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사소해 보였다. 단지 안에는 사람들과 차들이 부지런히 들어왔다가 빠져나갔다. 다들 적당해 보여. 마음이 울렁거리는 이유를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 P74
그들은 내가 웃을 때면 생전 처음 보는 풍경처럼 낯설어하고 약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 행복을 바랐다면서도 막상 멀쩡한 나를 볼 때면 워낙 뜻밖이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듯 당황했다. - P84
그 순간만은 나보다 그들이 더 아저씨를 증오하는 것 같았다. 아저씨는 아랑곳 않고 횡단보도를 건넜고 이내 트럭과 버스가 출발하며 아저씨 모습을 가렸다. 아저씨가 미움에 익숙한 사람이어서 마음이 욱신거렸다. - P202
나를 알기도 전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나를 뭘 보고 좋아한다는 거지? 내가 어떤 애가 될 줄 알고? 아닌가. 오히려 어떤 애가 될 줄 잘 모르니까, 몰라서 좋아할 수 있는건가. 내가 이렇게 자랄 줄 미리 알았어도 엄마가 나를 좋아했을까.엄마가 무작정 나를 믿을 때마다, 엄마의 믿음이 언니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느낀다. 이제는 그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 P211
선생님께 모든 걸 털어놓고 싶었다."그레이스요?"나를 덮친 것, 거울에 나에 대한 낙서를 한 것, 나를 때린 것, 심한 말을 한 것....하지만 램버그 선생님은 나의 우상이었다.내가 얼마나 약한지 들키고 싶지 않았다. - P125
내게 기회가 생겼다.마침내 내 삶을 통제할 기회가.더 강해질 기회가.하지만 그러려면 먼저 방법을 알아야 했다.나는 너무 오랫동안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등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무언가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신나는 동시에 아주 무서웠다. - P197
대머리 독수리는 더 이상 이런 곳에 살고 싶지 않았어.그래서 힘차게 날았지. 못생겨도, 머리카락이 없어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찾아서.그런 세상은 없었어. - P12
공주는 겁나거나 걱정스런 일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 비밀이 뭔지 궁금했지요. - P82
"네가 춤추는 거 보면서 넌 아주 심플한 방법으로 정말 다양한 감정을 전달한다는 걸 느꼈어. 다 이해할 수 있겠더라. 너만 쳐다보면 되거든.""내가 어렸을 때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나한테 <사람들은 네가 보여주지 않는 건 볼 수 없단다>라고 하셨어." - P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