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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잭 캔필드.게이 헨드릭스 지음, 손정숙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는 책을 읽는 사람과 책을 읽지 않는 사람 이렇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책을 읽는 사람에는 몽상가, 탐서가, 지적허영심을 가진 자와 단순히 시간을 보내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활자를 원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인생의 어려움과 마주하거나 자아성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 이렇게 세부적으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이 가운데 책에서 가장 많은 의미와 영감을 얻고 감정을 소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아마도 인생의 어려움과 내면의 의문에 직면한 사람일 것이다. 책을 파헤치고 분석하는 비평가가 아닌 책 속의 뜻하지 않은 한 구절이나 인물의 행동에 순수하게 공감하고 느끼는 사람이 가장 책을 잘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음악을 예로 들었을 때,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감상했을 때 음악을 배우고 잘 아는 사람은 전체적인 음악보다는 소프라노와 테너의 기교적인 부분이나 음역이 반음 낮아지거나 높아지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귀를 기울이고 공연이 파한 뒤 자신의 음악적 지식을 총망라하여 비평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음악에 무지한 사람은 그저 음악이 주는 순수한 감동을 느끼며 뺨이 발그레 물들어 웃으며 돌아가는 모습을쉽사리 볼 수 있었다. 이처럼 이 책은 어느 책이 어떤 문학적인 소양이 있고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글이 아닌 48명의 성공인들의 인생에서 뜻하지 않게 찾아온 반가운 손님을 소개하듯 책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 반가운 손님의 영향이 자신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친절하게 이야기해준다. 그 중 가장 위대한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소개하자면 레이프 에스퀴스의 이야기다. 

머릿속 지혜를 남과 나눌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다- 

교사인 레이프 에스퀴스는 월트 디즈니 사가 수여하는 '올해의 교사'상을 받으며 일약 그 지역의 유명인으로 떠오른다. 그리고 이런 유명세가 유명 스타에게는 팬과 함께 늘어나는 안티세력이 있듯이 그에게도 안티 세력을 만들어주게 된다. 이에 힘들어하는 그에게 아내가 권한 책 한 권이 레이프 에스퀴스를 누구보다도 좋은 교사로 살아가도록 그의 인생에 변화를 준다. 그 책이 바로 '앵무새 죽이기'다. 

"아빠, 깜둥이들을 변호하세요?"

"깜둥이란 말은 쓰지 말거라, 스카웃."

"왜 그런 일을 하시는 거예요?"

"이유는 많단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말이지,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마을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기 때문이야. 그리고 너나 젬한테 아빠 말 잘 들으라고 할 수 없잖니."

-앵무새 죽이기 中-

이 구절을 읽으며 그는 다른 이들이 자신을 욕한다고 해도 자신은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백 마디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고 자신이 역할 모델이되어 아이들에게 이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 되기로, 멋진 선생님이 되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런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학업성적에만 몰두하는 아이들에게 윤리와 윤리능력 개발을 가르친다. 학문적 성취에만 매달리던 보편화된 교육계의 혁신과도 같은 일이었을 것이다.그리고 그의 이런 행동력과 분별력은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성을 심어준다. 총기사고가 난무한 사회에서 올바른 인성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윤리교육이 사회를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 개개인을 위해서 중요하다는 그의 신념속에서 자라고 배운 아이들에게 부러움을 느낀다. 

좋은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의 차이점은 좋은 교사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애티커스에게서 배운 교훈이다.  본문 中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석양이 내려앉은 56번 교실에서 앵무새죽이기의 애티커스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인자한 선생님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절로 그려진다.
이처럼 책 한 권이 사람의 신념과 인생을 변화시킨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아직 47개나 남아있다. 그 중에는 이름만 봐도 누구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의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와 기업인, 생소하게 느껴지는 교사, 정치인, 운동팀 감독. 토크쇼 진행자 등 책이 변화를 준 분야도 무긍무진하다. 아마도 주위에 찾아보면 이런 사례보다 더 극적이고 더 큰 변화를 가져온 경우도 있을 테지만 다 알 수는 없으니 이 책을 통해 48가지 이야기를 읽는 것도 즐거움이 될 듯 하다.

책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노래하라고 하고, 상대를 의심하라고 한다. 또 책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가지라고 말한다. 거짓을 진실처럼 포장해 그럴싸하게 보이기도 하고 웃음과 유머 속에서 조롱과 경고를 숨겨두기도 하고 이 세상에 또 다른 세상이 있는 것처럼 꿈꾸게 만들고 가난하고 실패한 사람들에게 부자가 될 수 있다며 자신을 따라하라고 한다.
지치고 슬픈 사람에게 이겨낼 수 있다고 응원을 하기도 한다. 이런 많은 책들이 우리 주위에 있고 사람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과연 책은 책으로만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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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에 올인하라 - 특별한 성공의 레서피
도널드 클리프턴 외 지음, 홍석표 옮김 / 솔로몬북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강점에 올인하라- 특별한 성공의 레서피.

 

 

 내가 자주 읽는 책의 장르는 대부분이 문학- 소설이어서 이 책을 내가 다 읽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되었다. 이왕 읽기 시작한거 멋지게 읽어버리자-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하지만 그 긍정도 오래가지 않았다. 책 표지의 붉은 색이 다소 촌스럽다는 생각에 다시 부정적인 생각이 생겨났고 마음에 거리끼는 책은 속독을 하는 편이기에 이 책도 정독보다는 속독이 낫겠다는 생각에 한 장, 한 장 읽어갔다.

 그런데 이 책!! 생각보다 괜찮다! 아니 정말 괜찮은 책이다- 

내용을 알아보기 쉽게 차근차근, 그러나 지루하거나 길지 않게 풀어놓아 책 읽기가 편하다.
보통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양서적들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나 자신의 성공기를 장대하게 서술한 것, 그리고 어려운 말로 도배해 진취적인 하고자하는 의욕을 저하시키는 책들이 많다.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삽화부터 시작해서 교양서적이라면 잠잘 준비부터 하는 게으른 나까지도 재밌게 읽었기 때문이다.(굉장히 주관적이지만..) 

 책의 처음 토끼를 읽고서 무슨 뜬 구름 잡는 소린가 했는데 책을 읽어나가며 아, 내가 치명적인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이구나- 라고 느꼈다. 흔히들 광고의 카피 문구나 학원의 전단지를 보면 불가능은 없다- 란 말이 유행처럼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편견을 부수는 책이다. 동물학교에서 토끼에게 나는 법과 수영하는 법을 가르치는 선생들의 말처럼, 처음 책을 접한 나 역시 뭐야,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거야? 토끼는 왜 노력하지 않지? 라고 생각했었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치명적인 편견이다. 호랑이에게 채식을 권할 순 없잖은가?! 처음부터 내가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이란걸 뼈저리게 느끼며 책은 시작된다.
이 책은 나와 같은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허무맹랑한 사설로 독자들을 농락하는 글이아닌 발뺌 할 수 없도록 지독하게 사실만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들을 독자가 받아들이도록 적절하게 생활이나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사례와, 유명인의 성공사례 등을 적어 친근함과 신빙성을 더한다. 

 강점- 사람이 가진 재능이나 뭔가를 이뤄낼 수 있는, 본인에게 즐거움과 보람, 사명감을 더 해주는 것이 강점이고 이러한 강점을 사람들은 찾지 못하거나 묵혀 둔다. 강점을 찾았으니 이제 약점을 찾아서 그 약점을 고쳐나가자. 강점으로 만들자- 이런 잘못 된 생각에, 수 많은 시간들을 허비하는 이들에게 지침서가 되는 이 책에서는 강점을 더욱 더 발전시키고 약점은 그저 어느 정도의 적정선을 유지하도록 '관리'하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이런 주장은 나에게도 쉽사리 와닿는 내용이었다. 어려서 부터 언어(국어) 사회, 세계사, 국사, 독어, 한문 등, 이런 문과 과목에 강했던 나는 시험기간이면 항상 하던 버릇이 있었다. 시험평균 목표를 최하 87점에서 최고 92점 이상을 바라보던 내가 부족한 영어와 수학을 공부하기에는 시험기간이 턱 없이 부족했었다. 목표성적을 이루기 위해선 모든 과목의 성적이 좋아야했지만 그 것이 불가능하단걸 알았기에 내가 할 수 있었던 방법은 수학과 영어를 제외한 다른 과목은 무조건 하나씩 틀리거나 만점을 받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른 과목을 더 파고 들었고 수학과 영어는 과목 평균까지만 하자는 생각을 했었기에 60점을 넘는 성적이었거나 운이 좋으면 더 높을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최악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다른 과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서 평균은 좋았었다. 나의 이런 공부방식을 선생님들은 과목별 성적이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질타했었고 소위 반에서 영, 수를 잘하는 아이들이 나보다 전체 평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더 인정받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나 역시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입시제도에서 중요한 영, 수를 포기했기에 항상 나는 못해, 라는 열등감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나의 방식이 나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던 중 위로 받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책은 토끼에게 나는 법이나 수영하는 법을 가르치기 보다는 더욱 더 잘 달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격려해주는 것이 옳다고 말하고 있다. 강점을 더욱 강하게 단련하면 타인이 아는 약점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닌 것이다. 왜냐면 타인은 그 강한 강점에 매료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성공한 사업가나 유명인의 성공비결이 이러한 강점에 올인하는 방법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만 더욱 열심히 한다면 얼마나 즐거운 삶이겠는가?.

 책에서는 강점을 주장하는 반면 잘못 된 강점을 지적하고 있다. 잘못된 동경과 목표로 인해 실패하는 사람들을 예로들며..약점을 다루는 법도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부인하는 그 순간 본인은 그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부인한 그 자체가 그 것이 자신에게 약점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런 약점을 부끄러워하고 난처해 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법으로 약점을 관리하라고 말한다. 약점에 시간을 빼앗기는 어리석은 행동을 경계하라고 지적한다. 그 대목을 읽는 순간 내가 허비해야만 했던 잘못 된 나의 목표와 그에 대한 불필요한 노력과 그 노력의 대가인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여러가지 일을 겪고서 나는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뭘 잘하는지를 확연히 알 수 있었기에 불평이 아닌 아쉬움으로 그쳐야했다. 이 책에서 내게 도움이 된 부분은 강점의 논리보다는 책의 2부에 나오는 네 가지 소스다. 사명, 관계, 기대, 축하. 이 네 가지 소스를 실천한다면 아마도 나의 성공이 더 가까우리라. 그리고 그것은 나 외에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일일 것이다. 
 나의 강점을 발견하듯이 타인에게서도 상대방이 가진 강점을 통해서 그 사람을 바라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올바른 관계 속에서, 상대에게 그 사람의 강점에서 출발한 올바른 기대를 걸고 진실된 마음으로 축하의 말이나 칭찬의 말을 건내라고.. (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잖은가?)

아마도 저자가 제시한 이러한 원칙들은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Win-win 효과를 낼 것이다.

촌스러운 표지에 빨리 읽고 치우자던 생각은 책을 읽은 후 사라져, 나에게 뭔가를 할 수 있다! 약점에서 벗어난 홀가분함과 가슴 벅찬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서 촌스럽게 보이던 표지는 사람들에게 꼭 읽어야 한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표현하는 듯한 의지의 색으로 해석되고 있다. 속독으로 읽긴 했지만 지겨워하며 빨리 넘긴 것이 아닌 책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는 표현이 알맞을 것이다.

이 책, 정말 괜찮다.

약점에 시간을 허비하고 약점에 열등감을 느끼는 나와 같은 평범한 현대인들에게 만능인이 되기보다는 자신의 강점으로 개성있는 성공인이 되라는 작가에게 감사를 표한다. 

약점을 벗었더니 나의 스트레스가 반으로 준 듯한 홀가분한 기분에 괜스레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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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발견 - 5,000년의 사랑 이야기
이수현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가장 오래된 노래- 사랑.

생각지도 않은 기회에 나에게 온 이 책, 사랑의 발견,
처음 책 표지를 보고서는 통속 소설인가 했다. 책장을 넘기자 '발다로의 연인'이라 불리는 유골사진과 함께 사진을 설명하는 짧은 글들이 적혀있었다.
이탈리아 만토바 근처 발다로 유적지에서 발견된 이 유골이 화석이 되기까지의 시간을 짐작해본다면 인류에서 사랑이 얼마나 오래도록 이어져 왔는지 알 수 있다. 제국의 왕조가 멸망하고, 문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공룡이 멸종하는 듯 긴 시간을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책에서 작가가 말하고 있듯- 크로마뇽인처럼 사랑의 기술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열매와 뿌리를 모으며 생선의 뼈를 갈아 바늘을 만들고, 이삭을 훑는 방법을 배우며 살아가는 물가사람과 힘이 세고 난폭하며 돌도끼와 활로 짐승을 사냥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가는 바위사람들- 이렇게 글의 처음에서부터 확연하게 알 수 있듯, 여성과 남성을 다른 존재로 인식하며 시작한다. 우화소설이어서 그런지 책 속의 물가사람과 바위사람의 세습처럼 이어지는 타부족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확고한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서로의 모습은, 그리좋은 모습은 아니다. 처음부터 골을 만들어 놓고 시작하는 것이다. 그 골은 오랜 세월을 지난 지금에서도 우리의 일상에서 이어지고 있다. 여자는 말이 많아, 남자는 힘이면 다 되는지 알아- 이런 일상에서의 인사와도 같은 흔하게 쓰이는, 입에 붙은 말들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기무라 유이치의 "폭풍우 치는 밤에"의 늑대 가브와 염소 메이를 생각해봐도 이렇게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폭풍우 치는 밤에의 늑대무리와 염소무리처럼 이 소설의 바위사람과 물가사람들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기에 서로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믿고 산다.
하지만 무조건 오해일까?

물가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라- 바위사람은 난폭하다-
이 모든 것이 편견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비약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여자들의 수다는 오래되었을 것이고, 남성들의 힘의 과시나 남성다움은 오랜시간 이어져온 그저 다른 유전자일 뿐이다. 운동을 잘 하는 사람과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 그 정도의 개성의 차이다. 그저 다른 기질인 것 뿐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릴라는 루가(절루가에서 루가라니, 작가의 작명센스에 실소했다.)의 목에 긴 가죽끈으로 된 목줄을 묶는다. 길들이려는 것이다.

사랑의 과정처럼 이 두 주인공은 서로를 탐색하고 자존심을 세우며 그렇게 밀고당기기를 한다. 사랑에 빠진 모든 사람들이 처음 하는 행동일 것이다. 쉽사리 마음을 열거나 속을 보여준다면 상대가 나를 쉽게 생각하거나 나를 무시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은 루가와 릴라에게도 있고, 그것은 그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런 행동을 반복한다. 하지만 빙하기에 단 둘이 남은 그들은 어려움과 일상들을 겪어 나가며 어느 순간 서로에게 집중하고서 솔직해질 수 있다. 릴라가 루가의 목에서 목줄을 풀어낸다.
길들이기를 그만두고 바라보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이 책은 연애지침서의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책 제목 사랑의 발견처럼 그들은 사랑을 발견하기 위해 시련과도 같은 생명이 사라진 얼음의 땅에서 태양이 존재하는 땅을 찾아나선다. 태양이 존재하는 땅은 사랑을 발견했을 때라는 것을 우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몇몇 공감이 가지 않는 작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사랑을 아름답게 노래한 책이라는 느낌이다. 글이 반짝반짝 빛난다고 해야되나.. 쉽게 읽혀지고 쉽게 공감은 가지만 이 책에서 받은 느낌을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또 다시 사랑이 시작된다면 루가와 릴라의 처음처럼 서로를 자신의 기준에 맞춰 탐색하고 평가하기 바쁠테다.
루가와 릴라의 처음처럼 사람들은 사랑이 시작되려 할 때 서로의 언어로만
이야기할 것이다. 사랑을 다시 돌이켜보게 하는 이 책. 사랑의 발견.
책 제목처럼 우리는 이 책을 읽고 사랑을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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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오늘의 일본문학 5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일본의 유쾌한 이야기꾼 이사카 고타로- 그의 글들은 재치있고 읽는 독자에게 시종일관 유쾌함을
선사해 준다. 이 책의 제목에서부터 유쾌함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은가?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 명랑한 갱이라는 말에 푸른 들판을 아무런 걱정 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의
순수성을 상상햇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을 뒤엎고, 책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명랑과는 거리가
먼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인간 거짓말탐지기 나루세, 그는 말을 아끼는 타입의 모든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려는 진지한
성격의 사내다. 자폐증을 앓는 아이를 그저 남과 다른 개성이라며 태연하게 사랑하고,
은둔형 외톨이처럼 젊은 사람들을 기피하는 열쇠복제와 도청기의 달인 다나카와도 친분이
있을 정도로 포용력이 넘치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나루세는 현실 속의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고, 엉성해보이는 개개인을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을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설정한게 아닐까
하고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하곤 했다. 

수다쟁이 교노, 교노 내가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주위에 수다스러운 사람들을 무시한다거나 피곤해하며 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수다쟁이로 나오는 교노는 어느 정도 사람들을 혹하게끔 신빙성이 있어보이는
듯한 이야기들을 그럴싸하게, 장황하고 멋들어지게 치장하고 묘사하고 부풀려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의 말들을 자세히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허황되게 보이는 수다 속에서 허를
찌르는 진실을 본다면 그가 그저 말이 많은 수다쟁이로 생각되진 않을 것이다.
스트레이트로 진실을 말한다면 사람들은 부인하기 바쁠테고 교노처럼 다른 것에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서 하고 싶은 진실을 둘러 말한다면 누군들 그 말뜻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대단한 달변가다- 하지만 그런 달변이 왜 하필 은행을 터는 현장에서?
범행현장에서 교노의 달변에 넋이 나가있던 사람들이 경찰서에서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이렇게 진술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이 책이 한층 더 유쾌하게 느껴질 것이다. 

체내 시계를 가진 유키코- 책에서 유키코의 모습을 처음으로 거론할 때부터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조마조마했었다. 네 명의 갱들 중 한명이 배신한다거나 실수를 하게 된다면 아마도
유키코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복선처럼 여러곳에 깔려있었기에 그런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유키코의 실수 아닌 실수로 이 명랑한 갱들은 한층 더 깊은 모험속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소매치기를 잘하고, 예상외로 기발한 아이디어와 머리회전이 빠르고, 동물을 사랑하는 구온-
아마도 책 표지의 오른편에 비니모자를 쓴 캐릭터가 구온이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너무 실망인데, 사실 책을 읽었을 때 구온을 고수머리의 평소에는 멍하지만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하는 10대 소년의 풋풋한 이미지를 상상해왔기에, 표지그림에서 오는 괴리감이 너무 크다. 구온은 흔히 시시껄렁한 소매치기가 아닌 작가가 그토록 말하고 싶었던 로망이 있는 천재 소매치기범이다. 

이들 중 로망이 없는 캐릭터가 누구겠는가?

그들은 먹고 살기에 급급한 생계형 은행털이범이 아닌 그저 남의 돈을 제돈처럼 굴리고 적은
이자를 주며 목에 힘을 준 건방진 금융기관들, 더 넓게 이야기하면 구성원들의 도움없이는
일어설 수 없는 기업, 국가, 그리고 그런 도움을 나몰라라하는 예의 건방진 사회를 상대로,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를 추억하듯 매너없고 멋없는 세상에, 서부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네 명의
총잡이들처럼 그들은 유유히 은행을 털며 자신들의 로망을 피력하고는 달린다.
그들이 사라지는 방향에 석양이 물들며 모래바람이 일 것 같은 황야가 생각나는 건 왜인가? 
그리고 자신들의 로망을 고스란히 훔쳐간 상도덕(?)을 모르는 멋없는 또 다른 갱들을
상대로 네명은 다시 뭉치게 된다. 책의 모티브를 생각해본다면 범죄의 재구성 초반부와
얼추 비슷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영화 범죄의 재구성과의 차이점은 그들은 돈을 위해
뭉친다지만 이들은 로망을 위해 뭉친다. 그리고 그들의 결과가 배신과 배신이 얼룩진
지저분함이라면 이 책의 결과는 얼마나 통쾌하고 유쾌한가.

유쾌, 상쾌, 통쾌!! 광고의 로고가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 있다면 이사카 고타로의 이 책일 것이다.
범죄자를 응원해서는 안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의 돈가방이 고스란히 그들에게
돌아오기를.. 그들이 무사하기를 빌어야 했었다. 

이 책을 읽고 속이 시원해졌지만 즐겁기만하고 유쾌하기만 했다면 일본작가들의 가볍다- 라는
느낌에 그쳤겠지만, 이 책이 한층 더 명랑하고 의미있게 다가온 건 이 책의 네 주인공들과
간간히 작가의 시니컬한 삽입 글들을 곱씹어본다면 이 책이 얼마나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일본도의 잘 벼려진 날같은 메시지들을 명랑하고 해맑게 이야기하는 이 작가, 대단하다. 

이들 네 명의 갱들은 일반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그런 촌스럽고 수준 낮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로망을 알고, 의리를 알고, 멋을 아는 명랑한 갱들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에 로망을 원하는 그들이 얼마나 순수한가?!.

그들이 돌리는 지구라면 언제든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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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소 클랜시 꿀밤나무 그림책 8
라치 흄 지음, 장미란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라치 흄이란 어린 작가가 12살에 학교 숙제로 낸 이야기를 조금의 수정을 거쳐 펴낸 책이다. 어릴 적 읽었던 권선징악적인 요소가 강한 타 동화책보다 이 책은 어린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위트있게 표현해서인지 무엇보다도 이해가 쉽고 가슴에 와닿는다. 어렵지도 않다. 그렇다고 교훈적인 요소가 없는 책도 아니다.  어른이 된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때 처음에는 글자가 너무 적은 것 아닌가하는 고민을 했었는데 초등학교1학년에 올라가는 사촌동생에게 보여줬더니 아주 좋아했다.  조기교육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 한 사촌동생 역시 영어로는 문장을 이야기 할 수 있어도 어려운 한글을 보면 쩔쩔매던 녀석이 내용이 쉬워서인지 제 또래보다 더 어린 녀석들이 읽을 법한 이 책을 보고서 몇번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다. 책 내용을 외울 생각이야? 하고 물었더니 녀석이 웃으며 볼 때마다 뜻이 달라라고 하는 것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클랜시가 잘 되서 다행이야. 그 다음은 클랜시를 괴롭히는 못된 소들, 그리고는 모습이 다르다고 싫어해서 안돼(차별해선 안돼) 그리고 또 한번 물끄러미 보더니 모습이 다르다고 창피해하면 안돼, 아마도 기죽으면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테다.  어린 녀석이 거기까지 생각해내자 기특할 뿐이었다. 어른인 나 역시 이 책을 5분만에 읽고서 쉽사리 차별해서는 안 된다, 갈등이 생겼을 때 서로 힘을 합하고 원만하게 해결하면 된다. 거기까지 쉽게 유추할 수 있었지만 아이는 나보다 더 이 책을 이해하고 있었다. 어린 작가가 또래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이들은 120% 이해하고 있었다. 그것이 어른들의 눈에는 수준낮고 활자가 적어 한번 읽고 치워버릴 책이지만 아이들에게는 하나의 언어이고 교훈을 주는 이야기인 듯 하다.

 며칠 전 조카가 태어났다. 이 책을 한번은 몸도 가누지 못할 아기에게 읽어줄테고, 그리고 그 아이가 자라면 무릎에 앉혀놓고 그림을 보여주며 천천히 읽어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이 책을 스스로 읽을 것이다. 어릴 적에 잘 읽어 둔 동화가 어른이 되었을 때는 이게 뭐야, 유치해, 하고 생각하겠지만 아이들의 인성 어딘가에는 뿌리를 내리고 있을 것이다. 어릴 적에 읽었던 전래동화와 은비까비가 생각나는 날이다. 아! 배추도사 무우도사를 더 좋아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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