오른 정상은 혼자 올랐을 때의 정상과는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생각보다 모두가 함께 정상에 오르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렇기에 풍경을 담는 마음은 더욱 충만해진다.

각자는 모두 다르지만, 함께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저자는 우정의 관계적 측면을 통해 우리가 홀로이면서도 함께 잘 지낼 수 있는 다양한 사유를 보여준다. 책 속에는 여러 철학자들의 사랑과 우정, 관계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함께 담겨 있다.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있기를 바라면서도 그 관계에 쉽게 지쳐 버린다. 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이해의 부재다. 이 책은 외로움, 고독, 그리움을 혼동한 채 살아온 우리의 관계 방식을 언어적 성찰을 통해 분리해 보여준다. 각 감정의 상태는 의미가 다르며, 그 정의를 이해할 때 우리는 관계 앞에서 기준을 바로 세울 수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해답은 더 많은 연결이 아니라, 우정에 대한 재사유다. 여기서 말하는 우정은 친밀함을 넘어 서로를 바꾸려 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상대의 삶을 침범하지 않는 유연한 관계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우정이란 함께 살아가기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이 책은 그 ‘함께’가 얽힘이 아니라 균형에 머무는 태도임을 말한다.

고도화된 사회일수록 사랑이나 우정이 결핍을 메우는 수단으로만 작동할 때, 관계는 생존 전략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쉽다. 우리는 상대에게 과도한 기대를 걸고, 결국 더 깊은 외로움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틀어진 관계를 통해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관계 앞에서 어떤 태도로 서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다. 사람은 혼자서 완성되지 않지만, 아무 관계로나 구원받을 수도 없다. 우정이란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을 받아들이며 서로의 속도를 존중하는 사이의 철학임을 일깨운다.

#혼자는외롭고함께는괴로운당신에게 #엄성우 #신간
#철학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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