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사소해 보였다. 단지 안에는 사람들과 차들이 부지런히 들어왔다가 빠져나갔다. 다들 적당해 보여. 마음이 울렁거리는 이유를 나 자신도 알 수 없었다.- P74

그들은 내가 웃을 때면 생전 처음 보는 풍경처럼 낯설어하고 약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내 행복을 바랐다면서도 막상 멀쩡한 나를 볼 때면 워낙 뜻밖이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듯 당황했다.- P84

그 순간만은 나보다 그들이 더 아저씨를 증오하는 것 같았다. 아저씨는 아랑곳 않고 횡단보도를 건넜고 이내 트럭과 버스가 출발하며 아저씨 모습을 가렸다. 아저씨가 미움에 익숙한 사람이어서 마음이 욱신거렸다.- P202

나를 알기도 전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나를 뭘 보고 좋아한다는 거지? 내가 어떤 애가 될 줄 알고? 아닌가. 오히려 어떤 애가 될 줄 잘 모르니까, 몰라서 좋아할 수 있는건가. 내가 이렇게 자랄 줄 미리 알았어도 엄마가 나를 좋아했을까.
엄마가 무작정 나를 믿을 때마다, 엄마의 믿음이 언니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느낀다. 이제는 그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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