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말야 불행하게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인생 자체가 행복하지 않았어. 하긴 사람이 산다는 것의실체가 그렇지. 죄다 실망스러워. 내 안에 내가 원했던 창의력이 없어서도 그렇지만, 내가 실망한 건, 나무들이 왜 나에게 말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거. 풀들은, 꽃들은 왜 나한테 말을 안 걸까. 파리들이 왜 나를 말똥으로 착각할까, 이런 거야."
부엌에서의 대화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이 여자들의 각기 다른 반응을 보며 알았다. 이건 살면서 있을 수밖에 없는 문제구나. 저들은 그 안에 풍덩 빠져드는구나! 아줌마들의 대화가 사랑스러웠다. 이 안에서라면 양분을 얻고 보호를 받고 기뻐하고 안심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확실히 기억하는 건 무엇보다 그제야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는 연기를 피우고 있는 잿더미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최고의 자아가 훗날에 추억할 나쁜 기억일 뿐이다. 밀레니얼들을 과소평가하고자 한다면, 마음 단단히 먹어라. 우리는 잃을 게 별로 없는 사람들이니까.
"만약 내 여정의 이 작은 부분으로 인해 다른 모두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우리 부모님과 조상들은 자랑스러워할 거야."
"그래도 혹시 몰라. 떠나는 사람은 몰라도 남는 사람은 마음이 아플 수도 있어.""아닐걸.""그건 모르는 일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