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없어도 아주 잠깐 하늘을 날 수 있어. 나는 물속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야. 왜냐면 누가 밀쳐서 빠지는 게 아니거든. 내가 뛴 거지. 뛰면서 계속 생각해. 최고로 아름다운 비행을 해야지." - P204
태양이는 그제야 엄마에게 설명하지 못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 대회에서 본 수영부 아이들은 달랐다. 분명히 그순간 같은 장소에 함께 있었지만,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세상이있었다. 감싸고 있는 공기가 달랐고, 스타트대 위에서의 긴장감이 달랐고, 터치패드를 찍고 나서의 간절함도 달랐다. 태양이는그들이 있는 세상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환하게빛나는 아이가 지금 태양이 앞에 있었다. - P91
수영은 무엇보다 집중력이 중요한 종목이다. 환상의 호흡을 보여 줄 팀원도 없고, 신체 조건을 보완해 줄 현란한 기술도 없다. 믿을 구석이라고는 오로지 나 자신과 물뿐이다. 그뿐인가. 가끔은 물마저도 내 편이 아닌 날도 있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뼈저리게 깨달은 것이지만,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을 때면 새삼스레 외로웠다. 경기가 시작되면 나밖에 없는데 자꾸 나 자신과 싸워야 한다. - P38
우리는 모두 라이더들의 배달 노동을 통해 집에서도 편하게 치킨을 먹을 수 있어요. 세상의 모든음식에는 많은 사람의 수고로움이 들어 있어요. 치킨을 한 마리 먹으려면 닭을 기르는 농민과 닭고기를 튀기는 치킨집 사장님, 그리고 치킨을 배달하는 라이더들까지, 수많은 손을 거쳐야 해요.
로또 방송이라도 나오는 채널이면 대박이었을 텐데, 증권 방송이면 더 좋았지. 증권 방송? 라디오에 그런 게 있던가? 클래식 전문 채널이 아닌 게 어디야. 우리는이런 대화를 나누며 쓴웃음을 지었다. - P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