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마지막 순간까지 생각하는 거예요. 생각을 안 하고 되는 대로 맡기는 순간이 바로 임종이죠. (P.110)
"우리 엄마는 나한테 친엄마처럼 할 자신은 없대. 하지만 새엄마 중에서는 가장 좋은 새엄마가 되겠다고 했어."수정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니까 아이들은 김이 팍 샜지요. 그리고 그 뒤로는 수정이 엄마가 새엄마건 헌엄마건 신경 쓰지 않았어요.그런데 비밀도 아닌 걸 비밀처럼 뒤에서 말하는 것은 비겁한 거 아닌가요?
선생님들의 냉담한 핀잔에 지영은 잔뜩 주눅이 들었다. 시간이지나면 폐기 처분되는 햄버거처럼 그렇게 버려지게 될까 두려웠다. 하지만 가난 때문에 꿈도 꾸지 못한다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영은 서울대를 가건, 파리를 가건 꿈이라도꾸고 싶었다. 유통 기한이 지났어도 누군가의 소중한 양식이 되는삼각 김밥처럼, 조금 늦더라도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 (‘지금 아니면 못 할 일’,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