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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우는 사람이 되고 싶어 - 내(외)향인의 일기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5
정재율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6월
평점 :
이유 없이 무거웠던 마음들이 몸 어딘가에 남아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잘 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잘 울고 싶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고백이며, 슬픔을 억지로 견디지도, 기쁨을 과장하지도 않은 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이 책에는 하루 동안 스쳐 지나간 생각,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마음, 침대에 오래 누워 있었던 시간처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상이 담겨 있다. 그 사소한 풍경들은 낯설지 않게 다가오고, 누군가의 일기장을 오래 들여다보는 듯한 감각을 남긴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내 기억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가까운 친구와 대화를 나눈 뒤처럼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어쩌면 전혀 다른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인간이기에 어느 부분에서는 닮아 있고 또 어느 부분에서는 다르다. 그리고 서로를 닮은 마음을 발견하는 순간 사람은 비로소 마음을 열고, 공감하며, 위로를 받는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닮아 있는 마음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만드는 에세이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저자가 자신을 꾸미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부모를 사랑하지만 괴로운 순간을 말하며, 사람을 좋아하면서도 혼자 있고 싶어 하는 모순까지 숨기지 않는다. 그 솔직함은 독자를 안심시킨다. 우리 역시 여전히 흔들리며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같은 마음을 지나온 사람의 이야기에 더 깊이 공감하고 위로받는다.
이 책에는 오늘도 자신을 이해하려 애쓰는 한 사람이 있다. 삶은 특별한 사건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하루를 무사히 살아낸 일, 좋아하는 사람을 오래 생각한 일, 내 마음을 끝까지 들여다본 일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잘 우는 사람은 결국 잘 살아가려는 사람일 것이다. 삶을 사랑하기에 더 많이 생각하고, 사람을 사랑하기에 더 오래 들여다보는 사람. 자신의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기쁨도 온전히 받아들이며,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릴 줄 아는 사람. 우리 모두에게는 가끔, 이런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날이 있다. 마음을 다그치지 않고 일상을 천천히 바라보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한 위로가 되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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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증정 @hdmhbook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